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테크체인저]⑫콘텐츠가 대세…‘카카오·네이버·유튜브·넷플릭스’ 상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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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이동하는데 있어 획기적으로 시간을 아낄 수 있도록 해준 영국 조지 스티븐슨의 증기기관차, 사람들이 PC를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마이크로소프트(MS)의 PC 운영체제(OS) ‘윈도’, 이동하며 전화기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연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이러한 기기와 기술들은 모두 인류의 일상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았다. 과거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새로운 기술 및 기기는 인류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며 새로운 일상을 선사했다. 그렇다면 코로나19의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2021년, 어떤 기업·기술·기기가 우리의 일상을 바꿔 놓을까? <블로터>가 ‘오픈서베이’와 함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021년 우리의 일상을 바꿀 기업·기술·기기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코로나 대유행은 일상을 변화시켰다. 재택근무·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자연스럽게 웹툰·영화·드라마 등 비대면 여가활동 수요가 늘어났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Over The Top) 앱은 2020년 상반기 이용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분야로 꼽혔다. 1인당 월평균 앱 사용시간이 가장 긴 앱은 유튜브로 무려 28.1시간이었다. 이어 카카오페이지는 14.6시간으로 2위였다. 아프리카 TV가 13.6시간, 웨이브가 11.9시간으로 뒤를 이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년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음악 이용자 실태조사’에서는 코로나 여파로 웹툰 등 이용이 늘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37.4%를 차지했다. 스마트폰으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이용한다는 비율은 전년 조사 대비 8.8%p 증가했다. 반면 극장을 이용했다는 비율은 11.0%p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콘텐츠 전성시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카카오·네이버·유튜브·넷플릭스 등 콘텐츠 관련 기업들이 <블로터>가 선정하는 ‘2021년 테크체인저(Tech Changer)’ 상위권에 대거 포진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3위(45.4%)를 차지했다. 네이버는 7위(39.9%)를 기록했다. 유튜브는 8위(38%)에, 넷플릭스는 10위(29.3%)에 안착했다.

대세는 OTT

OTT는 인터넷 기반 동영상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이다. OTT 시장의 선봉은 단연 유튜브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19년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753명 중 56.3%가 OTT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가운데 91%가 유튜브를 본다고 답했다. 압도적인 이용률이다. △네이버 TV(37.8%) △카카오TV(17.9%) △넷플릭스(14.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시청시간도 점차 길어지는 추세다.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2020년 9월 한 달 동안 국내서만 3377만명이 총 531억분을 유튜브를 보며 지냈다. 해당 조사에서 유튜브는 전 세대가 가장 오래 이용한 앱으로도 뽑혔다. 유튜브의 막강한 영향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료 OTT는 넷플릭스가 주도하고 있다. 1997년 비디오와 DVD를 우편·택배로 배달하는 서비스로 시작했던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20년 3분기 기준 넷플릭스의 전세계 유료 가입자는 1억9500만명에 달한다. 국내서도 순항 중이다.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는 2020년 9월 말 기준 총 330만명이다. 시장 점유율은 40%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넷플릭스가 국내서 빠르게 성장할 수 있던 원동력은 현지화된 독점 콘텐츠에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 한국 진출 이후 현재까지 <스위트홈>, <킹덤>, <인간수업>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70여편을 전세계 190여개국에 선보여왔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국내에 투자한 금액만 약 7700억원(7억달러)에 달한다. 지난 2019년엔 CJ ENM의 자회사인 스튜디오드래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2대 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은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넷플릭스의 약진은 국내 OTT 시장 경쟁에도 불을 댕기고 있다. 먼저 웨이브티빙, 왓챠 등 국내 기업들이 넷플릭스를 맹추격 중이다. 카카오도 카카오TV에서 <며느라기>, <연애혁명>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콘텐츠 첫 공개 후 일주일간 무료로 시청하고, 이후 회차당 500원을 과금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BM)도 도입했다. 지난달에는 쿠팡까지 OTT 경쟁에 본격 참전했다. 2020년 7월 동남아시아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 ‘’을 인수한지 약 5개월 만이다. 월 2900원만 내면 로켓배송·무료반품 서비스와 함께 OTT인 ‘쿠팡플레이’의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멤버십 가입자는 이미 500만명에 육박한다. 이 때문에 e커머스 강자인 쿠팡이 넷플릭스의 강력한 적수로 떠오르고 있다. 쿠팡은 <블로터>가 선정한 ‘2021 테크체인저’ 기업에서도 10위인 넷플릭스에 이어 11위(25.6%)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2021년에는 디즈니플러스(+), HBO맥스, 애플TV+ 등 해외 OTT들의 한국 시장 진출도 유력시되고 있다.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코로나로 인해 2020년 세계 OTT 시장규모가 전년(930억달러) 대비 20% 정도 성장한 1100억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1410억달러에 달할 거란 예상도 내놨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넷플릭스를 ‘2021 테크체인저’로 꼽은 배경에도 OTT업계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사진=네이버웹툰

