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 인증? 블록체인 ‘DTT’에 양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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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문서를 저장하기 위한 기업의 부동산 취득 관행을 없애겠다” 서울 인터콘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DTT 얼라이언스’ 출범식에서 김종환 블로코 고문이 밝힌 포부다.

DTT 얼라이언스는 중앙화된 공인 전자문서 보관소를 대체하는 ‘분산 TSA(시점 확인 서비스)’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4일 출범을 알렸다. 설립 배경은 지난 6월 개정된 전자문서법이다. 개정법은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을 확대하고 원본 종이 서류를 전자문서로 보관 시, 전자문서에도 원본 자격을 부여해 종이 문서는 폐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종환 블로코 고문

법 개정 이전에는 기업이 경영에 필요한 모든 서류의 종이 원본을 반드시 보관해야 했다. 관리 편의를 위해 원본을 전자화한 전자문서도 사용돼 왔지만 ‘사본’에 불과하므로 결국 점점 쌓이는 원본 문서를 보관하려면 별도의 외부 보관소를 구축이 필요했다.

게다가 전자문서 역시 공인 전자문서 보관소를 통해 보관할 경우 결과적으론 동일한 문서를 보관하기 위해 비용이 이중으로 드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 지금까지의 현실이다.

그러나 전자문서법 개정을 계기로 기업의 전자문서 활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DTT 얼라이언스는 블록체인을 통해 전자문서 인증 및 보관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비용이 절감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DTT, 전자문서 시장 어떻게 바꾸나

김종환 고문은 “기존 TSA의 한계는 낮은 투명성과 비싼 문서 보관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람에 의해 관리되는 문서는 언제든 유출, 조작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 저장 및 거버넌스 인증뿐이란 설명이다.

이를 위해 DTT 얼라이언스는 각 회원사가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 TSA 서버를 구성하고 통합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인증을 하나의 회사·기관, 직원이 관리하지 않고 얼라이언스에 참여한 거버넌스 시스템 간 공동 인증이 이뤄지므로 내부자에 의한 위변조 및 무단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또 참여사 간에는 별도의 인증 절차나 비용이 필요하지 않아 얼라이언스 규모가 커질수록 전자문서 활용 절차는 더욱 간소화된다. 외부 기업이 DTT 얼라이언스를 통해 TSA 인증 서비스를 을 이용하는 경우도 중앙화된 TSA 서비스와 비교해 비용이 크게 낮아진다.

DTT 얼라이언스 생태계

이후엔 추가적인 서비스 창출이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는 영역별로 DTT 코어, DTT 에코, DTT 비즈니스로 구분된다.

DTT 코어는 DTT 구현에 필요한 여러 블록체인과 이를 연동하는 프로토콜, 클라이언트 솔루션을 개발하는 단계다. DTT 에코에서는 얼라이언스 참여자들이 사설인증, 공공데이터 연동, 전자계약,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를 외부 산업과 연결하기 위한 가치사슬을 제공하며, DTT 비즈니스는 완성된 사슬을 통해 수많은 산업군과 서비스를 연동하는 영역이다. 특히 의료, 투표, 계약, 금융 등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는 분야에서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DID가 전부 아냐…” 일상 블록체인 기술로 기대 높아

DTT 얼라이언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민간주도의 시장 혁신과 목소리 강화다. 김종환 고문은 “정부도 전자문서 활성화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만 관 주도의 사업은 비효율적인 처리 프로세스 탓에 속도가 너무 늦다”며 “정부가 모 포털과 수년 이상 협력해온 전자문서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문서 종류가 지금도 고작 20종밖에 안되는 것이 좋은 예”라고 말했다.

출범식에 참여한 얼라이언스 회원사 관계자들도 적잖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부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새로운 민간주도 생태계 확립’이란 주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모습이었다.

DTT 얼라이언스 1차 파트너사, 현재 5곳이 추가로 공개 대기 중이라고 한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 내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기술 난이도가 높고 탈중앙화라는 개념 자체가 일반적인 비즈니스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허들”이라며 “지금까진 각 기업이 각개전투하듯 문제를 풀어나가는 모습이었다면 DTT 얼라이언스를 통해 공통의 도전과제를 함께 풀어간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블록체인 기술은 DID(탈중앙화 분산ID)가 전부인 것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업과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전자문서의 보편화야말로 블록체인의 실용적 가치를 가장 잘 녹여낼 수 있는 사례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도 “롯데 계열사 내에서도 전자문서 무결성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있다는 사실을 접해왔지만 그동안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최근 데이터3법 개정과 전자문서법 개정 등이 이뤄지며 이제야 진짜 블록체인으로 무언가 해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며 활발한 협력을 약속했다.

한편, DTT 얼라이언스는 오는 12월 전자문서법 시행령 발표를 기점으로 공인 전자문서 중계 사업자 라이선스 취득, 회원사 확대를 거쳐 2021년 2분기에는 기술 표준화 및 입법을 반영한 퍼블릭 블록체인 연동 강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