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48개월 할부’에 숨은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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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 판매점의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 판매 광고.(사진=쇼핑몰 캡처)

일부 이동통신 유통업체가 스마트폰을 48개월 할부로 판매하며 마치 할인을 해주는 것처럼 안내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일부 휴대폰 판매점과 대리점들은 갤럭시노트20과 아이폰12 등 주로 최근 출시된 고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중고폰 보상프로그램 가입자가 아닌 소비자들에게도 48개월 할부 기간을 제시하고 있다. 휴대폰 할부 기간은 약정기간과 같은 24개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를 48개월로 늘리면 매월 내는 할부금이 줄어든다. 마치 휴대폰 구매가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유통업체에 48개월 할부는 중고폰 보상프로그램에 한해 적용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일부 유통망은 중고폰 보상프로그램 가입자가 아닌 일반 가입자들에게도 48개월 할부를 적용하고 있다. 할부기간이 24개월에서 48개월로 늘어나면 그만큼 부담해야하는 할부이자도 증가한다.

이통 3사는 휴대폰 할부 구매에 연 5.9%의 할부이자를 적용하고 있다. 같은 가격을 48개월에 걸쳐 나눠 내지만 부담하는 총 금액은 늘어나는 셈이다. 유통망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월 납부금액이 얼마나 내려가는지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은 점을 노려 이같은 꼼수가 성행하고 있다”며 “할부기간이나 부가서비스 가입 여부에 대해 잘 확인해, 부담하게 되는 총 금액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격 할인을 가장한 48개월 할부는 특히 온라인 판매점의 허위·과장 광고에도 악용된다. 48개월 할부 조건에서 공시지원금과 추가 지원금 등 기본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는 혜택들을 모두 기기값에서 빼면서 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게 보이게 하는 방식이다. 온라인 판매점들은 사전승낙서를 게시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러한 허위·과장 광고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위반이다. 단통법은 서비스 약정시 적용되는 요금할인액을 지원금으로 설명하거나 표시·광고해 이용자가 기기의 구입비용을 오인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적발시 600만~12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러한 행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방송통신위원회의 단속도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온라인 허위·과장 광고를 실제 판매자가 아닌 광고대행사들이 올림으로써 규제를 피해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팔아넘기는 사업자들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는 등의 대응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자체에 대해서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 후 사용 중인 기기를 깨끗한 상태로 반납해야 잔여 할부금을 최대로 지원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 상처가 있거나 파손됐을 경우 보상 금액이 줄어든다. 같은 이통사의 같은 스마트폰 최신기종으로 변경한다는 조건이므로 다른 이통사로 번호이동을 할 수도 없다.  매달 프로그램 가입 비용도 청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