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은 왜 소셜쇼핑에 직접 뛰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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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이렇게 되는 거였나 보다.

지난해 11월, 구글은 그루폰에 60억달러 인수 제안을 했다가 단박에 퇴짜를 맞은 일이 있었는데, 구글의 다음 수순은 무엇일까 궁금했었다. 그러던 차에 구글이 직접 소셜쇼핑 비즈니스에 뛰어들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 것이다. (참고 기사 : 그루폰에 차인 구글… “혼자 하지 뭐”)

매셔블이 공개한 구글의 소셜쇼핑 ‘오퍼스’ 화면

당연한 결과였다. 그루폰이 미국 소셜쇼핑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기에 다른 M&A는 무의미했을 것이고, 그나마 ‘꿩 대신 닭’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었을 2위 업체 리빙소셜은 이미 아마존이 선점해 버렸기 때문이다. 구글의 그루폰 인수설이 나돌 무렵 아마존은 리빙소셜에 1억7천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처럼 M&A나 투자를 통한 소셜쇼핑 진출이 막혀버린 상황에서 구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직접 소셜쇼핑에 진출하는 것이 정해진 수순이었다 하더라도 한가지 의문은 남는다. 구글은 왜 소셜쇼핑에 뛰어들려는 것일까?

먼저 구글이 처한 현재 상황을 살펴 보자.

구글은 여전히 인터넷 세계의 제왕이다.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세계 1위의 트래픽과 온라인 광고 매출을 기록했다. 실속도 좋아 지난 해 4분기에만 25억 달러의 수익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27%나 증가한 수치다.

얼핏 보면 외형상으로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구글을 둘러싼 외부 환경을 살펴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페이스북과 모바일의 성장 때문이다.

구글은 미국에서만 전체 매출의 50%를 벌어들이고 있는데, 지난 해 미국에서 이를 위협할 일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인터넷 사용자 1인당 이용시간, 총 이용시간, 순 이용자 수에서 차례로 페이스북에 추월당했다. 미국 바깥의 상황도 좋지않다. 구글의 이용자 수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 전세계 페이스북 이용자 수는 연초 6억명에서 연말 10억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난 해 미국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페이스북이 차지한 비중은 4.7%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전년 점유율 2.4%와 비교하면 100% 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것도 오로지 배너 광고 한가지로만 벌어들인 매출이었다. 게다가 페이스북은 아직 검색 서비스를 본격화하지도 않았다. 구글의 검색 키워드 광고 매출이 페이스북으로 인해 언제 꺾일지 모를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페이스북의 광고는 구글의 검색 키워드 광고나 콘텐츠 매칭 광고보다 더욱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제 아무리 구글 광고라 해도 개인의 프로필과 선호도, 사회관계망을 분석해 정확한 타깃을 선별해 주는 페이스북 광고 시스템을 따라 갈 수는 없다.

한편, 모바일 인터넷의 성장 또한 구글에게는 불안한 일이다. 구글 매출의 30%는 구글이 광고를 중개하는 웹사이트들의 트래픽에서 발생하는데, 모바일 인터넷의 트래픽이 늘어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이들 웹사이트들의 온라인 트래픽이 감소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인터넷에서도 광고 중개 플랫폼을 장악하면 되지만 그것도 그리 쉬워 보이지 않는다. 현재 구글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애드몹’은 애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인 ‘아이애드’와 한판 격전을 벌이고 있다. 승자는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대결 결과로 가려질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광고 시장이 열렸다. 그루폰이 소셜쇼핑이라는 지역 광고 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그루폰 이전에 지역 상권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은 지역신문, 전단지, 쿠폰, 지역 옥외매체, 지역 SO 광고 등 자신의 상권에 국한된 오프라인 광고에만 돈을 써 왔다. 온라인 광고는 지역 타깃팅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루폰은 지역 사업자들을 ‘원어데이 공동 할인 구매’라는 판촉 툴을 이용해 온라인 광고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라는 매력적인 제안으로 해당 지역의 소비자들이 제발로 모여들게 만들어 준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루폰은 지난해에만 5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이 볼 때 큰 매출은 아니지만,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남짓만에 거둔 성과라면 생각이 달라진다. 또한 보통 사람의 지출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식당, 카페, 술집, 공연장, 미용실, 주유소 등과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루폰이 개척한 지역 광고 시장은 엄청난 성장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자신의 카드 명세서를 확인해 보라.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가장 큰 광고주인 온라인 쇼핑몰에 쓰는 돈과 로컬 서비스에 쓰는 돈을 비교해 보길 바란다.

