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세이]’딱지왕’ 트럼프, 코로나 대신 트위터 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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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딱지’를 맞았습니다. 이젠 익숙한 트위터향(香) 딱지입니다. 트위터 정치로 유명한 그가 지금껏 트위터로부터 받은 경고 딱지만 해도 열손가락을 헤아릴 것 같은데요. 이번엔 또 무슨 일로 딱지를 받은 걸까요?

지난 11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코로나19에 걸릴 수 없고, 퍼뜨릴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해 백악관 의료진의 완전한 승인을 받았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당일 폭스뉴스 방송에서는 “코로나19 면역이 생긴 것 같다”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죠.

문제가 된 가장 최신의 트윗 / 트럼프 공식 트위터 갈무리

하지만 이런 발언이 담긴 트윗에 대해 트위터는 “이 메시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오해의 소지가 있고, 유해 정보 유포에 대한 트위터 규칙을 위반했다”며 즉각 경고 딱지를 붙였습니다. 물론 완전한 차단은 아니기에 원하면 트윗을 확인할 수 있지만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리 달가운 조치가 아닐 겁니다.

실제 지난 5월 ‘우편투표는 사기’라는 트럼프의 트윗에 트위터가 ‘진위여부를 확인하라’는 팩트체크 딱지를 붙일 때만 해도 트럼프는 불같이 노했습니다. 곧 트위터를 겨냥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정부가 콘텐츠 플랫폼을 감독할 권한을 갖겠다고 하는 등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죠.

그리고 며칠 후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청년 ‘조지 플루이드’ 사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가 약탈하면 발포한다”는 트윗을 올렸다가 이번에는 ‘폭력 미화’를 이유로 다시 딱지를 받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 내용과 관련해 플랫폼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를 거론하며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물론 이후에도 딱지는 이어집니다. 트위터는 굽힌 적이 없죠. 종류도 다양합니다. ‘가학적 행위에 대한 트위터 운영원칙 위반’, ‘선거 공정성 위반’, ‘부정확한 정보 유포’ 등등 가히 ‘딱지왕’이라 할 만한데요. 의외로 달라진 건 딱지를 수집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신 딱지 콜렉션 / 트럼프 공식 트위터 갈무리

그는 최근 딱지를 받아도 전처럼 과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그의 ‘코로나19 면역’은 믿기지 않는데요. 그보단 마치 트위터 ‘딱지 면역’이라도 생긴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트위터 등 SNS 플랫폼을 겨냥한 행정명령 발동 등은 정치인으로서 꽤 거친 대응이었습니다. 사안의 크기와 비교해 그가 져야 할 정치적 부담도 적지 않았고요.

당시 현지 법률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소송에 직면할 경우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겨도 본전’일 판에 만에 하나 진다면 대선을 앞에 둔 그로서는 괜한 공격의 빌미만 만드는 셈입니다.

결국 자의 반 타의 반 딱지 면역을 선택하게 된 트럼프는 트위터와 기묘한 공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딱지를 받곤 하지만 그의 메시지가 완전히 차단되는 건 아닌 만큼, 메시지 전달에는 큰 타격이 없습니다. 오히려 딱지 처분을 통해 더 많은 시선과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죠.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 될 수 있습니다.

트위터 입장에서도 손해는 아닌 것 같네요. 트위터는 트럼프를 향한 대쪽 같은 딱지리즘으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페이스북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메시지 처리에 우유부단하게 대응하며 욕을 먹을 때 트위터는 매번 단호한 조치로 ‘정의롭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SNS 플랫폼 사업자로서 꼭 지켜내야 하는 가치 중 하나인 신뢰성과 중립성 점수를 트럼프와의 싸움으로 적잖게 따낸 셈이죠.

한편으론 이 둘의 사이가 꽤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트럼프 집권 초 ‘트윗 정치’를 통해 함께 이름값을 높인 둘은 집권 말이 되자 이젠 각자 노선에 대한 거침없는 ‘마이웨이’를 펼치며 다른 의미로 함께 회자되는 모습입니다. 결국은 대중의 관심을 얻어야 사는 트럼프와 트위터. 이들은 지금도 어떻게든 윈윈(Win-Win) 하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