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노리는 아이오닉5, LG∙SK 배터리 ‘품질 경쟁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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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처음 적용해 생산하는 순수 전기차(EV) ‘아이오닉(IONIQ) 5’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했다. 그동안 개별 차종 모델 이름이었던 아이오닉을 브랜드명으로 격상시킨 동시에, 주요 배터리 공급 업체였던 LG에너지솔루션 대신 SK이노베이션을 선택한 것이다.

23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아이오닉 5는 향후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패를 가를 중요한 차종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를 시작으로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처럼 전기차 상품군을 꾸려 시장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가 23일 공개한 전기차 아이오닉 5.(출처=홈페이지 갈무리.)

아이오닉 5는 현대차가 자체 개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최초 적용된 차종이다. 그동안 현대차가 생산해온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HEV)들은 전부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기 위해 설계된 플랫폼에서 만들어졌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최적의 플랫폼을 자체 연구 및 개발했고 그 첫 번째 결과물이 바로 아이오닉 5다.

이처럼 현대차가 잔뜩 힘을 준 전용 플랫픔 최초 모델 아이오닉 5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상당히 상징적이라는 평가가 이전부터 나왔다. SK이노베이션은 소울 EV, 니로 EV 등 기아차 전기차 위주로 배터리를 납품해왔다. 현대차 코나EV에도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탑재되긴 했지만 유럽생산 물량에 한정됐다. 사실상 그룹의 차세대 주력 전기차에 그동안 관계가 깊었던 LG에너지솔루션 제품 대신 SK이노베이션을 선택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전기차 최적화를 위해 만든 모듈형 플랫폼이 E-GMP이고, 여기서 탄생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 5에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것은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 간 관계가 생각보다 끈끈하다는 방증이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가 국내외 시장에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 펼쳐질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품질경쟁’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배터리 품질은 최근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현대차가 7만7000여대를 판매한 코나EV에서 화재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나EV는 2018년 5월 처음 화재가 보고된 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아직 구체적인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코나EV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제조한 배터리가 탑재돼 있어 LG에너지솔루션도 화재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게다가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차 전기버스에서까지 화재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코나EV 화재 원인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화재 이슈는 인명사고로 직결될 수 있어 현대차 입장에서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실제로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공개에 앞서 코나EV 화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23일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최근 코나 EV 화재 이슈로 고객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하루라도 빨리 안전을 위한 근본적 해결 방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은 코나EV에 탑재된 배터리 전량 교체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교체에 약 1조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규모 비용 지출도 불가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아이오닉 5의 흥행 및 품질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 간의 관계도 크게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까지 처럼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현대차와 더욱 돈독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E-GMP 3차 수주까지 정해진 것으로 알려져 LG와 SK간 수주전은 이미 끝났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현대차 입장에서는 LG와 SK 경쟁구도를 만드는 것이 유리한 만큼, 이번 아이오닉 5의 품질이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