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모토로라, 2개 회사로 분리…휴대폰 사업 독자 생존 가능할까?

2011.01.04

80년 전통의 모토로라가 예고대로 1월 4일(현지시간)부터 두 개의 회사로 쪼개진다.

새롭게 출범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Motorola Mobility Inc.)’는 모토로라의 일반 소비자와 가정용 제품군과 스마트폰 제품을 담당한다. 기존 모토로라는 이름을 모토로라 솔루션즈(Motorola Solutions Inc.)로 바꾸고 산업용 휴대용 디바이스와 바코드 리더, RFID 제품군 등을 맡는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현재 모토로라의 공동 CEO이자 모바일 디바이스 및 홈 사업부의 책임자였던 산제이 자(Sanjay Jha)가 이끌게 된다. 모토로라 솔루션즈는 역시 현 공동 CEO이자 해당 사업부의 책임자였던 그렉 브라운(Greg Brown)이 맡는다.

two motorola logo

월스트리트 저널 등 주요 외신과 애널리스트들은 모토로라 분사 소식을 전하며, 전반적으로 모토로라 솔루션즈는 전망이 밝지만,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경우에는안드로이드 진영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치열한 경쟁에 부딛히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토로라 솔루션즈의 경우에는 이미 모토로라 시절부터 이 사업부가 지속적으로 이익을 창출해왔고, RFID와 LTE 등 새로운 제품군의 전망이 밝다는 측면에서 분리 후에도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RFID 칩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모토로라의 RFID 리더 판매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프라이빗 LTE 네트워크 장비도 응급기관과 공공 기관을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려는 신생 모토로라 모빌리티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모토로라는 휴대폰을 처음으로 개발한 곳으로 유명하지만, 바로 이 휴대폰 사업의 부진으로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43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그러던 중 산자이 자 당시 공동 CEO가 아이폰의 대항마를 간절히 원하던 버라이즌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독점 공급하기로 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다.

드로이드는 ‘안드로이드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라는 극찬을 받으며 큰 인기를 끌었고, 이후 ‘드로이드’라는 이름이 버라이즌의 하이엔드 안드로이드 라인업의 브랜드가 될 정도로 미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과 끈끈한 관계를 가져갈 수 있었다. 모토로라는 버라이즌 드로이드 라인업의 주요 공급자가 됐으며, 버라이즌은 모토로라 휴대폰 판매의 60% 가량을 책임져 왔다.

그러나 2010년 들어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HTC 등 신흥강자가 출현하고 몸집이 훨씬 큰 삼성전자와 같은 경쟁자들이 안드로이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조만간 애플이 버라이즌용 아이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점도 미래를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애플이 버라이즌에 아이폰을 공급하게 된다면, 그 동안 AT&T-아이폰 진영에 대항하기 위해 안드로이드 진영에 손을 뻗쳤던 버라이즌의 갈증이 해소되면서, 안드로이드 진영의 성장 모멘텀이 반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셋톱박스 사업도 들고 나왔기 때문에 휴대폰 사업이 잠시 위축되더라도 생존력이 충분하다는 의견도 있다.

새롭게 출범하는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CEO를 맡게 된 산자이 자는 버라이즌에 대한 의존성이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며, 다른 통신사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분사와 함께 다양한 돌파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크게 ▲LTE 단말기와 ▲기업시장 공략, ▲태블릿 등 멀티 스크린 전략,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미국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4G 서비스를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모토로라는 LTE용 단말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통신사들의 이목을 끌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최근 선보인 ‘드로이드 프로’와 같은 단말기로 기업 시장 등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모토패드 등 태블릿 PC도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라인업을 넓혀줄 것이다. 모토패드는 구글이 올 1분기에 공개할 안드로이드의 태블릿 버전, ‘허니컴’의 레퍼런스 모델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이 행사장에 직접 모토토라의 태블릿 PC인 모토패드를 들고 나와 시연하기도 했다.

모토로라 모빌리티는 태블릿 PC를 시작으로 모바일 기기와 셋톱박스 등 홈 엔터테인먼트 장비를 하나로 묶어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 n 스크린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활발히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모토로라의 분사는 이질적인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사업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시도로 평가된다. 휴대폰과 셋톱박스를 중심으로 하는 B2C분야와 기업용 모바일 솔루션과 무선 네트워크 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B2B분야를 별도의 법인으로 분리해 각각의 사업 분야에서 집중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회사가 두 개로 분리되면서 버라이즌 등 대형 고객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등 부정적인 효과도 나타날 것이며, 기업 시장에서는 두 모토로라가 서로 부딛히는 경우도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매출은 많아도 수익을 올리지 못했던 ‘앙꼬없는 찐빵’, 휴대폰 사업부를 떠안은 모토로라 모빌리티의 향방은 내부적인 혁신 뿐만 아니라 버라이즌과 애플, 삼성전자와 HTC 등 대형 파트너와 주요 경쟁자들의 행보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모토로라가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됨에 따라 지난 1967년 한국에 진출에 40년이 넘게 지속돼 온 모토로라 코리아도 두 개의 회사로 분리될 예정이다. 현 정철종 모토로라코리아 대표이사가 모토로라 모빌리티 코리아를 이끌게 되며, 모토로라 솔루션 코리아는 최건상 모토로라코리아 전무가 대표이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ezoomin@bloter.net

블로터닷넷 기자. 모바일의 시대에 모두 다 함께 행복해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 모바일, 스마트폰, 통신, 소통 / 따뜻한 시선으로 IT 세상의 곳곳을 '줌~인'하겠습니다. ezoomin@bloter.net / 트위터 @ezoo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