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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결산]뜬구름 잡기 1년, 뭉게구름은 어디에?

2010.12.31

뭉게구름, 새털구름, 조개구름, 비구름…

네이버에서 구름 종류를 검색해 봤더니 많은 구름들이 나옵니다.

가트너 선정 2011년 전략적 기술에 이 구름이 담당히 1위 자리를 꿰찼습니다.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이죠. 올 한해 국내외 IT 벤더와 IT 서비스 업체, 통신사, 포털과 제조사들은 이 구름 이야기에 정신이 없었습니다. 수많은 업체들이 구름 중 누가 뭉게구름을 만들어 낼 것인 지 푹 빠져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이야기입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IT 인프라(IaaS)와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를 사용한 후 사용한 만큼 비용을 받거나 지불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 형태에 따라서 내부의 구성원들을 위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일반 대중들과 중소기업 대상의 퍼블릭 클라우드, 두 형태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구분됩니다.

올 한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정리하면서 각 사업자들의 출현이나 IT 벤더들의 동향, 정부 정책 등을 다뤄볼까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그간 기사로 많이 나갔고 다른 미디어들에서도 자세히 나가서 포기를 하고, 왜 클라우드가 뜨고 있고, 어떤 흐름이 수면 아래서 일어나고 있는 지 간단히 정리해 볼까 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주목받은 이유는 ‘패러다임의 변화’와 ‘동질 경험의 제대로 된 유지’로 요약됩니다.

개인 시장과 기업 시장이 서로 다른데 우선 개인 시장을 한번 살펴보죠.

모바일 인터넷 컴퓨팅 시대의 도래입니다. 네이버의 엔드라이브 광고나 KT의 유클라우드 광고를 보시면 알겠지만 언제 어디서나 어떤 디바이스를 사용하던지 상관없이 원하는 시점에 바로 정보에 액세스 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용자가 이동하고 있고, 이런 이동하는 사용자를 위해 모두가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동하지 않고 사용자들이 데스크톱만 활용할 때는 굳이 이런 것들이 덜 부각됐습니다. 하지만 지금 사용자들은 노트북과 스마트폰, 태블릿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말 그대로 사용자 중심으로 모든 정보들이 동일하게 유지되고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이런 기기들이 언제나 편하게 접속할 수 있는 ‘클라우드’가 필요합니다.

퍼스널 클라우드 서비스(PCC)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또 이를 가능케 하도록 동기화 기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기기안에 저장돼 있던 수많은 콘텐츠들이 기기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올쉐어’나 애플의 ‘에어 플레이’가 등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사용자들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죠.

네이버나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포털 업체나 운영체제 업체를 비롯해서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같은 통신사, 삼성전자나 LG전자, HTC, 모토로라, 노키아를 비롯한 기기 제공 업체, 현대자동차나 포드, 아우드 같은 전세계 대상 자동차 업체까지 개인 시장을 겨냥한 플레이어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1년 1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전세계가전쇼(CES)는 바로 이런 흐름들이 어떤 모습으로 구현되는 지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계 대표 자동차 업체들의 수장들도 키노츠에 등장합니다. 가전쇼에 웬 자동차 업계 수장들이 등장할까요?

수많은 제품들이 쏟아지겠지만 그 핵심을 관통하는 사용자를 위한 연결성의 유지, 제대로된 경험의 유지에 관심을 가지고 보시면 국내외 언론들이 쏟아내는 수많은 글들 안에서 흐름을 읽어내실 수 있고, 통찰력을 키워나가시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기업 시장으로 눈을 돌려볼까요?

그동안의 IT 서비스는 사용자 입장보다는 제공자 입장이 우세했습니다. 워낙 복잡한 기술들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엄청나게 빨리 변하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난해했었습니다. 제공자가 큰 소리치던 시절의 특징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비표준’된 시스템들이 스파게티처럼 얽키 설키 돼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서 다양한 표준화가 이뤄졌습니다. 표준화된 기술은 특정 벤더의 종속성으로부터 고객들을 자유롭게 합니다. 물론 표준을 장악한 업체 혹은 시장의 사실상의 표준을 이끄는 업체에게 종속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표준 기반의 대체 주자들이 등장하는 것이죠.

