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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찾는 장소’는 개인정보 아니라는 카카오

2021.01.15

카카오의 지도앱 ‘카카오맵’을 통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줄줄이 새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는 “즐겨찾는 장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정보공개 기본 설정을 ‘공개’로 해둔 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맵 이용자들이 이름, 가족, 직장 등 자신의 신상정보를 즐겨찾기로 설정해놓고 이를 전체 공개로 해둔 것이 다른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MBC 보도를 통해 이용자 가운데 일부는 자녀의 학교와 직장을 등록한 채로 개인 성생활을 기록해두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자녀 사진을 공개하고 성매매 업소 목록을 저장해 놓거나, 군부대 이름과 훈련위치를 그대로 올려둔 사례도 있었다. 즐겨찾는 장소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정보 공개 여부를 묻는 기본 설정이 ‘공개’로 돼 있는 데다가, 폴더 이름 설정 시 이 항목이 스마트폰 자판에 가려져 있어 자신도 모르게 공개에 동의한 이용자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카카오는 ‘즐겨찾는 장소’는 개인정보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소 정보는 이용자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된 정보 이를 즐겨찾기한 것만으로는 개인을 특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즐겨찾는 장소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기본값을 ‘비공개’로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즐겨찾기 장소가 개인의 위치정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와 이용자가 자신의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개할지 여부를 선택하는 것은 다르다는 설명이다. 또, 즐겨찾기 폴더 생성 시 해당 기능을 명확히 안내하고 있으며 공개와 비공개 여부를 설정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용자들에게 공개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제공했기 때문에 카카오에게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다만 카카오 관계자는 “즐겨찾기 폴더 설정 기본값을 ‘비공개’로 즉시 변경 작업 중”이라며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설정 기본값을 공개로 해둔 자체로 이용자 개인정보 보호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사 서비스인 네이버‧구글 지도 앱은 즐겨찾기 장소 비공개를 기본값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위치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주장이지만 이미 일부 이용자들의 경우에는 개인 식별이 가능한데 (개인정보가) 아니라는 것은 카카오의 잘못된 해명”이라며 “유럽의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은 기본 설정값을 개인정보보호에 초점을 두도록 정하고 있다. 공개 설정은 가능하나 기본적으로는 개인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법으로 구체적으로 정해놓은 바는 없으나 기본 (개인정보보호) 원칙에 비춰 봤을 때 (비공개 기본 설정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기존 이용자들이 공개로 설정했던 폴더는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이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카카오맵 이용자의 개인정보 노출을 우려해 기존 생성된 카카오맵 즐겨찾기 폴더를 전부 비공개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