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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통합 앱스토어는 ‘웹’ 플랫폼, 콘텐츠 유통 주도권 되찾을 것”

2010.10.31

한국형 통합 앱스토어(이하 K-WAC) 구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10월 중순, 플랫폼 사업자(이노에이스-인프라웨어 컨소시엄)와 시스템 사업자(HP) 선정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통합 앱스토어란, 개발자들이 표준화된 단말 웹 플랫폼을 바탕으로 앱을 만들어 올리면 통신사들이 이를 가져와 자사의 앱스토어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앱 도매 장터’다. 통신사들이 애플과 구글 등 OS와 앱스토어를 모두 보유한 업체에게 빼앗긴 콘텐츠 유통 주도권을 되찾아오기 위한 복안이다.

그러나 올 봄, 처음으로 K-WAC 추진 방안이 발표되자 많은 전문가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위피(WIPI)의 사례와 같이 국내 무선 인터넷 시장을 또 다시 갈라파고스로 만드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전세계 통신사들이 연합해 ‘훌세일 앱 커뮤니티(이하 WAC)’를 구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별도로 K-WAC이 있어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었다. 이미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가 글로벌 마켓으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K-WAC이 개발자들과 사용자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될 것인가 하는 점도 불투명했다.

많은 질문을 안고 K-WAC의 플랫폼 사업자로 선정된 이노에이스를 찾았다. 김종식 이노에이스 대표(사진)와 이충우 TP사업본부장을 만나 K-WAC에 대해 궁금했던 얘기를 자세히 물어봤다.

innoace kim

통합 앱스토어의 플랫폼으로 선정된 ‘콘파나’를 개발한 이노에이스의 김종식 대표

먼저 한국형 통합앱스토어(K-WAC)와 콘파나에 대해서 소개해달라.

스마트폰에서 iOS와 안드로이드 같은 GPOS(General Purpose OS)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위피 이후에 한국의 무선인터넷 표준이 사라졌다. 특정 통신사가 지금 와서 독자적인 OS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위피와 SKAF 등 과거에 실패했던 모델을 이제 와서 다시 시도하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HTML5 기술이 등장하면서 웹 기반으로 웹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면 OS에 상관없이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일찌감치 일부 해외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JIL(Joint Innovation Lab)이나 오픈 모바일 터미널 플랫폼(OMTP) 등 웹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을 만드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결국 GSMA를 중심으로 이를 다 합쳐서 훌세일 앱 커뮤니티(WAC)를 구축하기로 결정이 났다.

국내 통신사들도 iOS와 안드로이드에 의해 플랫폼 경쟁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이후 앞으로 어떻게 플랫폼을 끌고 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에 빠졌다. 그런데 GSMA에서 WAC을 구축하기로 결정을 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K-WAC을 만들어서 웹 기반의 콘텐트를 모으고, WAC과 연동해서 글로벌 시장까지 연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노에이스는 벌써 2년 전부터 독자적인 웹 플랫폼인 ‘콘파나’를 준비해왔다. 위피가 폐지되니 마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위피 이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양한 GPOS가 등장하는 상황에서 여러 플랫폼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결국 웹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미리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 K-WAC의 플랫폼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웹 플랫폼이라고 얘기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다.

단말 웹 플랫폼이란 웹 + 단말 플랫폼으로 보면 된다. 단순히 웹으로 만들어진 콘텐트를 휴대폰에서 보는 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의 연락처와 SMS, 진동모터와 GPS 등 다양한 기능을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단말 플랫폼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웹 플랫폼으로도 각 운영체제의 단말 API를 연동하면 연락처와 SMS, 진동모터와 각종 센서 등 단말기의 다양한 기능에 접근할 수 있다. 나머지는 대부분 웹 표준 API를 그대로 사용할 것이다.

개발자들은 웹 플랫폼으로 개발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K-WAC에 올리면 된다. K-WAC은 앱 도매 장터다. 여기에 있는 앱을 T스토어와 올레 마켓, OZ스토어 등 각 통신사들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 가져와서 유통하게 된다.

사용자들의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그대로 T스토어나 올레마켓, 오즈스토어 등을 이용하면 된다. 이들 마켓에는 지금 현재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모바일 앱이 들어가 있는데 여기에 웹 플랫폼이라는 운영체제가 하나 더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웹 플랫폼을 지원하는 단말기에서는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k-wac 통합 앱스토어 서비스 제공 체계, 여기에 글로벌 WAC과 연동되는 부분이 더해졌다 (출처 : 방통위)

웹 플랫폼으로도 하드웨어에 접근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안드로이드나 iOS 등 네이티브 플랫폼에 비해서는 분명히 제약 사항이 있지 않나.

