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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 클로즈업] 엔비디아·인텔, 모바일 칩셋 시장 ‘군침’

2011.04.13

컴퓨터의 사령탑 CPU와 모바일 기기의 머리 역할을 하는 모바일 AP는 지금까지 구분되는 영역이었다. 두 프로세서 모두 디지털 기기에서 연산작용을 한다는 기능은 같았지만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의 용도나 성능 차이가 심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출현은 CPU와 모바일 AP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들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기능에 머물렀던 모바일 기기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비견될 만한 운영체제가 올라가고, 웹서핑, 고속 데이터통신을 하는 등 용도가 다양해졌다. 모바일 기기가 여러 가지 일을 하게 될수록 고성능 모바일 AP가 필요하게 됐다.

지금까지 모바일 AP 시장을 주도하던 기업은 영국계 ARM이었다. 코어텍스 모바일 AP 제품군은 지금까지 출시된 거의 모든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사용됐다. ARM의 모바일 AP 시장 점유율은 95% 이상이라고 하니 ARM의 모바일 칩셋이 얼마나 많은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모바일 AP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기업이 있다. 그래픽칩셋 기술 전문가 엔비디아와 CPU 강자 인텔이다. 엔비디아가 모바일 AP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과 인텔이 선보이는 인텔표 모바일 AP를 알아본다.

엔비디아, “테그라2 칩셋이 들어간 스마트폰이 곧 PC”

엔비디아는 노트북과 컴퓨터, 대용량 서버에까지 GPU 기술을 판매해 온 회사다. 엔비디아 GPU 기술은 다양하게 쓰인다. 고성능 게임을 구동하는 일반 PC의 그래픽카드부터 아바타 등 3D영화를 제작하는 데까지 엔비디아의 기술은 폭넓게 퍼져 있다. 전세계 그래픽카드 시장의 66% 점유하고 있는 그래픽 전문 회사다.

엔비디아는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개인 PC를 대체하는 포스트PC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에 탑재되는 모바일 AP 시장이다. 실제 제품에도 발빠르게 탑재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엔비디아에서 개발한 테그라2 칩셋이 LG전자 ‘옵티머스 2X’에 탑재돼 출시됐다. 4월 내 국내 출시 예정인 모토로라 태블릿 PC ‘줌’에서도 엔비디아 테그라2 칩셋을 만날 수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 10.1’과 LG전자 ‘옵티머스 패드’에도 들어간다. 공격적으로 모바일 AP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엔비디아가 모바일 AP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은 인텔과 조금 차이가 있다. 인텔이 독자적인 아톰 플랫폼을 기반으로 모바일 시장에 문을 두드리는 반면, 엔비디아는 ARM과 손잡았다.

엔비디아는 ARM 코어가 4개 들어가고, GPU 코어는 12개가 얹힌 테그라2 후속 칩셋인 칼 엘(Kal-El) 칩셋 개발을 완료했다. 모바일 쿼드코어인 셈이다. 칼 엘은 기존 테그라2 듀얼코어 칩셋보다 최대 5배 이상 높은 성능을 내는 게 특징이다. 칼 엘은 7월부터 양산을 시작해 올해 말에는 실제 제품으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2014년 선보일 예정인 스타크(Stark) 칩셋까지 로드맵을 공개해 모바일 AP 시장에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엔비디아가 출시하는 모바일 칩셋의 가장 큰 강점은 멀티코어의 성능을 최대한으로 이용하는 대칭형 다중 처리방식(SMP, symmetric multiprocessing) 기술에 있다. 여러 개의 CPU가 제각기 다른 쓰레드를 병렬로 처리하는 기술이다. 웹페이지를 실행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웹페이지에는 검색창부터 이미지, 텍스트, 플래시 등 여러 가지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각각의 쓰레드는 이러한 다양한 콘텐츠를 독립적으로 받아오는 식으로 작동한다.

