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IN]’데이터 부자’ 네이버가 데이터 판매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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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외부 기관에 자사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검색 및 포털 분야의 국내 최고 기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를 축적한 네이버의 이러한 행보는 디지털 뉴딜 정책에 부응하는 행보입니다.

18일 네이버는 자사가 보유한 쇼핑 및 지역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를 지난 17일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데이터는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껏 기업들은 각종 데이터를 끌어모으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축적된 데이터는 응용 기술을 통해 비즈니스화하고, 이를 통해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춰왔죠.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기업 비즈니스에서 부익부 빈익빈 효과를 가중시키고, 폐쇄적 구조의 한계로 인해 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데이터 샌드박스에 유독 신경을 쓴 이유도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데이터 부자’ 네이버가 이에 적극 호응하고 나섰습니다. 비금융사 최초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쇼핑과 지역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를 등록한 것입니다.

이번에 등록한 데이터는 분야별 온라인 쇼핑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와 각 지역에 특화된 데이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는 은행, 카드사 등 금융권 데이터와의 시너지로 새로운 상품 및 서비스 개발 등에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돈 되는 네이버의 ‘데이터’, 어떻게 사고 파나?

네이버가 공개한 데이터가 향후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예를 들어볼까요.

금융데이터거래소를 먼저 설명해야 겠군요. 이 거래소는 데이터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매칭해서, 금융정보 뿐만이 아닌, 기업의 각종 데이터(비식별정보 포함)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중계 시스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는 금융사 외에 유통·통신 등 상거래 기업이 참여합니다.

이들 기업은 특정 지역 내 네이버 사용자들이 많이 검색한 비즈니스 키워드와 성별 및 연령대 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 사업을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네이버도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고요.

그동안 네이버의 쇼핑 통계 기술을 활용해 매출 증대 등 성과를 이뤄낸 기업들이 많아진 만큼, 데이터의 가치가 크므로 활발하게 이용될 것으로 기대가 됩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는 기업 각자의 몫이겠죠?

물론 네이버가 고급 정보인 데이터를 공짜로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정해진 가격이 있는 것은 아니고, 세분화와 범위에 따라 가격을 미리 협의하고 거래하는 장(마켓)이 서는 거죠.

이를테면, 네이버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공개한 데이터는 네이버 쇼핑 방문자들의 소비 성향과 시기별/가격별 제품 판매 흐름 등 쇼핑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입니다. 가치 분류와 분석, 가공이 필요한 비정형 데이터 형식인 거죠. 지역 비즈니스 데이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 때문에 소위 ‘장사’가 되는 겁니다. 네이버는 데이터 구매자가 원하는 가치에 따라 맞춤형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판매자가 됩니다. 그 범위와 가치에 따라 가격을 협의해서 판매하게 되는거죠.

네이버가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한 데이터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가 궁극…”그냥 장사꾼 아닙니다”

그렇다고 네이버가 ‘물건을 팔기 위해서’만 데이터 공개를 한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 분야 대표 기업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공개해 중소기업(SME) 성장과 관련업계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그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대학 연구진, 공공기관 대상으로 데이터 샌드박스를 공개 하겠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 합니다. 네이버는 국내 인공지능(AI) 연구 및 혁신기술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를 연내 공개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무료입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란 네이버가 보유한 자사 데이터와 공공데이터, 제휴를 통해 확보한 외부 기업의 데이터를 한 데 모아, 보안성 높은 클라우드를 통해 활용하는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네이버는 데이터 샌드박스를 통해 ▲텍스트, 이미지 등 AI 학습용 데이터, ▲쇼핑, 지역, 검색 등 사용자 행동 데이터, ▲신사업 개발과 공익 연구를 위한 공공성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게 됩니다.

풍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혁신 기술 개발, 상권 분석, 로보어드바이저 개발, 공공정책 및 행정시스템 개선 등 다양한 연구개발이 가능해질 것입니다.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 개념도

네이버 샌드박스, 연내 정식 오픈…완전 무료는 아닙니다

이를 통해 스타트업이나 연구진, 공공기관 등은 소중한 자산인 데이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앞에서는 무료라고 했는데 왜 ‘저렴하게’ 쓸 수 있냐고요? 음…사실 완벽한 무료는 아닙니다. 데이터는 무료지만 이를 분석하고 활용 가치 있는 데이터로 만들기 위한 툴(도구)는 네이버가 유료로 제공하기 때문이죠.

네이버는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분석 도구, 고성능 인프라, 클라우드 스토리지 등 최첨단 분석 환경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이런 도구들은 유료로 제공됩니다.

현재 네이버는 샌드박스에 제공할 데이터에 대한 법률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10월 중 클로즈베타테스트(CBT)를 실시하여 관련 분야 교수진과 함께 데이터 유용성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연내 정식 오픈이 목표입니다. 또한 정식 오픈 이후에는 협력사와 국가기관의 제휴를 확대해 샌드박스 내 데이터 종류를 다양화할 예정입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번 금융데이터거래소와 네이버 클라우드 데이터 샌드박스를 통해 공개되는 네이버의 방대한 데이터가 SME의 성장과 관련 산업계 및 연구에 기여함으로써 디지털 뉴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가치 있는 데이터 공개를 통해 우리 사회 발전과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