일단 속도 측면에서는 네이티브 앱이 웹 앱보다 빠를 수 밖에 없다. 네트워크 속도 문제만은 아니다. 네이티브 앱은 OS 위에서 바로 구동이 되지만 웹 앱은 호환을 위해서 웹킷에서 HTML을 파싱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OS에 상관없이 작동하는 독립적인 플랫폼을 만드려면 분명 ‘트레이드 오프’가 있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가속을 해야 하는 고용량 게임이나 3D 게임을 웹 플랫폼으로 만들 수는 없다. 하드웨어 가속은 대부분 운영체제의 API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칩셋업체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API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퀄컴 칩을 채택한 스마트폰에서 하드웨어 가속을 하는 것과 TI 칩을 써서 하드웨어 가속을 하는 것은 방식이 전혀 다르다. 이렇게 표준화가 안된 부분을 웹 플랫폼에서 지원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하드코어 게임은 네이티브 앱으로 개발하는 것이 맞다. PC가 그렇게 많이 보급됐지만, 여전히 게임 시장에서 콘솔 게임기가 판매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머지는 웹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분명히 장점이 있다.

웹 플랫폼의 장점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일단 앞으로 네이티브 앱보다 웹 앱으로 개발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예를 들어 PC에서 동영상을 시청하는 경우만 봐도 예전에는 동영상 플레이어를 통해 보는 분들이 많았다면, 요즘은 웹을 통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이러한 트렌드가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갈 것이다. 구글이 크롬 웹 스토어와 같은 것을 만드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웹 플랫폼은 여러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지원하기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PC와 TV, 각종 임베디드 디바이스에서 모두 동일한 콘텐트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결국 웹으로 갈 수 밖에 없다. 현재 K-WAC은 안드로이드와 윈도우 모바일을 지원하고 있다. 윈도우 폰 7은 아직 국내 출시 일정이 나오지 않아 지원하지 않고 있다. 바다의 경우는 곧 대응할 예정이다. 위피처럼 100% 독자적인 미들웨어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의 미들웨어 전략에 비해 새로운 OS를 지원하는 기간이 훨씬 짧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기존의 웹 콘텐트를 보다 손쉽게 앱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웹 콘텐트를 네이티브 앱으로 만드려면 개발 언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많게는 수 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네이티브 플랫폼도 한 두 개가 아니다 보니 다 대응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웹 콘텐트를 웹 앱으로 만드는 것은 훨씬 수월하다. 앱 개발자 뿐만 아니라 웹 개발자 가운데 사이트 구축보다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맞춰보겠다 하는 분들에게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HTML5에서 이미 하드웨어를 컨트롤할 수 있는 디바이스 API를 만들고 있다고 들었다. 웹 표준을 제정하는 컨소시엄에서 나서서 하고 있는데 과연 별도의 웹 플랫폼이 필요한 것인가.

물론 W3C 등 웹 표준 기관에서도 HTML5에 디바이스 API를 개발하고 있다. 관건은 누가 더 파이를 크게 끌고 가느냐에 딸렸다. WAC은 전세계 24개 통신사들이 협력하고 있고, 통신사들이 제조사들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모바일 플랫폼과 관련해서는 W3C보다 더욱 영향력이 크다고 본다.

W3C는 이제 막 규격을 만들고 있지만, WAC은 BONDI와 JIL 등 이미 표준화를 진행해왔던 것이 이기 때문에 속도도 더욱 빠를 것이다.

결국 웹에서 시작해서 모바일로 올 것이냐 모바일에서 웹으로 확장할 것이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웹 표준은 모바일과 PC의 호환성을 모두 가져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모바일 디바이스 API를 적극 활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다 모바일에 초점을 맞춘 K-WAC과 같은 플랫폼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른 얘기를 해보자. 올 초 K-WAC 구축 방안이 알려지자 위피의 경우와 같이 또 다시 국내 무선인터넷 환경을 갈라파고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글로벌 WAC과의 연동이 중요한데, 말씀을 들어보니 콘파나의 개발 시점은 GSMA에서 WAC을 구축하기로 결정한 것보다 한 참 전이지 않나. 호환이 잘 될 수 있는 것인가.

