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없으면 1원도 안된다는 산은 vs 고용 있으니 살리자는 금융위…쌍용차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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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쌍용차 법정관리 당시 본사에 걸린 현수막(출처=쌍용차 홈페이지)

쌍용자동차의 회생 여부를 두고 금융당국의 의견이 엇갈린다.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지속 가능한 사업성이 없다면 1원도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금융위원회는 살아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면 살려야 된다”며 쌍용차 처리에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금융위의 발언은 쌍용차 지원에 대한 당국의 첫 긍정적 반응으로, 산은이 상급기관인 금융위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쌍용차의 회생에는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에 출석해 단기 법정관리(P플랜)을 준비 중인 쌍용차 지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 질문에 “살아남을 수 있느냐는 산업적 판단에서 봐야 한다”며 “고용도 있고 하니 괜찮다면 살리는 것이 괜찮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쌍용차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데는 아무리 많이 해도 어려울 것”이라며 “쌍용차를 지원하는 것이 싸게, 적은 비용으로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쌍용차 지원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덧붙였다.

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쌍용차 지원에 대한 금융당국의 첫 긍정적 반응이지만, 줄곧 회의적인 입장을 피력해 온 쌍용차 채권단 산업은행과는 대치되는 의견이다.

산업은행은 그간 쌍용차를 향해 “쌍용차 부실화 원인은 대주주의 경영 실패에서 기인한 것인데, 왜 산은의 책임인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며 “최근 10년간 누적적자가 1조원이 넘는 회사에 단순히 돈만 넣는다고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회사의 존속 가능성을 담보할 결과를 만들고, 노조가 단체협약 유효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흑자를 내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으면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며 추가 투자에 선을 긋고 있는 상태다.

이 회장은 또 쌍용차에 확실한 투자자 유치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쌍용차는 이르면 내달께 미국 자동차 유통 업체 HAAH오토모티브와 인수 계약을 맺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산은은 HAAH오토모비트 외의 새 투자자 유치를 요구하고 있고, 굳이 HAAH오토모티브여야 한다면 구체적인 사업계획 없인 금융지원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급기관인 금융위가 쌍용차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산은의 전략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단 지적이다. 특히 은 위원장이 ‘고용 문제’를 내건 만큼 이동걸 회장 입장에선 ‘선(先)경영 정상화·후(後) 고용안전’이란 원칙을 고수하기 힘들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칫 4800 여명의 쌍용차 직원, 10만명에 이르는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위기에 따른 생계 불안, 연쇄 도산의 책임이 산은에게 전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정부와 지자체까지 나서서 산은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세균 총리는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쌍용차 회생 방안을 묻는 질문과 관련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잘하고 있어 신뢰한다. 잘 풀어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은 위원장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아울러 경기도는 지난 17일 쌍용차 협력업체의 유동성 위기를 돕기 위해 50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지원키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또한  “쌍용차 문제는 경기도의 해결과제”라며 “쌍용차 경영 정상화를 위해 경기도 차원의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상태다.

만약 산은이 금융위와 지자체 등의 압박에 이들의 의견을 수용하게 되면  쌍용차의 회생에는 청신호가 켜진다.  현재 쌍용차의 잠재적 투자자로 거론되는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 인수 조건으로 산은에 25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 대출 등이 이뤄지면 쌍용차는 기사회생하게 된다.

한편 쌍용차는 오는 3월 P플랜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한다. 당초 이달 26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었지만, 대주주와 투자자 등의 동의를 얻는 작업이 길어지게 될 것을 감안해  최종 신청서 제출을 3월 초나 중순까지로 내다보고 있다.

P플랜에는 여러 자구안과 더불어 감자를 통해 대주주인 마힌드라 지분율(현재 75%)을 낮추고 HAAH가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