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블로터로]’LG 롤러블’ 티저 공개 D-Day…’다양한 화면비율’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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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첫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LG 롤러블(가칭)’ 티저 영상이 11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CES 2021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모바일에서 장기간 고전해온 LG전자가 LG 롤러블을 새로운 터닝 포인트로 삼게 될지, 폴더블(Foldable) 스마트폰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LG 롤러블 예상 이미지(사진=렛츠고 디지털)

올해 스마트폰 업계의 혁신 키워드는 폴더블과 롤러블로 대변되는 폼팩터 경쟁이다. 바(Bar)형 스마트폰은 이미 참신함을 잃은 지 오래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과 더불어 대화면·풀스크린 경쟁은 한계에 다다랐고, 카메라도 대부분 스펙 경쟁에만 치우쳐 있어 주목도가 낮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제조사들은 지난해부터 차세대 폼팩터를 활용한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신호탄을 쏘아 올린 건 삼성전자다.

2019년 첫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후속작 ‘갤럭시 Z 플립’, ‘갤럭시 Z 폴드 2’도 잇따라 내놓으며 중국 화웨이를 누르고 세계 폴더블 시장의 강자로 올라섰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에 출하된 폴더블 스마트폰 280만대 중 삼성전자의 비중은 73%에 달한다.

삼성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 2(사진=삼성전자)

LG전자는 폴더블 경쟁이 한참 심화될 때, 듀얼 스크린을 들고 나왔지만 내심 그다음 수를 노리고 있었다. 바로 11일 윤곽을 드러낼 롤러블 스마트폰이다. 2019년 8월 미국 특허청(USPTO)에 롤-슬라이드 모바일 단말기란 이름의 특허를 제출한 LG전자는 2020년 9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LG 윙’ 발표 현장에서도 롤러블폰 준비를 암시하는 짧은 영상을 노출한 바 있다. 또 업계에선 최근 이동통신 3사 전산망에 등록된 ‘LM-R910N’을 LG 롤러블의 모델명으로 추측하고 있다.

폴더블 시장을 삼성전자가 선점한 가운데 LG전자는 롤러블 시장의 선점을 선택했다. LG전자의 롤러블 디스플레이 기술력 세계 최초 롤러블 TV 상용화 과정에서 검증받았다. 업계 전망도 밝다. 시장조사기관 DSCC의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폴더블과 롤러블폰 출하량은 매년 80%씩 늘어 2025년 기준 총 7000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LG전자가 LG롤러블을 통해 폴더블 스마트폰을 압도할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빠른 출시도 중요하지만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품질 혹은 가격을 제시해야만 LG전자도 선점 효과를 장기간 누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강력한 내수 시장을 등에 업었던 화웨이를 폴더블 시장에서 압도했던 이유도 품질과 가격 모두 화웨이보다 앞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도 이미 롤러블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LG전자 입장에선 미리 강력한 인상을 각인해 둘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까지 LG 롤러블에 대해 알려진 스펙은 많지 않다. 다만, 미리 공개된 안드로이드 롤러블폰 에뮬레이터대로라면 화면 크기는 기본 6.8인치에서 늘렸을 때 최대 7.4인치 크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롤러블폰 에뮬레이터 (자료=안드로이드 개발자 사이트)

롤러블폰 에뮬레이터에 공개된 LG롤러블은 소형 태블릿과 맞먹는 크기로,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화면의 활용성이다. 단순히 화면이 커진 것 이상으로 하나의 단말기에서 다양한 화면비를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재 가장 대중적으로 쓰이는 20:9부터 영상 감상에 최적화된 16:9, 웹페이지나 전자문서 읽기에 적합한 3:2 등 화면을 늘리는 정도에 따라 다양한 화면비를 유연하게 고를 수 있다면  폴더블 대비 유연성 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품 공개 과정에서 명확한 사용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 폼팩터의 변화만으론 시장의 관심을 끌기 어렵단 사실은 지난해 공개한 LG 윙에서 확인됐다. 세컨드 스크린을 가로로 접어 쓰는 형태로 관심을 모았던 LG 윙은 다양한 연계 기능도 함께 선보였지만 실사용성 면에선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흥행에 실패했다. 그만큼 이제는 화려함보단 자주 사용하는 기능과 서비스를 새로운 폼팩터가 얼마나 더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가를 증명해 내는 것이 이번에 LG전자가 풀어야 할 숙제다.

조작 방식과 내구성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롤러블을 구현하는 것 이상의 간단한 사용성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LG전자보다 먼저 롤러블폰을 공개한 중국의 오포(OPPO)는 모터 방식을 사용했다. 화면을 쓸어내리면 내부에 말려 있던 디스플레이가 모터에 의해 펼쳐져 나오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의 반응 속도는 다소 느리다는 사용자들의 반응이 나왔다. 일반적으로 대중이 롤러블폰에 기대하는 모습은 바로 화면을 잡아당겨 고정하거나 줄이는 방식이다. 간편하고 빠른 것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오포 이상의 간편한 조작을 지원하는지도 LG 롤러블에서 눈여겨볼 대목이다.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폰 콘셉트폰 (사진=공식 유튜브 영상 갈무리)

동시에 폴더블폰보다 얇은 두께와 더 나은 디스플레이 내구성을 보여줘야만 향후 스마트폰 폼팩터 전쟁에서도 유리해진다. 접히는 부분(힌지)에 발생하는 주름이나 미묘하게 보이는 선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폴더블 스마트폰에서 나타나는 단점으로 지목된다.

2개의 디스플레이를 겹침으로써 늘어나는 폴더블폰의 두께도 휴대하는데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접지 않고 말아 두었다가 펼치는 롤러블폰의 경우 두께와 내구성 문제를 폴더블 대비 얼마나 개선했는가도 중요한 비교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주목되는 건 가격이다. 이번 행사에서 가격까지 공개될 가능성은 낮지만 현재 업계는 LG 롤러블의 출고가를 260만원 내외로 추측하고 있다. 240만원인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2’보다 높다. 물론 첨단 기술이 도입되고 수율이 낮은 신제품의 경우 초기 가격이 높게 설정되는 건 당연한 원리지만 이는 동시에 시장 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 DSCC는 폴더블·롤러블 스마트폰 가격이 매년 6% 정도 떨어지리라 예측했다. 이 계산대로라면 260만원짜리 롤러블폰 가격은 2025년에도 여전히 180만원 이상일 수 있다. 현재 주류인 프리미엄 바형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높은 가격이다.

한편, LG 롤러블의 출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선 3월 이내로 예상한다. 부득이하게 일정이 늦춰지지 않는 한 첫 상용 롤러블폰 출시 타이틀은 LG전자가 차지할 전망이다. 이 밖에 LG 롤러블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사항들은 이번 CES 2021을 통해 공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