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세계 표준 놓고 형제끼리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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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가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분야에서 공교롭게도 형제가 경쟁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형 만한 아우 없다는 국내의 통념이 통할까 아니면 정반대일까? 네트워크 분야의 경쟁업체인 알카텔-루슨트와 주니퍼네트웍스는 멀티 프로토콜 레이블 스위칭(MPLS) 분야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형과 동생의 경쟁은 주니퍼와 알카텔-루슨트간 MPLS 경쟁을 의미한다. 왼쪽 사진은 알카텔-루슨트에 근무중인 동생인 바취 콤펠라 박사다. 오른쪽은 주니퍼네트웍스의 팰로우인 형인 키리티 콤펠라 박사. 두 사람 모두 IETF에서 표준을 이끌고 있다)

최근 통신 사업자들이 코어 망을 패킷망을 제공하기 위해 교체한 데 이어 코어망에서 고객사까지 전달되는 그 가운데 있는 메트로 네트워크를 이더넷 기반의 MPLS로 교체하려고 하고 있다. MPLS는 ATM이나 프레임 릴레이, 이더넷 같은 전혀 다른 기술을 모두 수용하면서 IP 패킷 전송을 가능케 하기에 통신 사업자들이 비용 절감과 유연한 네트워크 망 구축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알카텔-루슨트와 주니퍼는 최근 이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다. 문제는 각 분야 핵심 인재가 형제라는 사실이다. 두 회사간 경쟁을 형제간 경쟁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 주인공은 콤펠라 형제다. 주니퍼에서는 형인 커리티 콤펠라 박사가 관련 분야를 이끌고 있고, 알카텔-루슨트에서는 동생인 바취 콤펠라 박사가 활동하고 있다.

형제는 모두 인도 칸푸르에 있는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을 나왔지만 형인 커리티 콤펠라는 전기 공학과 컴퓨터 사이언스 석사를 받고 이후 미국 남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를 받았다. 반면 동생은 같은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학사를 받고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 학위가 같은 분야라는 점이 흥미롭다. 지금은 각각 알카텔-루슨트와 주니퍼에서 근무하지만 형제가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적은 없다. 

형인 키리티 콤펠라는 주니퍼에 합류하기 전,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와 SGI에서 파일 시스템 부문에서 근무했고, 그 이전에는 보안과 암호화 부문에서 활동했다. 주니퍼에 합류하기 바로 직전에는 시스코에서 근무했다.

커리티 콤펠라는 주니퍼네트웍스의 주니퍼 펠로우로서 트래픽 엔지니어링, GMPLS(Generalized MPLS)와 MPLS 애플리케이션(VPN)을 비롯해 MPLS의 모든 측면에 관심을 갖고 있다. IETF에 참여해 CCAMP 분과 위원회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으며 CCAMP, IS-IS, L2VPN, MPLS, OSPF 및 TE 분야에서 몇몇 I-DFs(Internet Drafts)와 RFC를 저술했다. 전문 분야는 L2VPN, 메트로 이더넷과 VPLS(Virtual rpivate Lan Service)등이다.

동생인 바취 콤펠라는 MPLS 전문 장비 업체인 타임메트라에서 근무하다가 알카텔이 2003년 인수하면서 알카텔에 몸담게 됐다. 바취 콤펠라는 알카텔-루슨트의 글로벌 IP 네트워크 부문
DMTS(Distinguished Member of Technical Staff)로, MPLS 프로토콜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의 L2VPN과 PWE3 실무 그룹에 참여해 표준화 작업을 맡아 온 콤펠라는 ietf-draft-l2vpn-vpls-ldp의 공동 저자로도 유명하며, 멀티 포인트 이더넷 서비스 표준화와 구현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바취 콤펠라 박사는 노키아가 인수한 네트워크알케미(Network Alchemy)사에서 망 설계자로 일했으며, IBM의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사업부문에서 SNA/IP 통합 전략과 파이어월 솔루션 개발을 맡기도 했다. 아울러 IBM, 로렐(Loral), DEC사로부터 리서치 펠로우십을 받았다.

형제는 단순히 경쟁 업체에서 동일 기술을 가지고 경쟁하는 데 머물지 않고 관련 분야의 표준을 제정하는 데서도 엇갈린 행보를 하고 있다. 동생인 바취 콤펠라 박사는 지난달 말 국내에 방한해 가상 사설랜 서비스(VPLS) 기술과 관련해 "알카텔-루슨트와 시스코는 표준을 따르고 있는 반면, 주니퍼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형인 키리티 콤펠라 박사의 말은 좀 다르다. 두 형제는 IETF에서 VPLS 표준화를 이끌고 있다. 현재 IETF 입장에서 보면 RFC 단계를 거쳐서 모두 표준이 됐는데 VPLS는 주니퍼를 비롯해 중국 대표적인 통신 장비 업체인 화웨이는 4761을 제안해 표준이 됐고, 알카텔-루슨트는 4762로 표준이 됐다는 것이다. IETF는 두가지 모두를 표준으로 제정한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키리티 콤펠라 박사는 "모두 개방형 표준이다. 물론 주니퍼 입장에서는 두 기술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이점이 있는 분야와 일단 고객들이 도입한 기술들이 있기에 이를 모두 지원하는 것이 주니퍼의 입장"이라고 동생의 주장이 한쪽에 치우친 것이라면서 웃었다. 

그렇지만 콤펠라 형제가 일치하는 견해도 있다. 바로 MPLS가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MPLS 기술이 10여년전에 등장하면서 통신 사업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관련 기술이 진화돼 왔다는 것이 두 형제가 말하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기술이 아니라 고객의 변화와 함께 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두 형제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질수록 알카텔-루슨트와 주니퍼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다. 아니 역으로 주니퍼와 알카텔-루슨트의 경쟁은 이제 시작됐다. 본격적인 힘겨루기에서 어느 업체가 웃고, 울을지, 덩달아 두 형제의 희비가 어떻게 갈릴지 지켜보는 것도 MPLS 시장 확산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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