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네덜란드 ASML 찾았다…’EUV장비 공급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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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ASML 본사를 찾았다. ASML은 7나노미터(nm)급 이하 반도체 선단공정의 핵심 장비인 EUV(Extreme Ultraviolet) 패터닝 장비를 만드는 전세계 유일한 회사다. 이 부회장이 ASML을 직접 찾았다는 건 세계 파운드리 업체 간 초미세공정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재용(왼쪽 두 번째)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세 번째)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가 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 첫 번째가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ASML CTO, 네 번째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ASML CEO./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4일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아인트호벤 소재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Peter Wennink) CEO(최고경영자) 등과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방문에 삼성전자에선 이 부회장과 함께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이 배석했다. ASML 측에선 피터 버닝크 CEO, 마틴 반 덴 브링크(Martin van den Brink) CTO(최고기술책임자) 외 ASML 관계자들이 나왔다.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미터 이하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중 포토 공정의 핵심인 EUV 패터닝 장비에 대한 공급계획과 운영기술 고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또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에 상호 협력하는 한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과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과 김기남 부회장은 이날 ASML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봤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019년 2월에도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EUV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방식으로, 전세계에서 ASML만 관련 장비를 만들고 있다. ASML의 EUV 장비는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인공지능 (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EUV 기술이 핵심이라 판단하고 2000년대부터 ASML과 협력해왔다.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도 강화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ASML 홀딩스의 지분 1.5%를 보유 중이다.

ASML은 현재 최신형 EUV 모델인 ‘NXE-3400B’를 뛰어넘는 차세대 장비 ‘NXE-5000’을 만들고 있다. 이 장비는 장비에 들어가는 렌즈 수차(NA·Numerical Aperture)가 기존 장비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반도체 생산성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선단공정의 최전선에서 TSMC 등과 경쟁을 벌이는 만큼, 이 부회장이 버닝크 CEO와의 미팅에서 차세대 장비에 대한 논의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