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파고스’처럼 고립된 포인트, 블록체인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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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포인트’가 범람하는 시대다. 일상 속 포인트/마일리지는 도처에 널려 있고 이것들을 모아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들도 있다. 그러나 정작 쓰이지 못하고 소멸되는 포인트는 국내에서만 매년 1300억원 규모다. 사용처가 마땅치 않거나 사용할 만큼 개별 포인트를 충분히 모으기 어려운 점 등이 이유로 꼽힌다. 문제는 버려지는 포인트가 많아질수록 소비자나 기업 모두에게 손해라는 점이다.

예전엔 포인트 카드를 지갑 두둑이 넣어 다니기도 했다 / 사진=픽사베이

누구를 위한 포인트일까?

포인트는 기업이 고객 유치를 위해 서비스 이용 대가 중 일부를 현금처럼 적립해주는 개념이다. 그만큼 접근성과 사용성이 높아야 한다. 하지만 대규모 가맹 생태계를 갖춘 일부 포인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개별 포인트는 일부 할인 목적으로만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마저도 이용 빈도가 낮으면 혜택을 볼 만큼 포인트를 모으기도, 쓰기도 어렵다. 이런 포인트는 결국 유효기간이 지나 소멸되기도 한다. 기껏 포인트를 모아온 소비자 입장에선 손해다.

만약 소비자들이 포인트를 쓰지 못하면 기업은 이득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기업 입장에서도 포인트 서비스 구축과 관리에 적잖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를 만회하려면 포인트를 미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포인트 유통 과정에서 생겨나는 데이터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개별 포인트 간 연동 및 교환은 거의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며, 사용 데이터 수집과 추적에도 전문 시스템과 인력 확보를 필요로 한다. 결국 ‘남들 다 하니까’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되 기업도, 소비자도 그에 따른 과실은 얻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BaaS 기반의 포인트 구축/관리 솔루션 등장

람다256은 이를 서비스형 블록체인(Blockchain as a Service, BaaS)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래서 내놓은 서비스가 블록체인 기반 포인트 시스템 구축 및 연동 서비스인 ‘루니버스 로열티 포인트’다. 마치 갈라파고스처럼 제각각 고립돼 운영되고 있는 포인트 서비스들을 하나의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묶고, 포인트를 토큰화함으로써 서로 다른 포인트 간 연동과 교환을 가능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먼저 기업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복잡한 포인트 서비스 구축 과정을 몇 번의 클릭만으로 가능하도록 단축했다. 실제 서비스 제공 페이지에서 직접 임의의 ‘블로터 포인트’를 만들어 본 결과 채 10분의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물론, 이후 서비스 연동이나 사용법 숙지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마치 회원가입하듯 단순한 방법으로 나만의 포인트 서비스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인트들은 같은 플랫폼 기반을 공유하므로 상호 연동성을 갖는다. 기업들이 원하면 서로 다른 포인트 교환 체계를 손쉽게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경우 기업은 포인트 제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은 자주 사용하지 않거나 일부 부족했던 포인트를 필요한 곳으로 옮겨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기존 포인트 시스템의 가장 큰 한계였던 파편화 문제가 일부 해결되는 것이다.

모든 포인트 거래 내역은 투명성이 담보되는 블록체인상에 기록된다. 기존에 포인트 발행과 적립, 사용 등, 유통 과정 전반에 대한 세밀한 추적이 어려웠다면, 블록체인에선 모든 내용이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에 따라 자동 이행되므로 관리 효용성이 크게 개선된다. 루니버스 로열티 포인트도 전체 포인트 유통 과정을 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포인트 가치 교환 문제 또한 스마트 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 모든 포인트가 1대1의 가치를 갖는 건 아니다. 따라서 교환 시 각 포인트의 가치 비율을 어떻게 산정하는가에 따른 갈등이 발생할 여지가 있지만, 블록체인은 이를 수요와 공급에 따른 자동 스마트 계약 이행으로 대체함으로써 논란의 여지를 제거한다.

아울러 사용량과 별개로 고정 유지비가 들어가던 기존 시스템 대비 유지보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기존 서비스형 클라우드(SaaS) 제품들이 그렇듯 BaaS 기반의 루니버스 로열티 포인트도 사용한 만큼만 과금하는 ‘Pay as you go’ 모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현금화의 어려움은 해결해야 할 문제

한계도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이 포인트 서비스에 기대하는 현금화 부분이다. 만약 쓰고 싶은 사용처가 없다면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고 싶은 게 소비자들의 기본 욕구다.

지금도 일부 포인트 적립 서비스들은 은행을 통한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블록체인으로 토크화된 포인트를 현금화하려면 가상자산 거래소를 거쳐야 한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가입 과정이 까다롭고 거래 과정도 일반인들에겐 익숙하지 않는 환경이다. 법정화폐와 달리 각 거래소마다 다루는 코인·토큰도 제각각이라 불편함은 더욱 커진다.

무엇보다 현금화하려는 포인트(토큰)가 거래소에 상장돼야 한다는 조건도 따른다. 그러나 상장은 원한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 각 포인트 제공 업체에서 개별 상장에 성공해야 최소한의 현금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인데, 길이 너무 멀다. 또 부수적으론 기업용 고객 관리 서비스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돼 생기는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포인트 시장 규모는 약 20조원 수준이다. 성장률은 매년 10%에 이르며 미국과 유럽, 일본을 비롯한 전세계 포인트 시장도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지금의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매년 버려지는 포인트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아직 일부 한계도 지적되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한 또 다른 시장 혁신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