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 책]‘미안하다’는 ‘사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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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가운데 인간관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다. 사람이 일을 한다. 일을 하면서 순조롭게 진행도 되지만 원활하지 못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하여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오류가 나거나 실수가 발생된다.

당신은 최근 누군가에게 사과해본 일이 있는가? 없다면 건강하게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사과를 한다고 불행한 것은 아니다. 누구나 한 번 쯤은 그런 일들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반대로 사과를 받아본 적이 있는가? 사과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는가? 세탁소에서 맡긴 옷에 이상이 생겼을 때, 의료과실로 인하여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 세탁소 주인은, 의사는 어떻게 대처했는가.

차량접촉 사고 시, 잘못의 행위가 본인에게 있어도 먼저 잘못했다고 말하지 말라고 권한다. 책임소재와 보상규모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큰소리 치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도 한다. 책임을 인정하는 순간 법적인 대가를 치루게 된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의 온라인 상 개인정보 유출이나 서비스 중단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사과하는 메일을 받는다. 담긴 내용은 뻔하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뒤늦게 보고하면서도 진정성을 찾기는 어렵다.

보고서 제출 시간은 다가오는데, 인쇄소에서 완성본이 나오질 않는다. 금방된다는 말만 되풀이 된다. 그런 공방이 몇 번 끝에 결국 마감시간을 넘겼다. 어떻게 일을 그런 식으로 하느냐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었다. 인쇄담당자에게 이야기를 했지만 오히려 그쪽이 더 화를 낸다. 일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사과의 말을 듣지 못했다. 접수장소로 완성본을 들고가서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접수토록 했다. 그리고 사과의 말을 건냈다. 다시 이곳과 일을 하지 못했다.

일은 혼자서 할 수 없다. 1인 기업가라도 여러 사람과 협력하며 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과정에서 좋은 일만, 좋은 이야기만 있을 수 없다. 시간 다 되어서 재촉하는 일들은 힘겹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일을 마치기는 하지만 때로는 보람보다는 허탈감이 더 클 때가 있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없기 때문이다.

좋은 말은 꺼내기 쉽다. 그러나 하기 어려운 말들은 역시 꺼내기 어렵다.

자신의 잘못을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못한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수록 신뢰가 깍이고 명예가 손상되는 일에는 더욱 그렇다. 밥먹 듯 하는 사과도 문제이지만, 지퍼로 꽈 닫은 듯입다물고 있는 것은 더 문제다.

사과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이 책은 ‘사과’의 기술에 관한 책이다. 어떤 자리에서 하는 말이냐에 따라서 그 말의 힘과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 파장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좋은 말은 많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잘못을 뉘우치거나 깨닫고 상대에게 건네는 사과의 표현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도 문제는 그 말을 하지 않으려는데 있기 때문이다. 한다해도 대부분이 그 때를 놓친다. 돌아서서 그 때 할 것을 후회한다. 형식에만 치중하다보니 진중함도 없다. 사과도 아니고 말도 아닌 꼴이 된다.

“누구에게나 사과는 힘든 말이다. 인간은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를 뱉기도 힘들 만큼 ‘자존심 강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 함께 일하는 부하직원, 그리고 국민에게 ‘미안합니다’라는 말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힘든 것이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어 미안하다는 말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미안합니다”로 그치지 말고, 무엇이 미안한지,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그것이 현명한 사람이 가져야 할 사과의 기술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김호와 ‘뇌과학자’로 알려진 정재승이 쓴 이 책은 심리학적 측면과 인간의 반응을 비교분석한 가운데 오늘날 사과의 의미를 짚어보며, 그 ‘힘’을 체크한다.

사과는 리더의 언어이다. 그러나 리더는 사과를 회피한다.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 인터넷의 영향으로 숨길 만한 것이 없음에도 그렇다.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사과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

인터넷 서비스 실무작업을 진행할 때 제공 중인 서비스의 다운으로 이용자간 메일송수신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공지사항을 통해서 서비스 불안정을 안내하고 복구 관련 사과의 내용을 올렸다. 다행히도 상황을 이해하고 잘 복구하길 바라는 메일과 전화를 해주었다. 그러나 이 일이 반복되다보니 불만만 더욱 증폭되었다.

