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돈 못벌던 카카오의 변신, 일등공신은 ‘카톡’

2020.11.05

카카오가 역대 최대 실적을 또 갈아치웠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가 출범한 지 2년 만이다. 카카오톡 광고·커머스 사업이 호실적을 주도했다. 페이·모빌리티를 비롯해 게임·콘텐츠 등 각 부문도 골고루 선전했다. 5일 카카오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10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0.9%를 기록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3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554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3%, 전년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톡비즈(2844억원) △포털비즈(1212억원) △페이·모빌리티(1488억원) 등이 각각 매출을 견인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도 약진했다.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 5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유료콘텐츠(1484억원) △게임(1504억원) △뮤직(1557억원) △IP비즈니스·기타매출(915억원) 등이다.

돈 못 벌던 카카오의 변신

카카오톡 기반 톡비즈(광고·쇼핑)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플랫폼 부문 매출의 51%를 책임진 톡비즈는 전년대비 75% 성장했다. 이 같은 활약의 주역은 지난해 도입된 카톡 광고판, ‘비즈보드’다. 여민수 대표는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연말까지 1만곳 이상 광고주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는데, 9월 기준 누적 광고주 수가 이미 1만2000곳을 넘었다”며 “3분기가 (광고에선) 계절적 비수기인 상황에서도 월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시계를 돌려보면, 2016년만 해도 카카오는 수익성 개선에 난항을 겪었다. 4000만명이 쓰는 국민 메신저였지만 실상 ‘속 빈 강정’이란 평가가 잇따랐다. 문어발처럼 늘어놓은 O2O사업은 성과가 지지부진했다. 회사의 매출 대부분은 콘텐츠에서 나왔는데, 이마저도 거의 절반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짊어지고 있었다.

특히 카카오는 광고 매출에서 약세를 보였다. 사명에서 ‘다음’까지 떼어내며 모바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광고 매출은 오히려 하락세를 그렸다. 그 무렵의 카카오는 모바일 광고 수요를 제대로 흡수해내지 못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광고전문가와 브랜드전문가를 불러들였다. 여민수 대표는 오리콤과 LG애드, NHN, LG전자 등에서 광고사업을 담당해왔다. 2016년 8월 카카오 광고사업부문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조수용 대표는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을 거쳐 NHN, 디자인회사 제이오에이치(JOH)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카카오 브랜드디자인 총괄부사장으로 합류한 뒤 공동브랜드센터 센터장을 거쳐 여민수 대표와 함께 2018년 카카오 공동대표 자리에 올랐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의 당면과제는 수익성 개선이었다. 두 대표는 카카오의 근간인 카톡에서 매출이 나올 수 있도록 사업을 재정비하고 곁가지를 정리해 나갔다. 2017년 연 2조원도 못 미치던 카카오의 매출은 지난해 사상 첫 3조원을 돌파했다. 출시 1년도 안 된 비즈보드가 하루 평균 5억원이 넘는 매출을 낼 정도로 성장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카카오 매출 일등공신은 ‘카톡’

‘광고판’ 사업은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에 힘입어 지난 8월부터 광고 노출 영역을 카카오톡 채팅목록 탭에서 다음, 다음웹툰, 카카오페이지로 확장했다. 여민수 대표는 “비즈보드는 새로운 수익원의 의미도 있지만 카카오가 가진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들이 발견되게 해주는 진입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실제 과금되는 카톡 채널 프로필 수가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등 메시지 광고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12월에는 (비즈보드) 일평균 매출 1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비즈보드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커머스도 톡비즈 매출을 쌍끌이했다. 선물·톡스토어·메이커스가 포함된 커머스의 3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68% 성장했다. 특히 카톡 선물하기의 3분기 거래액이 전년동기 대비 42%가량 늘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추석 명절을 맞이하게 된 영향이 컸다. 이를 계기로 50대 이상 사용자들도 크게 유입됐다. 명품 브랜드 입점도 사용자 연령대를 폭넓게 다지는 데 한 몫했다. 톡스토어와 메이커스 거래액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배, 2배 이상 성장했다.

여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카카오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차별적인 경쟁우위를 확고히 하려 한다”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균형을 두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당장 오픈마켓업체들과 경쟁하며 점유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급변하는 생태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혁신과 시장기회에 대해 내부적으로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톡 세 번째 탭인 ‘샵(#)탭’의 잠재력을 눈 여겨 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7월 보건복지부와 협의 끝에 샵(#)탭 안에 QR코드 체크인 기능을 추가, 전자출입명부를 구현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카카오TV도 이곳에서 볼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보는 사람만 보던’ 샵(#)탭의 신규이용자도 덩달아 유입이 늘고 있다. 여세를 몰아 카카오는 오는 10일부터 샵(#)탭 안으로 광고 지면을 넓힐 계획이다. 여 대표는 “(탭 내) 뉴스, FUN, 카테고리 지면에 비즈보드가 확장되면 추가 매출에 기여할 것”이라며 “샵(#)탭 방문자는 뉴스, 쇼핑 등 다양한 주제에 관심이 있다. 방문목적이 뚜렷한 이용자라 기존 비즈보드와는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이·모빌리티·콘텐츠도 ‘순항’

신사업도 안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의 수를 1만3000대까지 늘렸다. 카카오페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02% 성장했다. 거래액은 17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비대면 결제 방식의 선호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10월 기준으로 카카오페이 증권 계좌수는 250만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도 당기순이익 406억원을 남기며 상반기에 이어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3분기 신규 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114억원 줄어든 181억원”이라며 “3분기 연속 신규사업 적자 폭이 감소하고 있다. 흑자전환한 카카오재팬처럼 페이·모빌리티도 영업 개선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도 선방했다.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 54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카카오페이지 등의 거래액은 148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성장했다. 카카오재팬 픽코마는 9월 기준 글로벌 무대에서 만화·소설 앱 기준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게임·뮤직·IP비즈니스 등 매출은 각각 1504억원, 1557억원, 915억원을 기록했다.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