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텔 낸드사업 인수]5G·배터리 이어 반도체…모빌리티 제국 꿈꾸는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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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모빌리티의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

SK는 모빌리티와 바이오, 친환경 에너지를 그룹의 주축 경쟁력으로 삼기 위해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중 모빌리티는 5세대(5G) 통신과 배터리, 반도체까지 갖춰진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SK하이닉스가 20일 발표한 미국 인텔의 메모리 사업 부문인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도 모빌리티 경쟁력의 한 축으로 꼽힌다. 낸드플래시는 자율주행차에 필수적이다. 자율주행차는 주변 차량과 신호체계, 도로 상황 등의 데이터를 주변 차량 및 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주고받는다. 데이터가 급증하며 이를 수용할 낸드플래시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의 D램 사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강했지만 낸드 사업은 후발주자였다. 여기에 인텔의 낸드 사업의 인수를 마무리하면 글로벌 낸드 시장에서도 단숨에 2위로 뛰어 오르게 된다.

모빌리티의 통신에 필수적인 5G는 SK텔레콤이 맡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월 KT·LG유플러스와 함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차량·사물통신(V2X),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양자기반 라이다, 고화질 지도(HD맵),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모빌리티의 통신 관련 기술을 보유했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전문 기업도 설립한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고 모빌리티 사업 부문을 분할해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를 설립하기로 의결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빌리티 플랫폼 티맵과 티맵택시·티맵주차·티맵대중교통 등의 서비스를 내세워 혁신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와도 손잡았다. 우버와는 택시 호출과 같은 e헤일링(hailing)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JV)를 내년 상반기 설립한다.

자율주행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부분은 SK이노베이션이 담당한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차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와 기아차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한다.

SK 그룹의 장기적인 지배구조 개편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부문 인수는 자체 자금과 차입금으로 진행된다. 최대 주주인 SK텔레콤의 유상증자는 없다. 때문에 당장 지배구조의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덩치가 커지고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사업을 분사하는 것은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 전략과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현재 ‘최태원 SK 회장→㈜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에서 SK텔레콤을 중간지주사로 전환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면 SK하이닉스는 현재 지주사의 손자회사에서 중간지주사의 자회사가 된다.

손자회사에서 벗어나면 증손회사 100% 지분인수라는 조건에서 벗어나 다른 회사의 인수합병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된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는 자체적으로 진행하므로 SK텔레콤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은 별개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