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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에러와 장애? 오히려 즐겼다”

2007.07.02

여러분은 집에 들어가면 무엇을 하시나요?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세요? 아니면 텔레비전의 모니터 화면을 누르세요? 그것도 아니고 바로 컴퓨터를 켜고 게임이나 인터넷의 바다에 풍덩 빠지시나요?

그런 것도 아니면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집에 들어서서 컴퓨터를 켜고 오늘은 동호회에 어떤 자료를 올릴까, 또 다른 사람들이 궁금해서 올린 질문은 또 뭘까 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이미 키보드를 치면서 답을 달아주십니까? 그것도 아주 즐겁게 말이죠? 눈치를 채셨나요?

오늘은 바로 후자에 해당하는 분을 소개할까 합니다. 바로 아시아 최초의 오라클 에이스(ACE)로 뽑힌 엔코아컨설팅의 김도근 컨설턴트입니다.


2005년 11월 부산롯데호텔 전산실에서 근무하던 롯데정보통신 소속 김도근 데이터베이스시스템관리자(DBA)는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오라클이 선정한 에이스(ACE)로 선정됐습니다. 에이스로 선정된 후 1년 반 정도 시간이 흘렀고, 그의 명함에는 롯데정보통신 대신에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아키텍처 컨설팅 전문회사인 ‘엔코어 컨설팅’ 회사 로고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는 최근 이직을 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시스템관리자에서 데이터베이스 관련 컨설턴트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죠. 김도근 컨설턴트와 만나면서 “꿈을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오라클 에이스’는 오라클 DB관리자(DBA)나 개발자 가운데 오라클의 제품과 기술을 가장 잘 알고 있고, 또 자신의 기술과 지식을 다른 오라클 사용자들과 공유하는데 적극적인 활동을 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오라클의 지원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한 자격증이 아니라 한국오라클에서 관련 전문가를 추천하면 본사에서 심사해 전문가로 위촉합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입니다.

오라클 에이스에 도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오라클 에이스를 목표로 두지는 않았습니다. 개발자로 IT 업체에 입문한 후 1년 정도 지나서 2002년부터 DBA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을 관리하다보니 기본 기술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하겠더라구요. 그래서 틈틈이 관련 지식을 습득해 나갔습니다.

각자 처한 상황은 틀리지만 하루에 5시간씩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 올라온 질문에 답변을 해주면서 스스로도 꾸준히 공부를 했습니다. 잘 모르는 내용은 다시 한번 관련 서적을 뒤적이었죠. 이렇게 지내다보니 어느 새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 5년 단위로 저를 변화시키기 위해 목표로 세워뒀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다보니 오라클에서 에이스로 추천해 주더라구요.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을 관리하기도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개인 시간을 내서 그렇게 참여하는 것도 쉽지 않지 않나요?

물론 그렇죠.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이라는 것이 에러나 장애가 없을 수 없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느냐는 것이죠. DBA는 일종의 파수꾼이나 소방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적절한 해법을 찾아내야 합니다. 이런 경험은 책 속에는 없습니다. 많은 경험을 통해서 스스로가 체득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도 배워야 합니다.

다른 분들이 모르는 내용을 답해주는 게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은 집에 가서 무슨 자료를 올릴까? 어떤 문제가 올라와 있을까 항상 궁금했습니다. 좀 특이한 경우긴 하죠.(웃음)

에이스가 되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오라클에서 인정하는 프로그램인만큼 오라클 행사에도 적극 참여를 했습니다. 저는 4년전도 질의응답 분야에서 활동해 왔습니다.

오라클 에이스가 되고 나서 변화된 것은 무엇인가요? 연봉도 엄청 오르지 않았나요?

에이스가 되기 전에는 저는 다른 분들에게 전혀 알려진 사람이 아니었죠. 에이스가 되고 나니까 IT 매체와 인터뷰도 하게되고 제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더라구요.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고,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서는 경험도 해봤습니다. 모두가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연봉은 .. 글쎄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좀 곤란한 질문이네요. 그렇지만 오른 건 사실이죠. (웃음)

모두가 전문가가 되지는 않는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저도 실은 집에 가면 게임만 했었습니다. 섭렵해보지 않은 게임이 없을 정도입니다. 어느 날 너무 소비적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 계발을 하지 않으면 발전도 없을 것 같았구요. 스스로 도전 과제들이나 제 인생의 계획을 세우면서 바로 끊었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중독된 것이죠.(웃음)

오라클은 2년 주기로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을 새롭게 출시합니다. 올해는 11g가 선보이는데요. 어떻게 이런 기술 변화를 따라가시나요. 스트레스를 안받으시나요?

