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發 ‘미니LED TV’ 온다… LG디스플레이 ‘발등에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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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독주 중인 가운데, 중대형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기술을 놓고 혼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새롭게 떠오르는 ‘미니 LED’가 당장 내년부터 OLED와 격전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OLED에 사활을 건 LG디스플레이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14일 업계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TrendForce)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미니LED TV를 200만 대 이상 출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TV시장 점유율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주력 상품은 LCD 기반의 ‘QLED'(퀀텀닷 LED) TV다. 삼성전자가 내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미니LED TV도 마찬가지로 QLED라는 이름으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QLED TV 출하량 전망./자료=하이투자증권 리포트 갈무리

트렌드포스는 2021년 삼성전자가 미니 LED TV라인업에 55인치, 65인치, 75인치 및 85인치와 4K해상도, 100만:1 명암비를 구현하는 제품을 포함할 것이라 전망했다. 개별 TV에는 최소 8000개에서 최대 3만 개 사이의 미니 LED 칩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미니LED TV, 그룹 차원 전략적 선택

삼성전자가 미니LED TV를 내세우는 데 대해 디스플레이 업계는 그룹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고 있다. 계열사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소형 포트폴리오에서는 OLED로 시장을 잡고 있지만, 중대형에선 중국의 공세로 LCD를 포기한 이래 내세울 만한 포트폴리오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니LED TV는 삼성에 일종의 기술적 ‘가교’가 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QD디스플레이’와 ‘QNED’, 나아가 ‘마이크로 LED’를 키우기 전 LCD TV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서 미니LED가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프리미엄 라인에서 OLED 진영과 경쟁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차원이 된다.

미니LED TV 구조. 작은 LED소자 수천~수만 개를 촘촘히 박아넣는 게 특징이다./사진=TCL

미니LED는 말 그대로 작은 LED를 의미한다. 업계에선 100~2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소자들을 미니LED라 부른다. 미니LED TV에는 LED소자가 수천~수만여 개씩 촘촘히 박히며, 여기에 QD(퀀텀닷) 시트를 붙여 색감을 끌어 올린다.

시장은 미니LED를 OLED의 경쟁 상대로 본다. 기술과 가격 양쪽에서 기존 LCD의 약점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LCD의 취약점인 ‘낮은 명암비'(흰색과 검은색 사이 밝기 차이)가 미니LED에선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그 핵심이다.

통상 LCD 디스플레이의 명암비가 1000 대 1인 반면 미니LED는 1만 대 1 이상으로 LCD보다 훨씬 높다. 기기에 들어가는 각각의 소자들이 따로 빛나 로컬 디밍(Local Dimming·화면 분할구동) 존을 다수 구현하면서 ‘빛샘 현상’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미니LED의 명암비는 OLED(10만~100만 대 1)와 비교해도 눈으로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제조 측면에서도 OLED보다도 더 저렴하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의 이충훈 대표는 “미니LED는 명암비가 10만 대 1 수준인 OLED에 버금가며 LCD보단 훨씬 낫고, 휘도(빛의 양)만 봤을 땐 OLED보다도 우수하다”며 “TCL 등 중국 업체들이 미니LED를 속속 출시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도 있어 OLED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도 리포트에서 “시장 선두주자인 삼성이 주도하는 미니 LED 백라이팅 LCD TV는 화이트 OLED와 경쟁하면서도 사양과 성능은 비슷하다”며 “우수한 가성비를 감안할 때 미니 LED가 디스플레이 기술로 화이트 OLED의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라 밝혔다.

가성비 잡은 미니LED ‘공세’… LG디스플레이에 위협될까

삼성전자가 미니LED TV를 출시할 경우 직접적 경쟁 상대는 LG디스플레이가 될 전망이다. 기술적으로 OLED를 추격하면서도 가격 경쟁력에 있어선 더 나아 중가형 이상의 TV 시장 수요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니LED TV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중국 TCL의 경우 75인치 TV 가격은 정가 기준 1400달러(한화 약 160만원)이며 인터넷에선 약 100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LG전자 75인치 OLED TV가 200만원대에 팔린다는 점 점을 감안할 때 가격이 약 두 배 가량 차이난다. 지속적 투자로 OLED TV 가격이 당분간 떨어지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적지 않은 격차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2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미니 LED TV가 OLED TV 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날 수 있다는 점은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OLED TV 진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LG 디스플레이는 공정 개선을 통한 원가 절감으로 소비자들의 수요를 불러 일으키고,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시키는 게 시급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2021년 TV 시장은 기술력을 앞세운 OLED TV와 가성비의 미니LED TV가 맞붙을 전망이다. 사진은 LG OLED TV./사진=LG전자

다만 ‘미니LED’가 LED로 볼 수 없고 여전히 OLED와는 기술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LED는 백라이트 유닛(BLU) 없이 소재가 자체 발광해야 하는데 미니LED는 여전히 작은 소자들이 백라이트이며, 결국 명암비에서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OLED 진형에서 ‘미니LED는 마케팅적 용어일 뿐 실상은 LCD’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OLED는 픽셀 단위로 디밍하는 반면 미니LED는 여전히 백라이트를 갖췄다는 점에서 기술적 격차는 여전하다”며 “중가 TV 시장 정도는 차지할 수 있겠지만 프리미엄 TV 수요를 잡기엔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