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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문제 많아”…잡스-발머, 구글 협공

2010.10.19

적의 적은 친구라고 했던가? 스티브 잡스 애플 CEO와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순차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문제점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나섰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스티브 발머였다. 그는 10월 3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안드로이드는 공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안드로이드의 라이선스 비용은 무료이지만 실제로는 특허 비용 등 부가적인 비용이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라이선스를 제조사들마다 받고는 있지만 안드로이드에 비하면 그리 문제될 것 없다는 주장이다.

최근 썬을 인수하면서 자바 라이선스에 대한 모든 권리를 획득했던 오라클이 구글을 자바 라이선스 위반으로 제소한 것도 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엔 IBM도 오라클을 지지하면서 구글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법원이 오라클의 손을 들어주면 전세계 통신사나 휴대폰 제조사들은 일정 부분의 라이선스료를 오라클에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구글이 공짜라고 했던 안드로이드가 공짜가 아닌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대목이다.

3분기 실적 발표를 끝낸 후 가진 컨퍼런스 콜에서 애플 CEO인 스티브잡스도 안드로이드 진영에 포문을 열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애플이 리서치인모션을 따라잡고 있기는 하지만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 진영의 추격이 매서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탓인 지 스티브 잡스는 컨퍼런스 콜에서 안드로이드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개방과 폐쇄라는 대결구도가 아니라 통합과 분열의 대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IT 업계에서는 개방형 구조가 혁신을 불러왔고, 궁극적으로 폐쇄형 구조를 가진 이들을 물리쳐 왔다고 강조해 왔다. 혁신은 개방에서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애플이 취한 전략은 이런 기존 통념들을 여지없이 깨뜨리고 있다. 애플이 만든 구조 안에서도 개방형 시스템 못지 않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잡스는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안드로이드폰은 다양한 버전의 OS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개발자들은 각기 다른 안드로이드 버전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이 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그 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제조사들마다 안드로이드를 커스터마이징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각기 다른 안드로이드 폰끼리 앱 호환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해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의 불만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폰 7을 발표하면서 제조사들에게 모든 하드웨어 스펙을 철저히 따르도록 강제한 것도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미 윈도우 모바일을 제공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제조사마다 커스터마이징을 했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물론 문제를 제공한 원인은 마이크로소프트 탓이 크지만.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폰 7을 선보이면서 애플의 전략을 따르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궁극적으로 안드로이드 진영의 세를 꺾지 않고서는 애플과의 경쟁에 한발 다가서기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전략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따르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맹공 앞에 구글을 비롯한 수많은 전세계 제조회사들이 어떤 전략을 취할 지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안드로이드 진영이 오픈소스의 장점을 통해 빠르게 대항 세력으로 부상되기는 했지만 파편화된 애플리케이션들의 등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고, 개발자들도 자사 앱을 판매하기 위해 모든 기기마다 최적화시켜야 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논쟁은 외형적으로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진영간 사투가 본격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혁신은 개방성에서 나오고 있다는 그간의 IT 업계 불문율이 과연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철학적 논쟁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결과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편, 애플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보였다. 애플은 3분기 실적 집계 결과 순이익은 전년대비 70% 증가한 43억 1천만 달러(주당 4.64 달러), 매출은 66% 늘어난 203억 4천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아이팟 MP3 플레이어의 판매량은 줄었지만 아이폰, 아이패드, 매킨토시 컴퓨터 등에서 판매 호조가 이러진 결과다. 아이폰의 경우 지난해보다 91% 증가한 1천 410만대에 달했다. 이 수치는 블랙베리를 판매하는 리서치인모션(RIM)의 1천 210만대를 제친 수치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 지난 달 말 만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북미지역 기업 시장에서도 아이폰4 출시 후 기업들의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블랙베리의 수성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아이패드의 경우 지난 분기에만 419만대가 팔렸다. 매킨토시 컴퓨터의 경우에도 분기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389만대를 기록했다. 아이패드가 매킨토시 컴퓨터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최근 시장 조사 기관들은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같은 제품군이 저가 노트북이나 넷북의 판매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고사양 노트북이나 데스크톱 대체제로 완전히 자리잡지는 못할 것이라는 관측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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