말씀대로 콤파나는 먼저 구축하던 것이라 독자적인 API가 있기는 하다. K-WAC 구축이 WAC보다 한 발 앞서서 움직이는 것은 WAC의 표준화 활동에 참여해, 콘파나의 독자적인 API를 표준으로 적극 밀겠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WAC이 다 구축될 때까지 기다리다간 표준 주도권 싸움에서 너무 늦을 수 밖에 없다.

같은 면에서 WAC에 전세계에서 24개나 되는 유수의 통신사들이 참여하다 보니 서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다가 좌초될 수 있다는 의구심이 많다.

이제는 통신사들에게 위기감이 있다. 수많은 통신사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잘 될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도 있지만, 결국 통신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이것 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WAC을 통해 대응하겠다 하는 방향은 이미 결정이 낫다고 본다. 일단은 어느 통신사가 WAC에서 탈퇴했다 하는 소식이 없는 한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는 스피드의 문제다. 구글이 혼자 안드로이드를 만들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WAC의 움직임이 답답하다고 느껴질 수 있다. 여러 통신사들이 세력을 이뤄서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러나 그 만큼 실체가 드러나면 더욱 강력한 파워를 가질 수 있다. 아마 내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는 그 실체가 더욱 명확하게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입장에서도 반드시 K-WAC과 WAC이 잘 호환될 수 있도록 할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위피를 해보면서 글로벌 표준과 발맞추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말씀한대로 위피가 국내 인터넷 시장을 갈라파고스로 만들었다는 얘기도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자신의 플랫폼만 밀면서 서로 싸우는 그런 형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일방적으로 주도권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보유한 좋은 API는 WAC 표준에 채택될 수 있도록 제안하고, WAC에서 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수용해서 맞춰나가겠다는 것이다. 서로의 장점을 잘 결합해서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럼 K-WAC은 남은 일정이 어떻게 되나

K-WAC은 내년 초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2월에 열릴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시연할 계획이다. 상용화는 5월로 잡혀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국내에 출시되는 18여 종의 단말기에서 이미 K-WAC을 지원하기로 결정됐다. 과금이나 정산, K-WAC과 WAC의 연동 정책 등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앞으로 이통 3사 간에 합의해야 할 사항이 남아있다.

이제 시범서비스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와서야 조금씩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K-WAC이 활성화되려면 다양한 개발자 풀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너무 조용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K-WAC을 위탁 운영하는 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개발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은 앞으로 중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과거에 위피 개발자 컨퍼런스도 많이 해봤고,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런 장점을 잘 살려가려고 한다.

플랫폼 비즈니스도 다 단계가 있더라. 일단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을 제공하려면 단말기가 많이 풀리는 것이 중요하다. 위피를 만들었던 당시 단말기가 수 백만 대는 깔려야 개발자들이 서점에서 개발 서적을 찾아보기 시작하더라. 위피 플랫폼으로 개발자 풀을 확보하고 돈을 벌기까지 2년이 걸렸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인수한 것도 벌써 4~5년이 되지 않았나.

단말기에 웹 플랫폼이 탑재돼서 어느정도 반향을 일으키려면 빨라도 내년 연말, 제대로 마켓을 형성하려면 내후년은 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 그 속도에 맞춰서 다양한 개발자 장려 정책도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K-WAC은 위피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본다. 단말기에 올리는 속도도 빠를 것이고 콘텐트 만드는 속도도 빠를 것이다. WAC과 연동돼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개발자들의 관심과 반응도 위피 때보다는 훨씬 빠를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 못지 않은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빨라도 내년 연말, 제대로 된 시장을 형성하려면 내후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시일이 늦어지면 오픈 마켓 시장이 애플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 등으로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웹 앱과 네이티브 앱은 서로의 영역이 있다. 웹 플랫폼이 표준화만 잘 이루어진다면 빠른 시일 안에 비슷한 규모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웹의 콘텐트 소스를 모바일로 가져오는 추세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소스는 웹 플랫폼을 활용하면 쉽고 빠르게 웹 앱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일부러 네이티브 앱으로 만들 필요가 없다. 극단적으로 국내에서 아이폰을 제외하고 안드로이드만 살아남는다고 해도, 안드로이드 용 웹 콘텐트는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최근에 김지현 다음 모바일본부장이 진정한 스마트폰 경쟁은 내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더라. 전적으로 동의한다. 윈도우 폰 7도 나오고, 블랙베리 OS 6와 인텔-노키아의 미고(MeeGo)까지, 새로운 OS들이 쏟아지고 있다. OS가 춘추전국시대로 가면 갈수록 웹 플랫폼이 더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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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