서버 한대를 도입하려면 필요한 부서가 그 이유를 제시해야 하고 구매발주가 나가고 나서 장비를 도입해서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서 기존 시스템과 연동을 해야 합니다. 이 시간들이 대부분 한두달 걸리는 것이죠. 지금 당장 필요한 현업 부서들에서는 수요 예측을 하고 있다가 사전에 이 일정들을 감안해서 대응해야 합니다. 힘 있는 부서는 그나마 그 시점이 앞당겨 지지만 그렇지 않은 곳들은 IT 전산팀에 사정 사정해야 합니다.

기업 내부적으로도 외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들이 클라우드를 바라보는 관점은 좀 다릅니다.

얼마 전 크리스마스 때 CJCGV 사이트가 접속 폭주로 인해서 예약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도 똑같은 문제를 겪었었죠. 올해는 가뜩이나 크리스마스가 토요일이라서 더 많은 트래픽이 몰린 듯 보입니다. 이 회사 입장에서는 외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받고 대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그런데 일반 기업 내부 업무용을 모두 이런 형태로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제한된 사용자들에게 특정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데 굳이 모든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만들 필요는 없겠죠. 다만 기존엔 개별적인 업무를 운영하기 위해 도입된 IT 자원의 활용이 평균 10% 밖에 안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낭비인 셈입니다. 기업 내부의 IT 인프라들을 통합(콘솔리데이션, 인티그레이션)해서 비용을 줄이고 IT 자원들을 최적화, 자동화 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죠.

현업 사용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바로 제공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죠. 올해 기업 시장에서 클라우드에 대한 관심과 달리 많은 사례가 등장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지에 대한 명확한 선택을 못했기 때문인 듯 보입니다. 여기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들이 선행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올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업체 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KT입니다. KT의 행보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KT는 4천 800억원을 들여 차세대 IT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프라도 모두 x86 기반입니다. 국내 유닉스 메인 고객사 중 하나인 KT가 더 이상 유닉스 인프라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죠. 상당한 모험입니다만 차세대 프로젝트가 아니면 이런 변화를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 인프라를 기반으로 ERP를 비롯한 차세대 빌링, 고객 관리를 가동할 계획이고, 데스크톱 가상화도 클라우드 추진본부에서 마련하고 있는 걸 활용하려고 합니다.

최근 만난 클라우드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 한 분은 “대기업들이 클라우드에 대응하고 싶다면 x86 서버부터 도입해봐야 한다”고 조언하더군요. 고장 한번 제대로 안나는 유닉스에 비해 관리하기도 쉽지 않고 잦은 고장이 나는 x86 서버를 도입하라니 기업 담당자들은 무슨 소리냐고 할 것이지만 고장이 나도 데이터와 서비스가 가상화되고 병렬로 연결된 다른 시스템에서 바로 제공되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고장이 나면 죽어도 안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고장이 나도 다른 시스템이 알아서 다 받아준다는 것은 경험하지 못하면 얻을 수 없는 것이죠.

아마 국내 기업 시장에서 클라우드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이런 인식의 전환이 없다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앞서 밝힌대로 가트너는 2011년에도 클라우드를 전략적 기술 1위에 뽑았습니다. 개인과 기업 시장은 내년에도 클라우드 바람이 계속 불 것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뭉게구름만 있는 게 아닙니다. 봄과 가을의 청명한 하늘과 그 위에 떠 있는 맑은 뭉게 구름을 볼 수 있는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성공 주자도 손에 꼽을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클라우드 속에 있는 블로터닷넷도 뭉게구름을 만들어 내는 미디어가 되도록 더 분발해야겠지요. 그 과정에서 전략가들과 엔지니어분들을 더 많이 구름 속으로 끌어들여볼까 합니다.

eyeball@bloter.net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techsud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