코어가 많아질수록 전력 소비도 줄일 수 있다. 코어 하나가 100초에 끝낼 일을 2개의 코어를 이용하면 5초에서 10초 만에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코어가 일할 때 순간적인 전력 사용량은 2배로 높아져도 일을 처리하는 시간이 10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는 점을 생각하면 오히려 전력 소비량이 줄어든다. 자동차에는 엔진을 2개 올리면 기름을 더 많이 먹겠지만, 마이크로프로세서 기술은 자동차 기술과 반대인 셈이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은 “PC 환경이 점차 가벼워지고 있으며 이동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라며 “모바일 AP 시장에서 기존 x86 시스템이 하기 어려운 일을 엔비디아가 이룩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엔비디아는 테그라2 칩셋을 단 모바일 기기가 속속 출시되고 있는 만큼 테그라2 칩셋의 성능을 사용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엔비디아는 태블릿 PC에 최적화시킨 모바일 게임을 직접 유통하기 시작했다. 게임 생태계 확장을 통해 테그라2 칩셋을 비롯한 엔비디아 모바일 칩셋의 점유율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엔비디아 테그라존’ 마켓 앱을 내려받으면 테그라 칩셋의 성능을 가늠할 수 있는 고사양 3D 모바일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엔비디아 테그라존 앱은 내려받을 수 있지만 테그라존을 통해 제공되는 게임은 내려받을 수 없다. 게임 사전심의 제도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국내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을 위해 올레마켓, T스토어와 협력해 직접 게임을 사전 심의하고 배포할 예정이다. 현지화 작업과 게임 심의 과정이 끝나면 올레마켓과 T스토어를 통해 제공되는 테그라존을 이용해 국내 사용자들도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용덕 엔비디아 코리아 지사장은 엔비디아의 모바일 칩셋 도전을 두고 “컴퓨팅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소개했다.

인텔, “‘전투’는 졌지만, ‘전쟁’은 승리한다”

“인텔이 반도체 기업에서 퍼스널 컴퓨팅 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 시간으로 4월12일, 중국 북경에서 열린 인텔 개발자포럼(IDF)에서 르네 제임스 인텔 수석 부사장이 한 말이다. 저 말 속에는 인텔의 어떤 노림수가 들어 있을까? 같은 날 공개된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코드명 ‘오크트레일’)를 보면 알 수 있다.

오크트레일은 아톰 기반 저전력 프로세서다. 오크트레일은 그래픽칩셋과 메모리 컨트롤러가 CPU 다이에 통합된 형대로 디자인됐다. CPU가 소비하는 전력을 줄이기 위함이다. 소비전력이 줄어드니 크기도 작아지고 발열량도 줄일 수 있었다. 인텔은 오크트레일의 이 같은 장점을 살려 태블릿 PC나 일체형 PC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인텔은 후지쯔, 레노보, 빌립 등과 손잡고 오크트레일을 활용한 35종 이상의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5월부터 오크트레일이 탑재된 모바일 기기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하니, 인텔이 출시하는 모바일 칩셋의 성능을 가까운 시일 내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텔은 오크트레일로 모바일 칩셋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사실, 인텔의 모바일 AP 시장 공략은 2010년 상반기에 ‘무어스타운’ 칩셋을 발표하며 시작됐다. 무어스타운은 아톰 기반의 칩셋으로 최대 1.5GHz 속도로 동작하는 강력함을 내세웠다. 하지만 무어스타운은 끝내 실제 제품에는 탑재되지 못했다. 국내에선 LG전자가 무어스타운을 이용해 프로토타입 제품을 선보였지만 양산하지는 않았다. 기존 아톰 기반 칩셋보다 최대 50배 이상 전력소모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소형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기에는 전력소비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어스타운이 실패로 돌아가자 인텔은 재빠르게 무어스타운 후속 칩셋을 준비했다. ‘MWC 2011’에서 공개한 ‘메드필드’라는 코드명이 붙은 모바일 AP다. 스페이시 스미스는 메드필드 칩셋에 대해 “인텔은 수백만개 실리콘칩 대신 수십억개의 모바일 기기에 대한 시장을 확보했다”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메드필드는 기초 설계에서부터 변화를 꾀했다. 32나노 공정에서 생산한 CPU가 들어가 있는 다이 위에 그래픽칩셋, 메모리 컨트롤러 등 PCH(Platform Control Hub) 칩셋이 통합된 형태로 디자인됐다. 무어스타운이 기존 45나노 공정이 적용된 CPU와 65나노 공정의 PCH가 따로 떨어져 있었던 점을 생각하면 디자인 면에서 큰 변화를 시도한 셈이다. CPU와 PCH가 하나로 통합되면 통신 속도도 빨라지고 전력 소비량도 줄일 수 있다.

인텔은 무어스타운의 실패로 모바일 AP 1차 ‘전투’에서는 패배했다. 하지만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무어스타운의 도전으로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인텔에 큰 소득이다. 4월12일에는 태블릿 PC 등에 적용될 차세대 아톰 프로세서 오크트레일과 세다트레일 칩셋도 발표했다. 전체 모바일 칩셋 ‘전쟁’에서 새로운 성적표가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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