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보이는 페이스북’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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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대세다.’ 요즘 이런 말을 심심찮게 듣습니다. 무엇이 대세인지는 나랏님도 모르는데, 대세라니요? 기업들이 마케팅 창구로, 고객과 소통하는 창구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례가 느는 건 확실하니 기업에 대세일 수도 있겠습니다.

교보문고도 대세를 따랐습니다.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에 ‘인터넷교보문고’ 페이지를 만들었는데요. 교보문고는 올해 30살로, 서점 계에 맏형 격입니다. 맏형 교보문고가 저자와의 대화를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사고’를 쳤습니다. 이번 사고를 주도한 건 교보문고 내 온라인 서점을 맡는 인터넷교보문고 담당자입니다.

김미영 아나운서와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왼쪽부터)

사고는 4월6일 오후 5시 교보문고빌딩 지하1층과 교보문고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벌어졌습니다. <쿨하게 사과하라>의 두 저자인 김호 대표와 정재승 교수, 진행자인 김미영 아나운서가 출연하고 도서출판 어크로스와 교보문고 직원 5명이 방송 스태프로 참여했습니다. 김미영 아나운서를 빼면 모두 비전문 방송인이군요. 모두 ‘보이는 페이스북-북아뜰리에’를 진행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사실, 방송 환경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생방송을 진행한 장소는 조명이 있어 그럴듯한 스튜디오처럼 보이지만, 책장 하나 달랑 놓인 창고나 다름없습니다. 마이크는 카메라에 내장된 것 뿐이었고요. 요즘은 흔하게 보는 무선 마이크도 없고, 옷깃에 다는 소형 마이크도 없이 진행했습니다.

음향 효과는 이상호 도서출판 어크로스 마케팅 이사의 휴대폰에 있는 음악으로 대신했습니다. 생방송을 시작할 때와 슬픈 사연을 이야기할 때 이상호 이사가 카메라 마이크에 대고 MP3 플레이어를 트는 식이었죠. 화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스태프들이 고생이 많았습니다. 그 덕분에 방송 화면은 KBS ‘TV 책을 말하다’처럼 그럴듯하게 잡혔습니다.

이상호 도서출판 어크로스 마케팅 이사, 김용인 교보문고 사원, 이효정 도서출판 어크로스 도우미, 진호 교보문고 파트장, 윤태진 교보문고 북뉴스 기자(왼쪽부터)

출연자 맞은편 벽에 페이스북 생방송 화면을 프로젝터로 볼 수 있게 했습니다.

생방송 채팅 글을 모아서도 보여줍니다.

진행이 전문 방송처럼 매끄럽진 못했지만, 한 달 동안 10번 회의하고 리허설했다고 합니다. 전날 리허설 때 방송이 끊겨 걱정도 컸다고 하는데요. 생방송 중단 사태가 생길까 공개 사과할 준비했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방송 시작 10분만에 시청자가 100명이 넘었고, 별탈없이 진행됐습니다. 최다 시청자는 130명이었습니다.

‘페이스북 생방송’이란 아이디어는 교보문고와 어크로스 출판사에서 만들었습니다. 처음엔 트위터로 채팅처럼 진행하자는 이야기에서 시작했죠. 김용인 교보문고 인터넷마케팅팀 사원은 “트위터는 글자수 140자라는 제한이 있고 실시간 만남을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페이스북에서 저자와의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자와의 대화는 채팅으로 진행하는 수준으로 진행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다 김용인씨가 페이스북에서 실시간으로 방송을 보여주는 라이브스트림이란 앱을 발견하며 일이 커졌습니다.

“윗분들께 보고했을 때 새로운 시도라며 기대를 많이 받았습니다. 50% 할인이나 끼워팔기 등 단발성 이벤트보다 책의 가치를 높이는 행사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오프라인 기반의 교보문고가 SNS로 새로운 시도도 한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기회기도 했고요.” 진호 교보문고 인터넷마케팅팀 파트장은 ‘보이는 페이스북-북아뜰리에’를 진행하는 내내 설렜다고 하네요.

도서출판 어크로스로서도 첫 출간한 <쿨하게 사과하라>를 상투적이지 않은 이벤트로 소개하고 싶던 차에 이 행사를 의욕적으로 준비했습니다. ▲김호 대표와 정재승 교수의 사과 토크 ▲독자 사연 ▲두 저자의 공개사과로 이어지는 코너는 ‘컬투쇼’의 보이는 라디오에서 힌트를 얻었다는군요.

김호 대표와 정재승 교수는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사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게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번 생방송 진행이 “페이스북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합니다. 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SNS를 활용해 ‘쿨하게 사과하는 방법’을 전파한 게 의미있는 시도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도 있겠습니다.

교보문고가 진행하는 ‘보이는 페이스북-북아뜰리에’는 페이스북 웹사이트와 모바일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들어가 왼쪽에 있는 라이브스트림 단추를 누르거,나 아이폰에서 라이브스트림 앱을 내려받아서 보시면 됩니다.

교보문고는 앞으로 ‘보이는 페이스북-북아뜰리에’를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곧 페이스북에서 ‘교보방송’을 만나볼지도 모른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