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한진칼 임시주총 요구…산은 딜레마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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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 KCGI가 20일 한진칼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주요 안건은 신규 이사의 선임과 정관 변경이다.

KCGI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임시 주주총회의 주요 안건은 이사 자격 기준 강화와 산업은행이 요구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 적용 등”이라며 “이사의 명단, 세부 이력 등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CGI는 이번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주도, 결정한 이사회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전문성과 독립성을 겸비한 신규 이사들이 이사회의 다수를 구성하도록 해 회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관변경을 통해 산업은행(산은)이 이번 투자합의를 통해 한진칼에 요구했다는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여러 방안을 포함해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KCGI는 “한진칼의 기존 경영진은 아시아나항공 문제 해결에 조급함을 가지고 있는 산은의 힘을 빌려 ‘조원태 구하기’에 초점을 맞춘 구조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하는 ‘날치기’ 결정을 내려 기존 주주의 권리를 크게 훼손하고자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6% 지분만을 보유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희귀한 ‘무자본 M&A(인수합병)’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세계 7대 항공사 회장으로 추대된다”면서 “산은을 백기사로 맞이해 곧 상실될 위기에 있던 자신의 경영권을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KCGI가 전격적으로 이렇게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한 이유는 이사회 진입 목적도 있으나 동시에 산은에 대한 연대 요청 압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KCGI가 보도자료에서 밝혔듯이 지배구조 개선에 관한 여러 방안을 정관에 마련하는 일은 산은이 한진그룹과 이미 합의한 사안이다.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산은과 한진그룹간 투자합의서에만 국한해서 정해두지 말고 아예 한진칼 정관에 담아 구속력을 갖추자는 것이다.

한진그룹이 만일 이 요청을 거부하면 산은과 한진그룹간 지배구조 개선 합의의 진정성에 의구심이 생긴다는 점에 착안한 요청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역시 명분상 지배구조 개선 목적의 정관 변경을 거부할 수 없다는 딜레마가 생긴다.

KCGI의 이같은 목적의 임시 주총 소집 요구를 한진칼이 수용할 지는 미지수다. 상법상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지닌 주주는 임시주총 소집을 이사회에 청구할 수 있다. KCGI를 비롯해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 ‘3자연합’의 지분율은 45.23%(2676만3584주)로, 자격은 충분하다.

다만 임시주총 수용 여부는 이사회 결의 사항이어서 한진칼 이사회가 거부하면 임시주총을 열 수 없고 별도의 소송(임시주주총회소집허가 가처분 신청) 절차를 거쳐 재판부가 판단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