포털의 콘텐츠 활용법

“골드러시(Gold Rush·황금광 시대) 땐 금맥을 찾은 사람보다 청바지를 판 사람이 성공했다는 말이 있다. OTT 전쟁의 승자는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IP를 꾸준히 제공할 수 있는 IP 플레이어들에게 이들의 전쟁은 큰 기회이자 성공의 찬스다. 우리 IP의 가치는 이들을 통해 끊임없이 제고될 것(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

OTT업계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 경쟁은 웹툰·웹소설 등 IP 사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웹툰·웹소설은 IP를 기반으로 한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가 가능하다. 콘텐츠만으로도 매출을 낼 수 있는 데다가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으로 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콘텐츠가 카카오와 네이버의 신(新)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카카오는 국내에서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을, ‘만화왕국’ 일본에서는 픽코마를 운영 중이다. 2020년 3분기를 돌아보면 카카오의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6% 증가한 5460억원을 기록했다. 유료 콘텐츠 매출은 일본을 중심으로 글로벌 거래액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61% 성장한 148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픽코마의 성장세가 거침없다. 2020년 3분기 거래액은 전년대비 247%나 뛴 13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에 따르면 픽코마는 2020년 7월 일본 비게임 앱 통합 매출 1위를 차지했다. 픽코마가 일본에 진출한 지 4년 반 만에 이룬 성과다. 증권업계에서는 오는 2022년 픽코마의 거래액이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픽코마를 통해 일본에서 선전을 이끈 카카오페이지의 IP들은 북미 시장에서도 가파른 성장을 이끌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는 추후 중화권, 북미, 인도, 동남아 전역으로 영향력을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네이버는 웹툰을 발판 삼아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고 있다. 2014년 7월 미국에 진출한 네이버웹툰은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영역을 넓혀 유럽, 남미 시장까지 진출했다. 2020년 8월 기준 전세계 월간활성이용자(MAU)수는 67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 3분기 콘텐츠 사업에서 전년동기 대비 31.8% 늘어난 1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 전세계 100여개국 만화 앱 수익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연간 거래액은 8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P 사업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네이버웹툰 원작 <스위트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 넷플릭스 전세계 시청 순위 3위를 기록하는 등 각국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지난해 네이버는 웹툰 사업의 본거지까지 미국으로 옮겼다. 미국 본사가 한·중·일 웹툰 사업을 총괄하도록 지분구조도 재편했다. 웹툰 IP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공략하는 한편, 유럽・남미지역 등 시장 저변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서다. 네이버측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웹툰의 글로벌 성장을 위한 기회가 있다”라며 “국내 웹툰작가들의 해외진출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팬십·커뮤니티 등 다른 네이버 서비스의 글로벌 성장 가능성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 등 콘텐츠 시장의 전망은 밝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들이 내비친 기대감 대로다. 전세계 만화 시장의 주류는 아직 ‘출판만화’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전세계 최대 규모인 일본 만화 시장은 5조8000억원 규모다. 여기서 웹·앱을 통합한 디지털 만화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3조원에 불과하다. 시장이 성장할 여지가 크다는 의미지만, 이조차 단면에 불과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0 만화 산업 백서에 따르면 웹툰을 새로운 모바일 콘텐츠로 보고 가치를 환산할 경우 잠재적인 시장 규모는 100조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오픈서베이의 패널 20~50대 남녀 3952명 중 1000명이 응답했다. 응답률은 약 25.3%로, 각 연령대별 균등 배분을 통해 다양한 연령대의 의견을 듣고자 했다. 표본오차는 ±3.10%p (95% 신뢰수준)다. 이번 설문에 관한 자세한 결과는 [☞오픈서베이 결과 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