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버스]SK네트웍스, ‘이자와 씨름’에서 승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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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SK네트웍스 홈페이지 캡처.

SK네트웍스의 빚이 지난 몇 년간 급증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죠. 사업구조를 렌탈 중심으로 과감히 뜯어 고치다 보니 불가피하게 남의 돈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일부 자산들을 매각하며 빚을 갚아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빚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합니다.

남의 돈을 공짜로 빌릴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이자비용을 내야하죠. 이자비용은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미래 이익을 위해 감수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남의 돈을 ‘얼마나 싸고 오랫동안 빌릴 수 있느냐’에 따라 회사는 천차만별의 경쟁력을 내기도 합니다. 결국 회사가 망하는 이유는 자기 돈을 까먹어서가 아니라 남의 돈을 갚지 못해서이기도 하죠.

물론 SK네트웍스가 빚 갚을 능력이 안 되는 회사는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렌탈 사업들이 호실적을 내며 미래 전망을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과도한 차입금 탓에 많은 이자비용과 그에 비해 저조한 영업실적은 신경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SK네트웍스 별도기준 영업이익 및 순금융비용 추이.(출처=금융감독원, 한기평)

별도 기준으로 보면 SK네트웍스는 올 3분기까지 약 470억원을 순금융비용으로 지출했습니다. 순금융비용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의 데이터를 참고했습니다. 한기평은 순금융비용을 ‘(이자비용+매출채권처분손실+자본화된이자비용) – (이자수익+매출채권처분이익)’으로 정의하고 있는데요. 간단히 이자비용에서 이자수익을 뺀 순수 이자비용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문제는 영업손익은 적자를 기록 중이라는 데 있습니다. SK네트웍스가 3분기까지 낸 손실은 120억원 수준입니다. 돈을 빌렸으면 돈을 벌어 이자를 갚아야 하는데 오히려 사업에서 적자가 난 것이죠.

이는 곧 최소한 이자비용보다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뜻과도 같습니다. SK네트웍스의 영업이익은 이미 2년 전부터 이자비용을 밑돌고 있습니다. 2018년 순금융비용으로 약 690억원을 지출한 반면 벌어들인 돈은 610억원에 불과했구요. 2019년 순금융비용은 690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했으나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냈습니다. 이 적자가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SK네트웍스 연결기준 영업이익 및 순금융비용 추이.(출처=금융감독원, 한기평)

물론 어느새 주력 회사로 자리잡은 SK매직과 SK렌터카의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으로 본다면 낫긴 합니다. 최소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내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아주 여유로운 상황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영업이익과 순금융비용은 각각 1100억원, 1000억원으로 그 차이가 1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회사 전체로 보면 이자 낼 돈을 간신히 번 셈입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3분기까지 1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이미 지난해 실적을 초과 달성했습니다. 모두 SK매직과 SK렌터카 덕분입니다. 두 회사는 지난해 각각 800억원,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실상 SK네트웍스의 핵심으로 자리잡았습니다.

SK네트웍스 요약지배구조.

다만 결국 SK매직과 SK렌터카를 인수하기 위해 돈을 빌린 주체는 SK네트웍스라는 점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빚을 갚아야 할 회사도 SK매직이나 SK렌터카가 아니라 SK네트웍스인 것이죠. 두 회사가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SK네트웍스에 이익을 고스란히 전달해 줄 만한 상황은 아닙니다. 각자 사업을 확장하고 재정비하기 위해 나름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합니다.

SK네트웍스가 지속적으로 자산을 매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올해 직영주유소 사업을 코람코와 현대오일뱅크 컨소시엄에 1조3000억원을 받고 팔았구요. 또 최근에는 명동사옥을 계열사인 SK디앤디에 9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SK네트웍스 주요사업 매각 및 인수 내역.(출처=금융감독원)

덕분에 재무구조는 상당히 개선됐습니다. 별도 기준 지난해 3조7000억원 수준의 총차입금은 올 3분기 2조8000억원으로 약 9000억원이나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66%에서 238%로 떨어졌습니다.

SK네트웍스가 앞으로도 추가적으로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자산을 매각하기만 할 수는 없겠죠. SK매직과 SK렌터카도 사업하느라 바쁜 만큼 자회사의 도움 없이 자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적자가 계속 나는 기존 유통∙상사 사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으로 보이는데요. 사업을 축소하고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아니면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