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세이]청와대도 ‘틱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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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틱톡을 시작했다. 틱톡은 15초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다소 콘텐츠 호흡이 긴 유튜브와 달리 짧은 ‘밈(meme)’ 콘텐츠가 중심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들 사이에서 전 세계적인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기준 전 세계 월간 사용자 수는 15억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다. 그래서일까. 청와대와 틱톡의 만남은 다소 어색하다.

28일 현재(오후 6시) 기준으로 청와대에서 운영하는 틱톡 계정(@k_newdeal)의 팔로워는 3907명이다. 청와대는 28일 오전 10시 문재인 대통령의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사전 홍보를 위한 콘텐츠를 4건 올렸다. 이 중 가장 많이 본 콘텐츠는 조회수 4만5100을 기록했다. 해당 콘텐츠에 댓글은 155개. 다소 부정적인 내용의 댓글이 많다.

한 누리꾼은 “이분이 왜 여기서 나와. 나도 같은 생각이다. 무슨 시정연설을 틱톡에서 하냐고. 누가 이거 보고 시정연설이라고 생각하겠냐고”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달았다.

실제 콘텐츠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을 상징하는 달 이미지를 중심으로 틱톡의 문법에 맞게끔 제작됐다. “#이분이왜여기서나와”, “100% 누구나 다 아는 그분, 틱톡 등장” 등의 문구가 포함됐다. 하지만 대통령 시정연설이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전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위와 같은 댓글이 달린 이유다.

청와대 관계자는 시정연설을 기점으로 틱톡 홍보를 시작하고, 앞으로도 꾸준히 틱톡을 통해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국민 소통 업무의 일환으로 Z세대가 이용자가 많은 틱톡을 홍보 채널 중 하나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데이터 및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틱톡은 소셜 및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Z세대가 선호하는 앱 1위로 꼽혔다.

하지만 틱톡을 둘러싼 보안 논란은 전 세계적인 화두다. 중국에 본사를 둔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개인정보를 유출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 틱톡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밝히고 지난 8월 6일 바이트댄스와 미국 회사의 모든 거래를 45일 이내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90일 이내 바이트댄스의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도록 후속 명령을 내렸다. 이후 바이트댄스는 오라클을 틱톡 미국 사업의 기술 파트너로 선정했지만, 현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태다.

보안 이슈는 청와대가 틱톡을 홍보 채널로 사용하는 데 있어 유념해야 할 부분 중 하나다. 지난 7월 방송통신위원회는 틱톡이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를 수집해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했다며 1억8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틱톡이라는 채널의 특성을 고려해 Z세대와 어울리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다. 대통령 시정연설과 틱톡의 만남은 신선했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모습이었다. 단순히 유행어와 이미지만 덧입힌 채 메시지는 딱딱한 9시 뉴스 채널과 같은 모습이라면 청와대와 틱톡의 만남은 잘못된 만남에 그칠 수 있다. “이분이 왜 여기서 나와”라는 댓글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