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모바일 업계 화두로 떠오른 ‘근거리통신’…제조사·통신사·금융권 각축

2010.12.13

NFC(Near Field Communication)는 2002년 소니와 NXP 세미컨덕터즈(구 필립스 세미컨덕터즈)가 개발한 13.56MHz 대 근거리 무선통신 규격이다. 지난 수 년간 비접촉식 무선 결제 등 모바일 산업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통신사와 제조사, 협력업체의 이해 관계가 각기 달랐기 때문이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대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단말기를 쏟아내는 것은 큰 부담이 됐다. 전세계 통신사들의 연합체인 GSMA가 직접 나서서 시장을 활성화 해보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유독 일본만이 소니와 정부, 주요 파트너들의 노력으로 독자적인 비접촉 IC 카드, ‘FeliCa’를 통해 대중화에 성공했다.

nokia-6131-nfc-mobile-payment-trial

2007년 노키아와 O2가 영국에서 선보인 NFC 모바일 결제 시범 서비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NFC 확산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비용 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선보인 삼성전자 SHW-A170K나 구글 넥서스 S에 탑재된 NXP의 NFC 칩셋은 개당 1달러 수준이다. NFC를 지원하는 전용 유심 가격도 개당 몇 백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브로드컴 등이 NFC 칩셋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어서 가격 하락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부터 NFC 관련 기술을 주도하는 NFC 포럼과 Mobey 포럼(금융기관 단체)이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표준화 작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NFC 기술이 모바일 결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통신사나 제조사로서도 NFC 탑재 단말기와 관련 인프라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먼저 칼을 빼듯 것은 노키아였다. 노키아는 지난 6월, 2011년에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 라인업에 NFC 칩셋을 기본적으로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휴대폰을 공급하고 있는 세계 1위의 휴대폰 제조업체가 전격적으로 NFC를 채택하겠다고 나서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곧이어 브로드컴(Broadcom)이 대표적인 NFC IP(Intellectual Progperty) 업체인 이노비전(Innovision)을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NFC 진영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폈다. 통신 칩셋 업체가 신기술 관련 IP업체를 인수해 통합 칩셋이나 저렴한 칩셋을 출시하는 것은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GPS 등 여러 기술에서 일반화된 행보로, 앞으로 NFC 칩셋 가격이 더욱 떨어질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NFC 확산에 대한 기대감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모바일 업계의 거인으로 등극한 애플과 구글이었다.

애플은 지난 8월, 미국의 모바일 지불 결제 업체인 엠파운드리(mFoundry)에서 NFC 기술을 연구해 온 벤자민 버지어(Benjamin Vigier)를 영입하면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에 뛰어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2008년부터 NFC 기반의 e-티켓 서비스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등 관련 기술을 축적해왔으며, 최근에는 내년에 선보일 차기 아이폰에 NFC를 장착한 프로토타입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플랫폼과 단말기, 수많은 콘텐츠까지 확보하고 있는 애플이 이 시장에 뛰어든다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통신사와 제조업체, 금융업체,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가 저마다 애플의 행보에 주목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

구글도 지난 6일 공개한 안드로이드 2.3(진저브레드)에서 NFC를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삼성전자와 함께 NFC 칩셋을 내장한 넥서스 S를 선보였다. 각국에서 No.1 스마트폰 운영체제로 떠오르고 있는 안드로이드마저 NFC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2011년이 NFC 대중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것은 기정 사실이 됐다.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인 보쿠(Boku)를 놓고 애플과 구글이 인수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쿠는 전세계 60개국의 220여 개 통신사에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업체다. 두 공룡이 모바일 결제 시장에 두는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사례다.

여기에 최고의 ‘Fast Follower’인 삼성전자가 가세하며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SHW-A170K와 구글 넥서스 S 등 NFC 탑재 단말기를 제조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이달 초 NFC 반도체 시장에 직접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NFC 칩 개발에 성공한 삼성전자는 내년 1분기에 본격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제품은 아직까지 보안 칩(Secure element)이 결합되지 않아 모바일 결제에서는 활용하기 어렵지만, 보안 칩과 NFC 칩을 통합한 원칩 제품도 조만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국내 통신사들도 대응에 나섰다. KT는 바로 오늘(13일) 국내 최초로 NFC 칩셋을 내장한 피처폰, 삼성전자 SHW-A170K을 출시하며 첫 발을 내딛었다. SK텔레콤도 KDDI, 소프트뱅크 등 일본 통신사와 NFC를 적용한 모바일 결제 및 쿠폰 서비스 개발을 위한 MOU를 맺은 바 있으며, 연내 NFC 단말기 출시를 목표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국내 업체들도 발빠르게 관련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SK C&C와 LG CNS, 삼성 SDS는 저마다 NFC 관련 솔루션을 선보이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엠텍비전은 지난 9월 NFC 칩셋을 출시하고 국내 통신사, 제조사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RF 전문업체 쓰리에이로직스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NFC칩셋을 개발하고 있다. 유비벨록스는 SKT에 NFC 전용 USIM 상용화 테스트를 마치고 이르면 내년 1분기께 통신사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쯤되면 NFC가 내년 모바일 업계의 큰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NFC 기술은 모바일 결제 외에도 각종 사물 정보를 읽어 들이거나, 단말기간 P2P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애플리케이션과 연계된 다양한 매시업이 등장해 스마트폰에 새로운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1년, NFC의 활약에 주목해보자.

▲ 참고자료

ezoomin@bloter.net

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