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깨끗한 P2P 회사 만들자”…대안금융 선두 ‘브이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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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기관으로 곧 다시 태어납니다. 그냥 돈만 빌려주고 받는 곳이면 대부업체와 다를 바가 없어요. 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우리 사회에 기여할지의 관점에서 ‘대안금융’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자 합니다.”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은 P2P금융에 걸맞다. 지난 8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이 시행되면서 제도권 금융으로서의 P2P금융 ‘토양’이 갖춰지게 됐지만, 국회 국정감사에선 또 한 번 ‘돌려막기’, ‘먹튀’ 논란이 번지고 있다. 회계법인의 외부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은 업체는 전체 237개사 중 단 91곳으로 38.4%에 불과했다. 유예기간인 내년 8월까지 온투업 등록을 하는 곳이 얼마나 될지도 미지수다.

다만 ‘금융 사각지대’를 메우는 P2P금융의 본래 취지를 생각한다면 온투법 법제화가 희소식임은 분명하다. 업계가 소란스러운 와중에도 일찌감치 온투업 등록을 하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대안금융의 선두를 자처하는 브이펀딩이 그 중 한 곳이다. 제도권 금융사에서 다양한 업력을 쌓은 권병두 대표는 “건전하지 못한 P2P금융의 문화를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2018년 10월 창업에 나섰다.

권병두(왼쪽) 브이펀딩 대표와 김태달 이사. 이날 인터뷰는 김태달 이사와 함께 했다./사진=이일호 기자

“2018년 당시 P2P업계에 부실 이슈가 많았는데 ‘깨끗한 P2P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창업 멤버들이 금융권에 종사해 각계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죠. 기관의 투자 물건을 ‘셀다운’ 방식으로 받거나 기관과 함께 투자하는 형태로 규모를 키웠습니다.”

사업 초기 브이펀딩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2019년 11월, 오픈 1년이 채 되지 않아 누적대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창업 357일만의 쾌거로, 대출 누적 속도는 업계에서 가장 빨랐다. 코로나19로 업계가 침체된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대출을 집행, 현재 누적 대출액 1600억원을 돌파했다.

10월 12일 기준 브이펀딩 누적 대출액과 상환액, 수익률, 연체·부실률 현황./자료=브이펀딩

국내 부동산 시장 규모가 크고 자금 수요가 많다는 점에서 부동산PF는 ‘몸집’을 키우기에 좋다. 다만 P2P금융에까지 오는 물건은 투자하기에 안정적이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고, 또 자칫 공사가 잘못 될 경우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브이펀딩에선 2년여 간 한 건의 연체·부실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면엔 타사에 비해 더 엄격한 심사를 통한 상품 선정, 그리고 공사 현장 관리가 있었다.

“저희 자체 심사 역량도 있지만 기관과 함께 투자하다보니 두 번의 심사를 거치는 상품을 많이 취급합니다. 또 확실히 담보가 있는 상품, 부실이 나더라도 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면 진행을 안 합니다. 투자 상품은 공사가 멈추지 않도록 매 주 현장 검증도 철저히 하고요. 이윤만 따지는 건 우선 순위가 아닙니다. 이것만 지켜도 부동산PF는 부실이 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사업이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르면서 브이펀딩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부동산PF에만 3분의 2 가량 편중돼있던 투자 상품을 동산과 자산유동화증권(ABL), 브릿지 펀딩 등으로 확장했다. 올해 6월을 기점으로 PF(30%), 브릿지 투자(25%), 부동산 담보(20%), ABL(19%) 등 균형 잡힌 상품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브이펀딩 상품 포트폴리오. 2019년 6월 PF 비중이 66%였던 게 30%로 낮아졌고 브릿지 펀딩과 ABL, 부동산 담보 등의 비중이 높아졌다./그래픽=브이펀딩

P2P금융의 본래 취지인 대안금융으로의 사업 확장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동산 금융에서 개인 신용대출은 물론 부트캠프(집중교육) 전문 업체와 제휴를 맺은 IT전문인력 교육 투자상품, 중소·중견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미래 예상되는 매출을 기반으로 담보 없이도 대출해주는 상품 등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전문화된 직종별 신용평가 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브이펀딩의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올해 합류한 퓨쳐스트림네트웍스 출신 김태달 이사가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부트캠프 사업 모델을 하는 업체, 그 회사들의 시리즈 투자를 유치한 업체들과 MOU를 맺고 상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IT기업 취업 지망생들에게 무료로 교육을 제공하고 취업하면 급여로 상환하는 형태의 상품이죠. 중소기업 중에서도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브릿지 투자 상품을 만들 계획이예요. 정말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에 힘을 주는 업체가 되자는 건 권병두 대표와 제가 꿈꿔왔던 거죠.”

온투법 법제화에 앞서 발빠르게 움직인 것도 눈에 띈다. 여타 업체들이 1년의 유예기간을 빌미로 온투업 등록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연초 회계법인 외부감사를 받아 적정 승인을 얻었고, 금융 전문 수탁법인과 계약해 온투법 등록을 착실히 준비해왔다.

브이펀딩은 지난해 11월 웰컴저축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고객 투자금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가상계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사진=브이펀딩

시스템 구축을 위해선 P2P금융 솔루션 업체 퍼니피그,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코스콤과 제휴했고 웰컴페이먼츠와 제휴해 웰컴저축은행 가상계좌를 통해 고객투자금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 온투업 등록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10억원)을 맞추기 위해 펀딩을 유치했는데 당초 목표액이었던 6억원을 훌쩍 넘겨 14억원이나 모였다.

“회사를 그간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해왔고, 그런 만큼 온투업 등록도 빨리 진행해 법적으로 승인받은 제도권 금융사가 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올해 투자를 유치한 것도 당초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액수가 모였습니다. P2P금융이 어려운 가운데 다른 회사들이 투자 유치를 실패하는 상황에서 저희를 좋게 봐주고 있다 싶었죠. 투자자들과 함께 고민하고 토론하며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브이펀딩의 시계는 내후년에 맞춰져있다. 전세계 최초 온투법 법제화 국가라는 이름 아래 ‘신뢰’를 쌓고, 이를 무기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대안금융 사업을 확장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까지 중소기업 상품과 개인신용 상품, 소상공인 상품 등 동산금융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브이펀딩 현판./사진=이일호 기자

“당장 올해는 외형을 키우는 데 대해 큰 목표는 없어요. 그보단 내년까지 대안금융에 충실한 상품을 만드는 쪽으로 전력을 다할 생각이예요. 법제화를 바탕으로 회사 브랜드를 쌓아 아시아권에 진출하면 웬만한 은행보다도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글로벌 P2P금융 시장 진출은 저희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