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앞두고…국감서 ‘삼성증권’ 때린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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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삼성증권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 삼성증권이 이해상충 행위를 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증인으로 나온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당시 삼성증권에 근무하지 않아 모르겠다”는 식으로 대답을 회피했다.

삼성증권의 국감 등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승계’ 의혹을 다룰 재판이 불과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들이 기소 대상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검찰은 삼성증권이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합병 과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유리하게 합병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삼성증권이 동원됐다는 의혹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사진=삼성전자, 삼성증권

박용진, 삼성물산 의결권 확보에 삼성증권 개입여부 지적

삼성증권은 이 부회장 재판의 검찰 공소장에 무려 48번이나 이름이 올랐다. 그룹 미래전략실이 삼성증권에 지시하는 형태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을 도왔는데, 이는 삼성물산 주주들에 대한 이해상충 행위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주주 의결권 확보에 삼성증권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게 대표적 의혹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합병을 추진하려 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주식 23.23%를 쥐고 있던 반면 삼성물산의 주식은 단 한 주도 쥐고 있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의 주식 4.06%를 갖고 있어 제일모직이 유리하게 삼성물산을 합병할 경우 이 부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키우게 된다.

하지만 일부 증권가 리포트와 일부 언론 등에서 이 같은 합병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삼성물산 주식 7.12%를 쥐고 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도 제일모직에 유리한 방식의 합병에 반기를 들었다. 이에 삼성그룹은 미전실 차원에서 삼성증권 프라이빗뱅커(PB) 들을 통한 소액주주 위임장 확보 작업에 나서도록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주주 개인정보도 삼성증권에 넘어갔다.

이에 대해 정무위 국감에서 박 의원은 “삼성 (옛) 미래전략실이 삼성증권을 동원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의결권을 확보한 것이 사실이냐”라며 “삼성증권이 삼성물산 주식 총수의 2.51%를 확보했고, 이정도 수준이면 삼성증권이 삼성 합병의 일등공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장 사장은 “제가 당시 근무하지 않아서 모른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합병 당시 삼성증권 IB본부가 제일모직이 선임한 삼정회계법인의 합병비율 검토보고서 초안을 딜로이트안진 평가팀에 제공했느냐는 질의도 나왔다. 합병 비율을 임의로 맞추는 작업에 삼성증권이 동원됐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사장은 “공소장에 나온 것을 기억한다”며 방어적으로 답변했다.

장 사장은 “합병 당시 미전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 있었는데 어떻게 합병 문제를 모를 수 있느냐”는 박 의원의 질문에 “미전실은 업무가 분산돼있고, 저는 인사 업무를 담당해 잘 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 공소장에는 삼성물산 개인 주주와 법인 주주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데 있어 미전실 전략팀과 함께 금융일류화추진팀이 동원됐다는 내용이 나온다.

은성수·윤석헌 “삼성증권 조사 나설 것”

검찰 공소장에는 이밖에도 이 부회장이 유리하게 지배구조를 확보하는 데 있어 삼성증권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적시돼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이 부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데 개입된 시점은 2012년부터로, 삼성증권 IB본부는 ‘프로젝트G’라는 이름의 승계 계획을 마련하는 작업에 동원됐다.

2015년 5월에는 미전실 지시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증권 IB본부 소속 직원들을 중심으로 합병 태스크포스(TF)가 조직됐다. 이 조직은 이사회와 주주총회 준비, 기업설명회 계획,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 매수한도와 매수자금 조달 방안 등 실무작업을 진행했다. 딜로이트안진의 합병 적정성 평가 용역 의뢰 당시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이 적정하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받기 위해 평가 작업에 개입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나와있다.

12,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성수(왼쪽)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삼성증권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사진=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이외에도 공소장에는 당시 제일모직 2대 주주였던 KCC의 삼성물산 자기주식 매각 과정의 세부 방법과 일정, 대외 공표 방식을 마련하는 데 개입됐다는 내용, 윤용암 당시 삼성증권 사장이 삼성물산 외국계 2대 주주였던 블랙록 자산운용과 접촉했다는 내용, 한국투자증권이 내려 했던 리포트에 합병에 불리한 내용을 빼도록 요구했다는 내용 등이 보인다.

합병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금융당국 차원에서도 삼성증권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정감사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박 의원의 삼성증권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에 “(조사를) 빨리하고 신속히 한다는 데 입장을 같이 한다. 러프한 계획이라도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12일 국감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합병 개입 의혹에 대해) 삼성증권을 조사하러 갈때 파악하겠다. 금감원과 협의하겠다”라며 “삼성증권이 리테일 조직으로 이해상충 행위를 한 부분은 조사를 나가서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