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먼데이]금융화하는 ‘대체불가토큰’…대안투자 수단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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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을 통해 사물의 유일성과 희소성을 보증해주는 디지털 증표,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는 대단히 흥미로운 기술이다.

가령 NFT 기반의 게임 아이템의 소유권은 게임사가 아닌 유저에게 온전히 귀속된다. 혹은 예술품을 구매할 때 연동된 NFT를 함께 소유하면 그것이 곧 조작 불가능한 ‘디지털 정품 인증서’가 된다. 사람들이 NFT에 관심을 갖는 이유도 어떤 ‘가치 있는 자산’을 자신이 완전하게 소유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아가 이를 활용한 금융 비즈니스도 점차 다양해질 전망이다.

사진=Pixabay

NFT 통합 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등장

그러나 지금까지 각 NFT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감정해주거나 거래 정보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은 없었다. 이 경우 시세와 수요를 알 수 없는 자산은 거래 합의에 적잖은 시간이 소모되며 자산의 유동성 또한 낮아지게 된다. 11월 초 서비스를 개시한 NFTbank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만들어진 세계 첫 NFT 통합 관리 및 분석 서비스다.

제휴 프로젝트에서 사용되는 NFT의 가치 측정, 수요 파악, 활성화 현황 및 각종 거래 정보들을 분석해 제공한다. 김민수 NFTbank 대표는 “어느 순간 사람들이 NFT를 하나의 금융자산으로 본다는 걸 깨달았다”며 “시장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에 확신을 갖고 선점 차원에서 플랫폼 개발에 올인했다”고 말했다.

NFTbanK 서비스 화면, 아직 국내 NFT 사용자가 적어 영어만 지원한다

국내 대형 블록체인 개발사의 데이터 과학자 출신인 김 대표의 첫 시작은 미국 내에서 NFT 취득에 대한 세금 신고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었다. NFT 거래에 대한 일종의 재무제표를 제공함으로써 추후 고객의 정확한 세금 처리를 돕는 서비스였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이에 아예 NFT 거래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은 게 NFTBANK의 개발 배경이다. 오랫동안 현장에서 쌓은 지식과 구상을 토대로 개발에 걸린 시간은 불과 10개월. 개발 기간은 짧지만 특정 NFT의 가격 예측, 거래 완료까지 걸리는 추정 시간 등 사용자들이 가장 궁금해 할 핵심 정보를 기본으로, 투자한 프로젝트의 성격까지 분석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프로젝트 내 사용자들이 실제 활동성을 갖고 참여하고 있는지, 단순 NFT 거래자들만 있는지 여부도 데이터를 통해 분석해 낸다는 이야기다.

NFT 게임의 원조 ‘크립토키티’에 대한 분석 지표 일부

김민수 대표는 “NFT 자체는 특정 프로젝트에 귀속되는 만큼 사람들에겐 해당 프로젝트가 얼마나 건강한가에 대한 지표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개인에게 프로젝트의 성장, 추락 가능성 등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는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의 역할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직 시장은 작고, 수요도 불분명한 NFT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떤 근거로 이뤄지는 걸까? 김 대표는 “구체적인 건 영업비밀”이라면서도 “각 NFT 자산 및 지갑에 대한 프로파일링에 대단히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블록체인상에선 기존의 독립 서비스와 비교해 유저들의 정보가 조금 더 개방돼 있는 편이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관심사, 거래 이력 등을 수집하고 잠재적 수요를 파악한 뒤 일반화하면 특정 NFT에 대한 상대적 수요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 그는 “NFT는 공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수요를 파악하면 수요와 공급의 적정한 매칭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파이와 결합한 넥스트 NFT

그는 NFT가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와 결합한 ‘대안 투자’ 수단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NFT는 일반 가상자산(암호화폐)보다 실용성이 뛰어나다”며 “적어도 게임 플레이나 NFT 자산을 활용한 임대 수익 창출 등 다양하고 눈에 보이는 가치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지금껏 단순 투자 목적으로 만들어진 코인·토큰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근본적 보유 가치를 잃어갔다. 반면 NFT는 기반이 되는 커뮤니티의 성장과 유틸리티로서의 무형적 가치가 견고하게 형성돼 있는 만큼 담보로서의 가치는 일반 가상자산보다 더 높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고부가가치의 NFT 담보를 활용한 다양한 투자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양한 NFT 기반 금융 상품, 예컨대 ETF나 NFT 가치를 보존해주는 보험 상품 등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뼛속 깊은 데이터 분석가였다. 많은 이야기가 오간 가운데 거의 모든 전략을 데이터 중심으로 풀이하고 있었고, 또 그만큼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한편으론 사업 실패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지만, 그 덕분에 빈틈은 더 줄었을 터다. 그가 그리는 NFTbank의 청사진이 과장된 계획으로 보이진 않았다.

물론 사업적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NFTbank의 모델 자체는 ‘쟁글’ 같은 공시 사이트와 비슷하기에 무리가 없다. 반면, 시장 관점에서 보면 추후 NFT에 대해 어떤 정책이나 규제가 생겨날지 모른다는 점은 김 대표의 말마따나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다.

대신 NFTbank는 가급적 다양한 국가의 시장을 개척해 두려 한다. 김민수 대표는 “과거 인터넷 버블이 꺼져가던 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헤게모니를 만들며 성장한 대기업들이 있다”며 “블록체인에 대한 기대가 많이 꺾인 지금이 오히려 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적기”라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당장의 수익보다는 시장이 있는 곳부터 찾아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