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블로터로]IBM이 말하는 ‘양자 컴퓨팅’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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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양자 컴퓨팅에 대한 관심이 커질 무렵 혹자는 ‘현존하는 컴퓨터보다 수만배 빠른 양자 컴퓨터가 우리 책상 위를 점령하게 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쳤다. 이는 기술적으로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양자 컴퓨터는 ‘양자역학’이란 이름이 주는 느낌처럼 어떤 신비함을 간직한 존재다. 아직 양자 기술에 대해 알려진 내용도 많지 않다 보니 양자 컴퓨터에 대한 여러 추측과 설익은 기대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과연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를 대체하게 될까?

IBM은 이번 CES 2021 온라인 부스 한편에서 ‘양자 컴퓨팅에 대한 실제 이야기’를 주제로 대중이 양자 컴퓨팅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오해하는 내용들을 Q&A로 정리해 소개했다.

케이티 피졸라토(Katie Pizzolato) IBM 퀀텀 애플리케이션 디렉터(사진=CES 영상 갈무리)

– 양자 컴퓨터를 사용하려면 양자 물리학을 알아야 한다?

해설가로 등장한 케이티 피졸라토(Katie Pizzolato) IBM 퀀텀 애플리케이션 디렉터는 “그렇지 않다”며 “이 영상을 시청하는 데 사용한 것과 동일한 컴퓨터와 웹브라우저로도 오늘 당장 양자 컴퓨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서비스 이야기다. 현재 IBM은 구글, 인텔과 함께 양자 컴퓨팅 대중화에 가장 많은 관심을 쏟는 기업으로 꼽힌다. 그리고 아직 PC 수준으로 보급되기 어려운 양자 컴퓨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클라우드, 즉 네트워크를 통해 양자 컴퓨터 연산 기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2016년부터 제공 중이다.

<씨넷> 보도에 따르면 2020년 4월 기준 ‘양자 경험(Quantum Experience)’이란 IBM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서비스 누적 이용자는 22만 5000명에 달한다. 또 100개 이상의 회사가 해당 프리미엄 유료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별도의 기술적 지식 없이도 시뮬레이터 등 간단한 도구를 통해 손쉽게 양자 회로 구축을 돕는 솔루션이다.

IBM이 개발한 양자 컴퓨터 ‘IBM Q System One’ (사진=IBM)

– 양자 컴퓨터의 강점은 대량의 데이터 처리 속도다?

케이트는 양자 컴퓨터는 근본적으로 양자 ‘얽힘’ 및 ‘중첩’ 등의 원리를 이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얽힘과 중첩은 양자 컴퓨팅을 처음 접할 때 가장 어려워하는 개념인데, 쉽게 말하면 현존하는 컴퓨터와 다른 데이터 저장 및 처리 방식이 만들어지는 시작점과도 같다.

간단히 알아보자. 일반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비트(Bit) 기반의 디지털 정보를 기반으로 연산을 수행하며 각 비트는 하나의 정보만을 담은 채 순차처리 되는 것이 기본이다.

반면, 양자 컴퓨터의 큐비트(Qbit)는 물리학상 0과 1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고(중첩), 하나의 양자가 다른 양자의 상태를 결정할 수 있는 성질(얽힘)을 이용해 n개의 큐비트가 있다면 2의 n승 만큼의 동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따라서 양자 컴퓨터 내 활용 가능한 큐비트 개수를 늘릴수록 연산력도 제곱으로 향상되므로 상상 이상의 연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 양자 컴퓨터, 아직은 너무 불완전하다?

케이트는 “전혀 그렇지 않다(Not at all)”고 일축하며 “2016년 클라우드 양자 컴퓨팅 서비스를 시작한 IBM은 지금도 24시간 안정적으로 구동되는 25개의 양자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다?

케이트는 이 질문 역시 부정했다. 양자 컴퓨터는 구조상 특수 작업에 더 적합하며, 기존 컴퓨터도 여전히 양자 컴퓨터보다 나은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즉, 양자 컴퓨팅 기술이 발달한 미래에도 두 컴퓨터는 상호보완의 관계로 공존할 것이란 이야기다.

마찬가지로 현재 양자 컴퓨터는 주로 의료 분야 및 생명과학 연구 등 방대한 연산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의 활용성을 기대받고 있다. 예컨대 분자 단위의 빠른 연산이 가능한 양자 컴퓨터는 천문학적인 경우의 수를 계산해야 하는 자연 현상 시뮬레이션이나, 제약 분야 등에서 좋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

양자 컴퓨팅은 1960년대 양자 이론 발견 이후 21세기부터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자료=IBM)

한편, IBM은 별도의 양자 컴퓨팅 관련 인포그래픽 자료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제 양자 컴퓨팅 기술은 준비 단계를 지났으며, 이제는 더 빠른 속도와 정확성을 도모하고 양자 컴퓨터를 활용한 문제 해결을 고민해야 하는 시기다. 또한 현재 50큐비트 수준인 자사의 양자 컴퓨터 기술이 2021년 127큐비트, 2030년에는 100만 큐비트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0년 후 1회 연산으로 2의 100만제곱 수준의 수학적 계산이 가능해진다는 말과 같다.

아울러 양자 컴퓨팅을 ‘비트(현존 컴퓨터)’, ‘뉴런(인공지능)’, ‘큐비트(양자)’가 모두 어우러진 ‘컴퓨팅 혁명’으로 칭하며 향후 10년간 양자 컴퓨팅 분야의 성장을 위해선 개방형 혁신 및 전문가 양성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