이러한 지역 광고 시장은 구글에게 돌파구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를 한 지도, 로드뷰, 지역정보 서비스와 결합시킨다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 기대했을 것이다. 어쩌면 구글은 그루폰에 인수를 제안하기 오래 전부터 이미 소셜쇼핑 서비스를 준비해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구글에 앞서 페이스북이 선수를 쳤다. 지역 사업자들이 페이스북의 모바일 앱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판촉을 할 수 있는 툴, ‘페이스북 딜스’를 선 보인 것이다.

더는 늦출 수 없었을 것이다. 구글은 이미 시장을 리드하던 그루폰에 60억달러라는 거액을 제시했고 그루폰은 거절했다. 대안은 없고 시간은 촉박했다. 결국 구글이 직접 서비스에 나서게 된 것이다.

이로써 구글이 왜 직접 소셜쇼핑에 나서게 됐는지에 대한 답은 나왔다.

그런데, 또 다른 의문이 생겨난다. 구글이 소셜쇼핑 비즈니스를 본격화한다면 그루폰이 주도하고 있는 소셜쇼핑 시장은 어떻게 될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보자면 구글로 인해 소셜쇼핑의 형태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소셜쇼핑이 구글의 ‘구글 오퍼’(소셜쇼핑 페이지)나 그루폰 같은 특정 사이트에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매체를 통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구글은 검색 광고, 콘텐츠 매칭 광고, 지도, 지역 정보 페이지, 구글이 광고를 중개하는 제휴 웹사이트의 광고, 모바일 광고 플랫폼 ‘애드몹’, 지메일, 그리고 앞으로 등장할 ‘구글 미’ 등 다양한 광고 매체를 보유하고 있다. 그루폰이나 페이스북이 가지지 못한 구글만의 경쟁력이다.

그렇기에 구글은 이것들을 한 데 묶어 지역 사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광고 플랫폼을 내 놓을 것이다.  포스퀘어 같은 위치기반 서비스(LBS)와 이용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트위터 등과 제휴하여 광고 상품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리고 지역 사업자들에게는 자신이 제안한 다양한 광고 상품 중에서 입맛대로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줄 것이다. 플랫폼 이용료로는 판매에 비례하는 수수료가 아닌 정해진 광고비만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구글이 그러한 전략을 구사하고, 시장에서 먹혀 들어간다면, 그루폰 같은 기존 소셜쇼핑 업체들은 광고 대행사로 전락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의 판촉 솔루션은 구글이 제시하는 솔루션에 비해 다양성과 비용 효율성에 있서 경쟁이 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이들의 역할은 소셜쇼핑 페이지를 제작해주고 자신의 사이트와 구글의 광고 상품을 통해 소셜쇼핑을 진행해 주는 것으로 바뀔 것이다. 스스로 매력적인 소셜쇼핑 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지역 사업자들은 직접 구글의 광고 상품을 이용하거나 구글에서 제공하는 도우미 프로그램을 이용할 것이다. 소셜쇼핑 업체가 아닌 기존 온라인 광고 대행사들도 지역 사업자들을 광고주로 유치하기 위한 영업에 나설 것이다. 광고주는 미국뿐만 아니라 구글에 접속할 수 있는 전 세계의 지역 사업자들이 될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구글이 그루폰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고 구글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소셜쇼핑 시장이 재편된다는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예상이다. 정말 그렇게 될까? 지역 사업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루폰이 매력적일까? 구글이 매력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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