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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나눌 때 빛나더라” ‘배민’ 김봉진, 재산 절반 기부 선언

2021.02.18

“저와 저의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합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자녀들 한나, 주아도 이 결정에 동의했음을 알려드립니다.(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정보기술(IT)업계의 수장들의 ‘통 큰 기부’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에 이어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순차적으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18일 김봉진 의장은 세계적인 기부클럽 기빙플레지로부터 서약자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고 밝히고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 100억원을 3년 안에 환원하겠다는 기부 서약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켰다. 지금까지 우리 인생의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부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라며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 기빙플레지 기부 선언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회원 간의 도덕적 약속과 선언의 형태로 이뤄진다. 각자의 관심사에 따라 적합한 자선단체, 비영리단체를 찾아 자유롭게 기부할 수 있다. 김 의장 부부는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등에 기부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빙플레지 홈페이지(https://givingpledge.org/)에는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국문 서약서가 공개됐다.
기빙플레지는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선기부 단체다. 회원으로 가입하려면 자산이 10억달러(약 1조1065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 때문에 김 의장의 기부 규모는 최소 5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까다로운 심사 절차로 유명하다. 기부할 자산의 형성 과정을 살펴보고 기부자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심층 인터뷰, 평판 조회 등을 진행해 기부자의 나눔의 의지가 강할 때만 선언자로 받아들인다.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입절차를 밟아온 끝에 한국인으로는 처음, 세계에서 219번째 기부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등이 이 단체에 가입돼 있다. 전체 가입자의 약 75%가 빈손으로 시작해 부를 일군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들이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보며 기부 꿈꿨다

서약서에서 김 의장은 기부를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운을 뗐다. 김 의장은 수도전기공고,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디자인그룹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를 거쳐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이어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전했다.

앞서 김 의장은 2017년 100억원 기부를 약속한 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사랑의열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한의료사회복지사협회 등 재단·협회를 비롯해 월드투게더, 밥퍼나눔운동본부, 서울예술대학과 같은 NGO, 학교 등에 총 100억3100만원을 기부해왔다.

 


<서약서 전문>

안녕하세요 김봉진, 설보미입니다.

우선 빌게이츠와 워런버핏 그리고 앞선 218분의 기부선언자분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저와 같은 수많은 창업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누군가에 의해 계속 이어져야 하며 그 이야기를 잇는 사람 중 한 명이 된 것에 대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와 저의 아내 설보미는 죽기 전까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선언합니다.

우리의 사랑스러운 자녀들 한나, 주아도 이 결정에 동의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심지어 위 사진은 한나가 찍어준 사진입니다. 그리고 셋째 다니엘은 아직 두 살이라 설명이 불가능해 훗날 자라면 누나들과 잘 설득해 보겠습니다. :-) )

이 기부선언문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주는 그 어떤 것들보다도 최고의 유산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기부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 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페이스북을 통해 100억원을 3년 안에 환원하겠다는 기부 서약을 하고 그 약속을 지켰습니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 인생의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하며 이제 더 큰 환원을 결정하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인생의 행복과 보람을 경험했고, 심지어 이를 통해 사업을 더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으며, 기부 과정의 실무적인 어려움을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 배움을 통해 우리 부부는 앞으로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그리고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부 문화를 저해하는 인식적, 제도적 문제들을 개선하는데도 작은 힘이지만 보태려합니다.

그렇지만 현재의 예상수명보다 훨씬 더 많이 살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지금 모든 계획을 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과거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문제들이 지금은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스타트업을 하면서 좌충우돌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여러 방식의 기부와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도전과 실패를 통해 지속적으로 배워나갈 것이며, 그 경험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기부문화를 확산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게이츠와 워런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요.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습니다.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렇게 누군가 이 이야기를 계속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