IT 분야는 지속적으로 학습을 해야합니다. 4년 전 출시된 10g 제품이 이제 고객들에게 도입되고 있습니다. 저도 고객이었지만 안정되고 검증된 제품을 도입하는 것이죠. 어느 나라 고객이던지 이 부분은 유사합니다. 기본에 충실한 상황에서 스스로 시간을 내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 힘듭니다.

관리자로 처음 나섰을 때는 시스템 장애나 에러를 해결해야 하고, 협업 부서들의 요구에도 대응해야 해서 개인 시간을 내기가 힘들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즐기기로 했습니다. 상황을 없애면 좋겠지만 그런 상황은 없어지지 않으니까 게임처럼 생각하고 대응해 나갔습니다.

실패를 두려워 말라고 하고 싶습니다. 장애나 에러를 통해서 10가지 이상의 핵심 기술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어떤 시나오라가 또 나올까. 저는 장애 자체가 데이터베이스시스템관리자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된다고 봅니다. 다른 사람이 겪지 못한 그 장애가 바로 자신의 것이 되는 것이죠.

어쩔 수 없이 장애가 날 상황이라면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최근 이직을 하셨습니다. 이직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컨설턴트 생활은 어떻습니까?

지금은 데이터베이스 관련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달 정도 됐습니다. 그동안 기술에 최적화된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기술을 각 사업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업무 로직과 환경을 알 수 있구요. 그렇다면 컨설턴트가 제격이라고 봤습니다.

이제 두 달 정도 지났을 뿐이라서 컨설턴트 생활을 이야기 하기는 너무 이른 듯 합니다. 다만 한가지 제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은 듭니다.

최근엔 오라클 데이터베이스 마스터 자격증도 땄습니다. 이 자격증은 에이스와는 별 상관은 없지만 제가 이 분야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또 스스로 노력을 지속하기 위해서 도전해 봤습니다. 자격증 자체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이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라클 전문가시면 IBM DB2나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 등에 대한 지식은 어떻습니까? 오픈 소스 데이터베이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전 오라클 전문가라서 다른 제품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다만 관련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하다보니 글을 쓰게 될 일도 많습니다. 오라클 제품과 다른 제품들끼리 기능이나 성능을 비교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살펴보는 행운을 얻게 됐습니다.

오픈 소스 분야는 제가 별 관심을 두지 않았던 영역입니다. 그렇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습니다. 차차 조금씩 또 배워 나가야 하겠죠.

주로 어디서 관련 동향들을 파악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 학생들 중에서도 관련 분야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을텐데 조언을 해주신다면?

네이버 지식인도 유용합니다. 물론 답변을 다는 이들이 대부분 대학생들이긴 하지만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데이터베이스 관련해서는 국외쪽에 인사이트텍DBA진 쪽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DB가이드넷을 자주 방문합니다.

어떤 것이든 기초가 튼튼해야 한다고 봅니다. 어떻게라는 것보다는 왜라는 생각을 자주해봐야 합니다. 그래야 학습으로 이어지거든요. 왜 에러가 나는지 찾다보면 해법은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의 현상을 해결하는데 만족하지 말고 그 안을 더 깊이 파고들었으면 합니다.

김도근 컨설턴트를 만나면서 자신의 지식을 나눠줄 때 그 자신도 그 분야에 전문가로 성장한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지식은 나누면 나눌수록 커지는데 그 혜택은 지식을 물은 이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지식을 공개했을 때 많은 이들이 다시금 묻습니다. 그런 의문에 답할 상황이 아니라면 다시 책을 찾거나 전문 사이트를 살펴보게 됩니다.  

답변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전문가가 된 경험을 갖는 이들을 종종 만나보게 되는데, 김도근 컨설턴트도 그런 이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자신의 미래에 대해 5년 단위로 계획을 세운 그를 만나면서 내 삶도 돌아보게 합니다. 돌아보는 계기는 많은데 역시 실천이 중요하군요. 행함 없이 어떻게 변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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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현장 소식을 전하고 싶은 소박한 꿈을 꿉니다. 현장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