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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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용산 본사 전경./사진=아모레퍼시픽 보도자료

아모레퍼시픽이 매출로는 6년전, 영업이익으로는 14년전으로 돌아가는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코로나19 영향이 크다고는 하지만 실적 악화의 강도가 코로나19 영향만 있다고 보기엔 무리로 보인다. 비대면 마켓 급성장에 제대로 대응을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이 28일 발표한 3분기 실적 자료를 보면 3분기 누적 매출액(연결 기준)은 2014년 3분기 이래 최악이다. 3조2752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3분기 누적 매출액(2조8953억원)보다 많고, 2015년 3분기 누적 매출액(3조5409억원)보다 적은 수치다.

아모레퍼시픽 연도별 3분기 누적 실적 추이./자료=아모레퍼시픽 IR 자료

영업이익은 2006년 이래 최악이다. 올해 3분기 누적 152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3분기 누적 808억원으로 2006년 이래 최악이다. 지난 14년간 기업 인수 합병 등이 있어 정확한 비교는 어렵지만 단순 수치로만 보면 최악이다. 올해 3분기 1개 분기만 보면 영업이익은 560억원, 당기순이익은 70억원에 그쳤다. 역대로 이런 실적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다. 코로나19와 오프라인마켓 불황 탓에 그야말로 실적이 추락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연도별 매출 및 당기순이익 추이./자료=아모레퍼시픽 IR 자료

아모레퍼시픽이 내세운 이유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국내 면세 채널 매출 축소 △기타 오프라인 매출 두자릿수 하락 △네이버, 11번가 등 디지털 플랫폼 협력 강화로 온라인 채널 매출 견고한 성장 지속 등이다.

종합하면 온라인 매출이 견고하게 성장해 매출 감소폭을 그나마 줄였고 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출이 예상보다 더 줄어 실적 악화를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 매출이 얼마나 늘었는지, 면세점 매출 감소폭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 수치를 별도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또 럭셔리(Luxury)·프리미엄(Premium)·데일리뷰티(Daily Beauty) 등 각 사업부문에서 온라인 매출과 오프라인 매출이 각각 어떤 변동을 보였는지를 자료에 적시하지 않았다.

아모레퍼시픽은 자료에서 “럭셔리 부문의 경우 온라인매출은 고성장하고 면세, 방문판매, 백화점 등 주요 오프라인 채널은 매출이 하락했다”며 “프리미엄 부문에서는 온라인 채널 매출이 성장하고 오프라인 채널 매출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연도별 3분기 누적매출 증감율 추이./자료=아모레퍼시픽 IR 자료

국내 매출과 해외 매출 중 국내 매출의 감소폭이 훨씬 컸다는 점은 그나마 위안거리다. 아모레퍼시픽은 그동안 국내보다 해외 부문 성장으로 실적 향상을 꾀해왔다. 성장의 모멘텀이 중국 등 해외에 있었기 때문이다. 3분기 누적 국내 매출 감소폭은 24.36%였고 해외 매출 감소폭은 20.91%였다. 이에 따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국내가 61.8%, 해외가 38.9%를 기록했다. 1년 전에는 각각 66.4%, 34.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