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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프라이버시 정책 강화…모바일 생태계 흔들까

2020.12.15

애플이 프라이버시 정책을 강화한다.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 강화가 핵심이다. 앱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광고 등을 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추적할 경우 이용자 동의를 구하도록 바뀐다. 이는 지난 6월 애플 연례 개발자 행사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예고한 내용들로 iOS 업데이트를 통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애플은 업계의 반발을 의식해 데이터 추적에 대한 이용자 동의 의무를 연기했지만, 내년 초부터는 정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15일 강화된 프라이버시 정책 일부를 iOS14.3 업데이트에 반영했다. 앱스토어에 앱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내용을 이용자가 볼 수 있도록 의무화한 점이 특징이다. 개별 앱들이 어떤 종류의 이용자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활용하는지 정보를 제공하도록 했다. 애플은 개발자들의 프라이버시 관행을 이용자들이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로 공개해 데이터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앱 활용 데이터 한눈에

애플은 이달 8일부터 개발자들이 앱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에 대한 정보를 이용자에게 공개하도록 했다. 앱이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 유형과 해당 데이터를 활용한 추적 및 사용자 식별 여부 정보를 앱 페이지에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이 같은 정책은 이번 iOS14.3 업데이트에 반영됐으며, 이용자는 앱을 내려받기 전에 본인의 데이터 활용에 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앱이 수집하는 데이터 유형은 세 가지로 구분돼 표시된다. 사용자 추적 데이터, 사용자 식별 데이터, 사용자 불특정 데이터가 여기에 포함된다. 사용자 추적 데이터란 타깃 광고나 광고 효과 측정을 목적으로 앱에서 수집된 사용자·기기 데이터를 다른 기업의 앱이나 웹사이트, 오프라인에서 수집된 사용자·기기 데이터에 연결시키는 걸 의미한다. 사용자 식별 데이터는 앱, 기기 또는 사용자 계정을 통해 수집한 정보를 사용자 신원과 결합한 데이터를 말한다. 사용자 불특정 데이터는 사용자 신원과 연결되지 않는 데이터를 뜻한다.

강화된 프라이버시 정책이 앱스토어에 적용된 모습

이번 앱스토어 정책은 아이폰을 비롯해 아이패드, 맥, 애플워치, 애플TV 전반에 적용된다. 앞서 애플은 iOS14 업데이트를 통해 마이크, 카메라, 클립보드 등에 대한 앱 접근을 시각적으로 알리는 프라이버시 강화 정책을 적용한 바 있다.

애플은 이번 프라이버시 정책에 대해 앱에 대한 투명성 제공이 목적이며 개발자 입장에서 앱이나 사업 모델을 바꿔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추적, 내년부터 이용자 허락받아야

이 같은 애플의 프라이버시 정책은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강화되는 추세에 맞춰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2018년 3월 불거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 사건 이후 프라이버시는 IT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당시 페이스북은 데이터 분석 업체 CA를 통해 약 8700만명이 넘는 사용자 데이터가 유출돼 논란을 겪었다. 제3자에게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쉽게 넘겨주는 정책 탓에 사용자 데이터가 미국 대선 유권자 타깃팅을 위한 알고리즘 개발에 사용됐다. 이용자 의도와 무관하게 개인정보가 정치적 의도로 이용됐다는 얘기다. 이후 업계에서는 사용자 데이터 남용 등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하지만 애플의 일방적 정책 강행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이용자 데이터 추적과 관련해 개인의 사전 동의에 기반해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하는 ‘옵트인(opt-in)’ 방식을 의무화하는 정책에 대한 반발이 크다. 이용자들이 자신의 활동 데이터를 추적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이에 따라 맞춤형 광고가 힘들어질 거라는 주장이다.

이용자 데이터와 결합한 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꾸린 구글, 페이스북 등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 구독 모델이 중심인 애플이 프라이버시를 명분으로 앞세워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사 광고 매출이 반 토막 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애플은 개발자가 광고 및 데이터 브로커를 위해 다른 기업의 앱이나 웹사이트에 걸쳐 이용자 활동을 추적하고자 할 경우, 이용자 승인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처=애플 홈페이지)

이에 애플은 해당 정책 도입을 연기했지만, 내년 초부터는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이용자 동의를 구하는 기능을 부정적으로 보는 애드테크 업체 측으로, 애플은 사용자 경험과 개인정보보호에 초점을 맞춰 개발자 피드백을 반영해 개발자들이 옵트인 정책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입장이다.

애플 관계자는 이전에 웹 브라우저 ‘사파리’에 지능형 추적 방지 기능을 적용했을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지만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며,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SK애드네트워크 등의 솔루션 지원을 통해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spirittiger@bloter.net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기술을 바라봅니다. 디바이스와 게임,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을 다룹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