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푸른길의 책] ‘웹’이 만든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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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접속, 친구의 동향을 살펴보고, 올라온 글을 읽는다. 앉았다 일어나며 새로고침 하고, 그 사이에 새로운 메일 도착을 알리는 메시지로 메일 확인하고, 다시 새로고침 한다. 우리의 마음과 몸을 인터넷에 푹 담고 산다. 통신연락이 되지 않는 곳으로의 ‘탈출’을 꿈꾸지만 마음 속 한가운데 이는 불안감을 또한 감출 수 없다. 통신수단이 전혀 없는 그런 상태를 상상할 수 없다.

카페를 가면 문 앞에 와이파이 스티커를 먼저 확인하고 안도한다. 전원코드 연결이 안되는 곳은 생각할 수 없다. 달리는 버스, 지하철 안에서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접속하고, 드라마를 보고, 게임을 즐기며, 친구들과 쪽지를 주고받는다. 국가대항전축구경기를 보기위하여 퇴근 시간도 안되어 안절부절, 집에서 봐야만 하는 그런 일이 사라졌다. 나만의 TV가 있고, 맛집을 찾기 위하여 마음 조릴 일이 사라졌다. 손끝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웹은 하늘이 준 선물과도 같았다. 그러나…”

네모 검색 창 안에 ‘단어’만 입력하면 된다. 기업들의 무한 경쟁은 생존을 위한 처절함이지만, 이용자들에게는 또 하나의 ‘축복’이다. 자동으로 검색어 추천을 해주고, 연관검색어까지 보여주며 친절하게도 바쁜 ‘뇌’ 활동을 줄여준다. 보이는 대로 클릭, 클릭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이러한 활동들은 뇌의 건강한 촉진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뇌를 혹사시키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섰다. 이러한 세상에 살다보니 생각할 일이 점점 사라져간다고 말하는 니콜라스 카. 그의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터넷이 우리의 뇌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부제를 달고 선을 보였다. 웹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다는 표현으로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온 니콜라스 카가 처음의 생각과는 달리 이 책을 통해 ‘생각할 시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터넷 사용은 많은 모순을 수반한다. 우리의 사고방식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은 바로 인터넷이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긴 하지만 결국은 우리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말 것이라는 점이다.“

‘만능’이 되어버린 네트워크 환경에서 벗어나 살아가 수 없게 된 지금, 인터넷과 정보과학이 주는 그런 편리함과 즐거움 속에 감추어진 불편함과 뇌의 활동상황을 한정공간에만 머물게 하는 이런 상황에 대한 논쟁과 분석, 그리고 우리가 좀더 염려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를 짚어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처음 등장하는, 생소한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날 우리사회에 문제되고 있는 인터넷 중독과 자신이 직접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을 갖지 못하고 의존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을 돌아본다면, 저자의 견해를 짚어볼만한 여유가 필요하드는 생각도 갖게 한다.

언어의 바다를 헤엄친 스크버 다이버

모두 2부로 나누어,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누구보다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수집과 저술, 강연활동을 했지만, 이렇게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그만큼 빼앗긴 것이 있음을 발견한다. 바로 생각하는 시간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편집장을 비롯하여 이후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며 강연을 해 온 저자는 그러던 어느 날, 지금의 행동이 적절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자신이 놓친 것이 바로 생각하는 시간, 생각하는 뇌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인터넷은 나의 집중력과 사색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든 오프라인상에서든 나의 마음은 인터넷의 유통방식, 즉 숨 가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조각들의 흐름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한때 나는 언어의 바다를 헤엄치는 스쿠버 다이버였다. 하지만 지금은 제트 스키를 탄 사내처럼 겉만 핥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비평에도 불구하고 네트워크는 수백년간 해온 활동들을 단 몇 년에 이루어낼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고, 영향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점점 더 그 주기는 앞당겨질 것이다.

뇌의 구조적인 분석과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기록을 바탕으로 뇌의 활성화와 가소성에 대한 이야기를 쏟아내며, 네트워크 시대에 우리의 뇌를 어떻게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저자. 이제 사람들은 차량용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길을 찾기도 어렵다. 지도 앱을 통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찾는다. 생각하고 기억을 억지로 해야 할 이유가 없다. 편리함으로 인하여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전통적으로 내려온 책의 역사와 전자책의 영향, 출판시장의 변화, 책읽기와 글쓰기를 비롯한 저자의 다양한 분야의 관심이 이 책을 만들게 한 듯 할만큼 다방면의 이야기가 등장시키며, 네트워크 속으로 함께 빨려들어간 잃어버린 시간들을 되찾아 회복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는가를 묻는다.

뇌가 혹사당하면 산만해진다?

구글에 대한 그의 생각은 기존 다른 책들에서 바라본 구글의 활약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기로 눈길을 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 내고 있는 구글이 진정으로 꿈꾸는 일은 무엇이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내고 꺼내려고 하는 구글로 인하여 침묵이나 명상의 시간이 발디딜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전자책은 새로운 즐거움, 종이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전해주게 되지만, 본질적인 애착관계는 훨씬 약화되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 책의 원 제목은 The Shallows.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우리의 모든 활동에 있어서 좋은 점,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가지만 그 모든 일들은 이전의 것처럼 우리의 생각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시각을 전한다. 피상적이고 얕은 지식 뿐이다. 지난친 접속상태와 집착은 중독을 만들고 헤어져나오기 어렵다.

여러 사람들의 논문과 연구, 저서들이 등장하며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고자 하는 저자, ‘뭘 말하고 싶은 건가’하는 생각으로 읽는 중에 집중이 좀 힘들기도 하지만 저자는 그 사이 사이를 헤쳐나가며,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다. 인류가 네트워크 시대에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진정한 사고의 힘을 키워야 할 것임을 경고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그 능력, ‘우리의 사고 안에서 독창적인 지식이 피어오르게 하는, 풍부하고 색다른 일련의 연관관계를 구축하도록 하는 능력’을 더 잃어버지 않기 위한 니콜라스 카의 제안이 담긴 이 책은 누구보다 푹 빠져 정보혁명을 만끽한 저자가 ‘이 길이 왜 아닌가’에 대해서 주장하면서 이런 저자 자신의 생각이 결코 성급한 결론이 아님을 강조하고,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당신의 뇌는 지금 안녕하십니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최지향 옮김
청림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