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LGU+ CEO 신년사 키워드는? ‘비통신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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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2021년 사업 목표로 비통신 분야 신사업 확대를 제시했다. 국내 통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이들의 비통신 사업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4일 공개된 이통 3사 CEO의 신년 메시지에서도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

좌측부터 박정호 SKT 부회장,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박정호 SKT 부회장이 그리는 SKT의 미래는 ‘인공지능(AI) 기반 빅테크 기업’이다. 박 부회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AI가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전방위 AI 확산을 강조했다. 이어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며 “상황별 고객 수요에 최적화된 AI 솔루션 제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 비즈니스간 초협력 및 개방성 확대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둔 SKT의 관심사다. 다양한 국내 기업들과 과감히 손을 잡을 수 있는 개방적 협력이 가능할 때, 코로나19와 같이 예상치 못한 위험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 박 부회장의 지론이다.

박정호 SKT 부회장이 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2020년 SK ICT 패밀리 신년인사회’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사진=SKT)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SKT, 삼성전자, 카카오 간 체결한 AI 동맹이다. 3사는 각 사 최고기술경영자(CTO) 및 AI 전문 임원이 참석한 AI R&D 협의체를 결성하고 AI 중심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올해 상반기 공개될 것으로 예측되는 이들의 첫 합작품은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AI’다. 가령 사용자가 어딘가 이동할 때 목적지 주변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AI가 실시간으로 파악해 거리두기를 경고하는 등, ICT를 통한 방역 지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는 향후 태풍이나 폭우 등 재난재해 상황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그룹 내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역량을 한데 융합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2021년에는 텔코(Telco, 통신사업자)를 넘어 통신·비통신 부문의 균등한 성장을 이룬 ICT 통합 기업으로 나아가겠단 의지다.

구 대표는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준비는 마쳤다”며 올해 신사업 창출 및 확대 분야로 미디어·콘텐츠·로봇·바이오 헬스케어 등을 꼽았다. 현재 KT는 자사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매개로 AI 아파트, AI 코딩, AI 로봇, AI 콜센터처럼 일상과 연계된 다양한 소비자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20년 2월 산·학·연 연합체인 ‘AI 원팀’ 결성을 주도한 KT는 기업 및 소비자 대상의 AI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구현모 KT 대표가 4일 열린 ‘2021년 라이브 랜선 신년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사진=KT)

유료방송 사업 분야에선 현대HCN 인수 등으로 강화된 그룹 내 미디어 부문 역량을 총동원해 소비자 콘텐츠 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할 방침이다.

KT는 앞서 자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을 통해 140편 이상의 숏폼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인 경험이 있다. 이어 올해는 1시간 분량의 미드폼 오리지널 드라마 제작에도 도전할 계획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최근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영화 ‘더블패티’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6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거뒀다.

구 대표는 “KT는 통신 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단단하게 변화해야 할 때”라며 “2021년에는 고객 중심 사고를 강화하고 일하는 방식도 바꾸겠다”고 말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이 4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일상비일상의틈’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소비자, 기업 대상의 균형 잡힌 솔루션 개발을 주문했다. 소비자 부문에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광고·구독형 사업 확대를, 기업 대상으론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 4차산업 주요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의 이 같은 의지는 2021년 조직 개편에서도 드러났다. 콘텐츠, 보안, 광고, 헬스 등의 기존 사업 일부가 ‘신규사업추진’ 부문으로 통합됐으며, △기업 △기술 △네트워크 △컨슈머 △ 네트워크 △신규사업추진으로 조직을 개편해 신사업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앞서 2020년 9월 공개한 통신 요금+의료 서비스 기반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구독 사업의 일환으로 공개했다. 유비케어, GC녹십자헬스케어와 함께 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건강검진·진료이력 데이터와 고객의 통신 데이터를 융합한 질환예방·관리 서비스를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B2B (기업간거래)영역은 △스마트팩토리 △스마트SoC △스마트모빌리티 △스마트시티에 집중할 계획이다. 핵심은 2020년 5월 상용화한 ‘5G 기업전용망’이다. LG유플러스는 이를 통해 주요 산업 현장의 초저지연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지원하고 있으며 ‘One LG’ 전략에 따라 그룹 내 전자, 화학, 디스플레이, 생활건강 등의 계열사와 함께 스마트팩토리 부문에서의 시너지 창출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황 사장이 신년사에서 수차례 강조한 키워드는 ‘고객’이다. 황 사장은 “고객이 직접 우리 서비스를 알릴 만큼의 ‘찐팬’ 확보가 중요하다”며 “가격 중심의 영업 방식과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