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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기획’에서 ‘상품기획’으로 발을 넓혀야 살아 남는다.

2008.08.21

이러닝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은 제가 누차 강조해 오던 것입니다. 제가 이러닝의 3요소로 꼽고 있는 학습자, 콘텐츠, 플랫폼에서만 봐도 콘텐츠는 교육의 3요소인 중 교수자와 학습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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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러닝 콘텐츠가 중요하기 때문에 교수설계자들은 이러닝 콘텐츠를 거시설계, 미시설계 등의 단계를 꼼꼼하게 진행해가면서 정성껏 만들어 갑니다. 이때 교수전략, 컨셉설정, 학습진행단계 설정, 에이전트 및 학습창 구조 설정 등도 함께 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교수설계자들이 흔히 하는 업무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교수설계자들이 이러닝 콘텐츠를 만들 때의 모습을 가만히 보면 생각보다 수동적인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가 그렇게 나와서…’, ‘내가 기획한 것이 아니라서…’ 등의 이야기를 자주하는 모습에서도 수동적인 자세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러닝 콘텐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교수설계자들 조차도 수동적인 자세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를 가만히 생각해 보면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이러닝 콘텐츠의 기획을 내가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해 온 것을 만드는 역할만 해 왔기 때문, 둘째, 내가 모르는 분야의 지식을 재구성하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모르는 영역에 대한 두려움과 지식 생산에 대한 책임여부 등이 아닌가 싶습니다. 제 생각에는 첫째 이유가 더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만, 교수설계자의 역할이 지금 업계에서 하고 있는 ‘단순 교수설계’에 그치게 된다면 두번째 이유도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설계자들은 이러닝 콘텐츠를 처음부터 기획하지 않아 왔습니다. 이러닝 콘텐츠의 대부분의 형태가 ‘발주-수주’ 형태로 이루어져왔기 때문에 기획되어진 일들만 처리해도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일 잘 하는 교수설계자는 기획을 잘 할 필요 없이 기획된 콘텐츠의 의도를 파악한 다음 그것을 재구성, 재구조화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면 충분했고, 고객의 니즈와 프로젝트의 일정을 잘 관리하면 그것이 전부였다고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러나 ‘발주-수주’의 형태의 한계점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러닝 콘텐츠 업계에서는 ‘자체과정을 만들자’라는 니즈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래서 지금은 자체 과정을 보유하고 이것으로 돈을 벌는 업체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러닝 콘텐츠의 흐름도 변하고 있습니다. 남이 기획해 놓은 것을 만드는 역할에서 이제 내 것을 만들고자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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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런데 문제는 이때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이러닝 업계에는 기획자라는 타이틀을 달고 일하는 사람이 별로 없죠. 이러닝 서비스를 하는 업체의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운영자, 개발자, 교수설계자 등의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제 생각에는 남의 것을 만들 때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교수설계자들이 내 것을 만들 때에도 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수설계자들이 하는 일이 ‘기획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현재는 상품으로 기획되어 있는 것을 포장하는 기획이 전부였다면 이제 상품을 기획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상품기획은 포장기획과 다르죠. 생각의 출발점도, 관점도,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도 많이 다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엉뚱이도 상품기획은 소질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포장기획만 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품기획을 하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입장이 되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기획이라는 것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프로세스도 잘 모르고, 현재는 그냥 ‘감(感)’으로만 기획하고 있는데, 이러한 것도 조금 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획에 대해서 공부를 좀 더 해야할 것 같습니다.

수동적인 기획에서 능동적인 기획으로, 포장기획에서 상품기획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교수설계자들도 점점 설 자리가 좁아드는 그런 날이 올 것입니다. 그때를 대비하기도 해야하고, 저를 보고 있는 많은 후배들의 눈도 있기 때문에 저 스스로가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입장에 놓였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 교수설계자분들은 이런 고민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가요?

<이러닝 블로그 : heybears.com>

parkhyungjoo@gmail.com

이러닝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서고 싶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 그날까지...엉뚱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