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 온라인]“연락처도 모르는데”…’8촌 내 결혼 금지’ 위헌 놓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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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제공)

“시대착오적인 법이다” vs “한국적 특수성 고려해야 한다”

현행 민법에서는 8촌 이내 혈족끼리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규정한 민법 제809조에 대해 최근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심판을 진행 중인 가운데, 누리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12일 민법 제809조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의 공개 변론을 열었다. 이날 ‘근친혼의 범주’를 어디까지로 보느냐를 두고 첨예한 시각차가 나타났다.

‘8촌 이내 혼인 금지’를 정한 민법 809조 이전에는 동성동본 금혼제도가 있었다. 이 조항이 1997년 헌재에서 헌법불합치로 결정되면서 2005년 민법이 개정됐다.

8촌 이내 결혼을 금지한 민법 조항이 위헌이라며 2018년 헌법소원을 청구한 A씨 측 변호인은 “해외에 비해 국내 근친혼 금지 범위가 과도하게 넓어 혼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2005년 민법 개정 당시 8촌 이내 혈족으로 혼인 금지 범위를 정한 것은 입법재량의 범위를 초과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에서는 4촌 이상 방계혈족 사이의 혼인을 허용하고 있다”며 “8촌 이내 혈족의 혼인을 금지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했다.

또한 근친혼 금지의 주요 근거인 ‘유전 질병 발현 위험’에 대해서도 반론했다. A씨 측 변호인은 “6촌 위주로 검토했는데 연구 결과 등에 의하면 비근친혼과 비교할 때 유의미한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라고 말했다.

반면 소관부처인 법무부는 외국 사례가 무조건적인 기준이 될 수 없고, 국민의 혼인풍속, 친족 관념 등을 반영한 조항이라고 밝혔다. 법무부 측 대리인은 “국가마다 경험적, 관습적, 감정적 인식이 다르므로, 근친혼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입법재량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8촌 이내의 혈족과 혼인할 자유가 사회 질서 유지 등의 공익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어려워 법익 균형성 및 침해 최소성에 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양측 주장을 종합해 살펴본 뒤 최종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픽사베이 제공)

누리꾼들은 ‘8촌 결혼’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위헌이라고 보는 측은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는 해당 법의 폐지가 옳다고 주장했다.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팔촌의 얼굴은커녕 연락처도 모른다”, “허용한다고 사촌과의 결혼이 급증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선택인데 국가가 나서서 금지하는 것은 자유권 침해”, “세계에서 한국만 금지하는 법을 고수하는 것 자체가 코미디”, “유전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왜 과거의 유산을 유지해야 하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행법의 유지를 주장하는 측은 한국만의 정서적 특수성과 공동체 질서 유지를 위해 8촌 결혼 금지가 옳다고 봤다.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8촌은 고조할아버지의 후손으로 집안에 따라 제사 등의 행사를 같이 치르는 곳도 있는데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다”, “족보가 있는 한국 사회에서 8촌 결혼이 허용되면 족보가 꼬인다는 표현이 흔해질 것”, “혈연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외국 사례만 들이댈 거면 그냥 외국 가서 결혼해야 한다”, “단 1%라도 유전 질환 가능성이 있다면 금지하는 것이 좋을 것”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사촌 간의 결혼을 허용하는 국가에서도 실제 혼인이 이뤄지는 사례는 나라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이슬람권 국가에서는 가문의 재산과 정치적 자산 등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촌 간의 결혼이 흔했다. 지역의 문화적 특성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 사촌 간 결혼이 허용되고 있지만 실제 성혼 사례는 전체의 1.6%에 불과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 예로 간 나오토 전 일본 총리는 한 살 연상의 사촌 누나와 결혼했으나 당시에 이를 말리려고 집안에서 반대 회의가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