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인앱결제 수수료 부담 커…법으로 상한선 정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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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3의 ‘엔씨소프트’나 ‘넷마블’이 나타날 수가 없습니다. 모바일게임산업에서 스타트업의 비용 구조는 애초부터 경쟁을 할 수 없게 돼 있고, 이를 초래하는 주요 요소는 다른 산업에서 볼 수 없는 ‘인앱 수수료’입니다.”

국민대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 이태희 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공동주최로 열린 ‘인앱결제를 강제하려는 구글과 디지털 주권’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가 구글의 정책에 따라 앱 내 결제마다 수수료 30%를 떼어준 결과, 중소 게임개발사들의 성장이 크게 저해됐다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게임 앱에만 적용하던 구글플레이 인앱결제(이하 인앱결제)를 음악·이모티콘 등 모든 디지털 콘텐츠 결제로 확대하고, 이른바 ‘통행세’ 명목의 수수료 30%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데 따른 비판이다.

매출 키워도 수수료 부담 커…영세기업의 이중고

이날 이 교수가 발표한 ‘게임산업 중심의 구글 인앱결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모바일게임시장 규모 4조9200억원 중 구글·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사업자에게 지급된 수수료는 1조4800억원에 달했다. 전체 모바일게임시장 매출의 59.5%는 상위 13개 업체가 차지했고, 나머지 40.5%는 600여개 업체에서 나왔다.

이 교수는 인앱결제 수수료가 적자 구조를 초래하는 ‘회피불가능’ 요소라고 지적했다. 하위업체 가운데서도 비교적 규모가 큰 축에 속하는 베스파·선데이토스·넵튠 등의 경우, 지급수수료는 영업비용 대비 최대 49.7%에 이른다. 종업원 급여의 최대 2.8배, 연구개발비의 최대 4.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교수는 “매출규모가 커질수록 종업원급여나 연구개발비와 같은 비용요소보다 지급수수료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비용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구조하에서는 창업을 해도 적자를 면하기 힘들고, 상장을 해도 이익의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처럼 중소게임개발사들이 겪던 비용 부담이 모바일 앱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용 클라우드 서버 스타트업 ‘뒤끝’의 권오현 대표는 “게임산업은 전체 매출의 30%를 지급수수료로 (애플·구글에) 내놓고 있다. 모바일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매출의 30%를 제외하고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30% 수수료를 버틸 수 있는 회사는 더 큰 매출을 낼 수 있는 곳뿐인데, 게임개발사의 60%가 5인 미만 사업장이다보니 생존이 어렵다. 영세기업과 대형게임사의 격차는 매년 더 벌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최선의 방법은 인앱결제 수수료율을 법률로 조정하는 것이다. 러시아에서는 이미 수수료 20%를 법으로 정했다고 한다”며 “때마다 애플법, 구글법을 만들기보다 플랫폼 수수료율 상한을 국내 법으로 제한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어렵다면, 인앱결제를 강제하지 않고 (수수료 30%가 부과되지 않는) 외부결제를 허용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적극적 개입해달라”

토론 참석자들은 규제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앱마켓은 OS에 종속돼 있어 경쟁 자체가 제한돼 있는 시장”이라며 “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지만 공정위 등 규제당국은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규제당국이 (인앱결제 강제가)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라는 입장을 밝히지 않아 이 정책이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사인을 시장에 줬다”며 “조속한 사안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소비자 후생에 반한다면 규제의 정당성이 있다. 업계의 혁신을 저해할 때도 규제기관이 개입할 정당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정종채 법무법인 에스엔 변호사는 “공정위가 조사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고, 애플과 구글의 의사결정 자료를 받아 반경쟁적 요소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정민 의원은 “콘텐츠는 필수재가 아니기 때문에, 수수료가 30%로 인상되면 많은 소비자들이 소비 자체를 꺼리고 사업자 매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문제가 터진 다음에 사후 규제하면 대응이 너무 늦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의 뜻을 내비쳤다.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신산업제도 과장은 “정책 변경이 현실화되면 개발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했다”며 과기정통부가 이달부터 인앱결제 관련 실태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진성철 방통위 통신시장조사 과장은 “구글 결제정책 변경과 인앱결제 방식이 이용자 이익을 저해할 소지가 있는 만큼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앱마켓 관련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