사과는 재발을 방지하는 다짐이 되어야 하는데, 잠시 피하기 위한 도구로만 사용된다면 이용자들은 돌아서고 만다.

저자도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기업이 사과문을 내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는데, 동일 실수를 반복함으로 해서 이를 무색하게 한다는 것, 오히려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이지만 지금은 실수나 잘못은 더욱 투명하게 노출되고 전파도 빨리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과의 타이밍은 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사과의 시기를 놓친다. 숨기려고 하고 그냥 지나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시기를 놓침으로 해서 더 어려운 상황을 맞는다. 저자는 책 속에서 사과할 때 쓰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어법 3가지를 소개하는데, 그 내용은 책 속에서 한 번 읽어보자. 내 생각과 공저자의 생각과 맞는지, 다른지를.

당신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있는가

정치인들의 예에서 더 많은 상황을 만날 수 있다. 청문회에 나온 후보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모른다고 하거나 하지만 증거를 내놓을 때 가서야 인정을 하고 사과를 하지만 이미지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연예인들은 또 어떤가?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 가서 들통나면 그제서야 사과를 하고 용서를 구한다. 이도 늦었다. 제기된 시점에서 털어놓을 것을 권한다. 사과의 기술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한 사과 자체에 진정성이 있느냐라는 점이다.

“사과의 진정성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개인 간의 사과에선 더욱 그렇지만, 조직이나 국가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사과는 종종 ‘협상의 카드’역할을 한다. 사과가 계산되었다라든가, 당신의 친절이 단순한 ‘사탕발림’의 메시지라고 느끼는 순간, 당신의 사과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급격히 낮아지는 것은 물론 당신을 공정하지 못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사과문은 뻔한 형식적인 사과문이다. 진정성이 없다. 토가 달린다. “잘하려고 했지만…”이라는 부분이 등장한다.

인터넷 시대에 적절한 사과의 도구 등장

마지막으로 사과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은 액션이다. 즉 구체적인 행동에 대한 언급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이 이를 말로만 글로만 끝내려고 한다. 구체적인 행동은 소비자를 움직이게 하고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애플은 이를 나름대로 잘 활용했다. 아이폰 4의 수신문제에 대해서 문제를 인정하고 케이스 제공을 언급한 바 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 이용 시 옆에 있는 사람의 발을 밟아본 적이 있는가, 그 때 사람들에게 어떻게 행동했는가, 더불어 상대방은 또 사과에 대해서 어떻게 반응을 했는가를 떠올려보라.

이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열고 고객과 소통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 유트브를 통한 동영상홍보도 물론 가능하다. 이들은 고객서비스에 대한 정보 수집과 정책결정을 위한 신속한 판단을 내리고 기업홍보를 하는데 도움을 얻고자 함이다. 더불어 자사의 제품에 대한 불만고객과 서비스 불만족에 대한 접수 및 응대창구로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뉴미디어 도구의 사용과 판단은 각자에게 달려있다. 지금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거짓말로 일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인지, 아니면 초기 단계에서 털어냄으로 해서 짐을 내려 놓고 갈 것인지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진다. ‘제대로 된 사과’는 윤리적인 과정을 통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임을 언급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제목처럼 이왕하는 사과 적절한 타이밍에 구체적인 행동으로 쿨하게 사과할 것을 권한다. 도미노 피자를 비롯 한동안 떠들썩했던 학력위조 인물들에 대한 행동양식 등 다양한 실험사례를 담고 있는 이 책 뒤부분에서는 사과 시 체크리스트도 제공하고 있어, 사과문에 담아야 할 요소들도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잘 만든 사과문, 그리고 상대에게 사과하는 말로 추가비용 지출없이 일을 해결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자.

평소에 잘하고 살 일이다.

쿨하게 사과하라
김호, 정재승
어크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