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포럼] 소셜커머스를 해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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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SNS 포럼은 그루폰코리아 사무실에서 열렸습니다. 기존 SNS 포럼 참가자인 김범섭 ITH 대표가 최근 그루폰코리아의 서비스를 총괄하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최근 소셜커머스에 대한 시선이 엇갈리는 가운데 소셜커머스 업체의 분위기가 어떤지 SNS 포럼 참가자들이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덕분에 SNS 포럼도 소셜커머스를 주제로 진행됐습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그루폰의 사업 모델을 주목합니다. 그루폰은 오프라인 상권을 온라인으로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국내 시장만 분석해도 그루폰 사업 모델을 주목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국내 민간 소비 지출은 693조에 이릅니다. 그 중 온라인 쇼핑이 차지하는 건 3%가 조금 넘는 24조입니다. 나머지 97%는 온라인 밖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루폰이 바로 이 97%를 온라인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제시했고, 오프라인 상권의 잠재력을 발견한 겁니다.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입니다.

  • 일시: 2011년 4월22일 목요일 저녁 7시
  • 장소: 그루폰코리아
  • 참석자: 김범섭 그루폰코리아 최고기술책임자, 김태우 채널브리즈 마케팅본부장, 박진수 그루폰코리아 UX 기획자,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 블로터닷넷 이희욱/정보라 기자

구글은 정보를, 페이스북은 사람을, 그루폰은 법인을 모은다

김태우 채널브리즈 마케팅본부장

그루폰이 탄탄대로를 걷는 게 배 아팠는지 구글이 구글오퍼스를 출시했습니다. 외신에서는 ‘그루폰 클론’이라고 부릅니다. 여러모로 그루폰의 서비스와 유사해,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50% 가까운 파격적인 할인과 정해진 시간에 쿠폰 팔기, 사업자에게 쿠폰 판매 대금을 일괄 지급하지 않고 일정 기간 이후에 돌려주는 등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인정하는 가설이 하나 있습니다. 구글이 기술적으로 뛰어날 지 몰라도, 소셜이 붙는 서비스를 내놓으면 성과가 시원찮다는 겁니다.

SNS 포럼에서도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이동형 대표가 짧게 정리했습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의 본질은 참여에 있는데 구글은 알고리즘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정보의 바다라던 인터넷은 결국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모이는 곳입니다. SNS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력으로 만든 웹사이트라해도 사람이 모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구글이 구글버즈, 프로필, 플러스원 등을 내놓았지만,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월등히 밀립니다. 그건 바로, 누구와 누가 친한지를 보여주는 페이스북과 달리, 구글은 검색 결과와 페이지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구글이 2010년 그루폰을 인수하려 한 게, 기술은 자기들이 훌륭하지만, 사람을 모으는 능력이 부족한 걸 알기 때문이다”라며 김태우 본부장도 동의했습니다.

구글은 온라인 공간에 들어오지 못하던 상점을 끌어오진 못했습니다. 그루폰은 해냈는데 말입니다. 그루폰이 내놓은 서비스는 뛰어난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페이지 하나에 사진 한 컷과 소갯글 뿐입니다. 그루폰이 이 간단한 기술만으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건 김범섭 CTO의 말을 빌리자면 ‘영업 마인드’ 덕분입니다.

가게들은 얼마든지 손님을 끌기 위해 온라인상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굳이 그루폰을 통하지 않더라도 직접 쿠폰도 팔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모르거나 할 시간이 없거나, 귀찮은 겁니다. ‘우린 이렇게 훌륭한 공간을 마련했다’라고 해서 모두가 쓰진 않는 거죠. 그루폰이 바로 온라인과 동떨어진 지역의 상권을 온라인으로 가져온 겁니다.

이동형 대표는 이렇게 말합니다. “런파이프 서비스를 내놓으며 동네 작은 상점 주인을 만나보니, 인터넷을 모른다는 걸 알았다. 키보드 칠 줄도 모르고 웹페이지란 용어를 모른다. 이젠 이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남은 마지막 시장이다.” 그루폰은 왜 인터넷도 쓸 줄 모르냐고 묻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터넷 공간으로 이끌었던 겁니다. 국내에서도 더 많은 직원이 발로 뛰는 업체가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블로그, 카페, 미니홈피, 싸이월드 타운을 비롯해 가게들이 자기 가게를 홍보할 수단은 많습니다. 그런데 티켓몬스터, 위메이크프라이스, 쿠팡, 그루폰코리아를 비롯한 600여개 업체를 이용하는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요.

박진수 기획자가 “보험과 비슷하다”며 답을 내놓았습니다. “인터넷으로 다 알아볼 수 있는데도 굳이 보험 영업사원에게 전화해 보험을 드는 사람들이 있다. 전화 한 통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구글이 업주들이 직접 정보를 올리도록 공간을 마련한다고 해도 그루폰을 따라갈 순 없다. 직원이 업주를 찾아가 업주 입맛에 맞게 사진을 찍고 소개글을 써 준다.” 물론, 파격적인 할인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입니다.

서비스 한 달 째, 그루폰코리아

김범섭 그루폰코리아 CTO

김범섭 CTO는 ITH 대표이기도 합니다. 그루폰코리아가 3월14일 서비스를 시작할 때 사이트 운영 등의 기술적인 부분을 맡으며 그루폰코리아 CTO의 직함도 가지게 됐습니다. 그루폰코리아가 곧 내놓을 모바일 앱과 위치기반서비스도 김범섭 CTO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루폰이 세계적인 기업이지만, 그루폰코리아는 3월14일에야 서비스를 시작한 신생업체입니다. “회원 0명에서 시작해, 한 달 사이 업계  4위에 오른 것도 대단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고객 수부터 차이가 큰 기업과 비교하는 기사가 나온다.” 김범섭 CTO는 그루폰코리아의 일원으로서 부정적인 시선을 느낄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동형 대표는 그 이유를 “맛있는 과일은 어느 나라 것이든 먹고 싶지만, 과일을 파는 사람은 공동체의 일원이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외국의 문화가 들어오는 것은 호의적이지만, 유통 플랫폼이 들어오는 것은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 만들어진 사업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는 건 반기지만, 미국의 기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건 반갑지 않은 일이 됩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도 유통 플랫폼입니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소비자와 업주 사이를 잇는 역할을 맡습니다. 그루폰코리아의 전 직원이 한국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 공동체’ 사람이 운영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줘야겠지요. 이동형 대표는 “그루폰코리아가 국내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소셜커머스가 ‘소셜’하지 않은 이유

국내는 ‘소셜커머스’, ‘소셜쇼핑’이라고 불리는 시장을 외국은 ‘그루폰의 사업모델’, ‘파격적인 할인 공동구매’, ‘하룻동안 상품 팔기’ 등 ‘소셜’이란 단어를 쓰진 않습니다. 프랜차이즈도 아닌 식당에서 밥을 먹기 위해 웹사이트에서 결재하는 일은 이전까지 없었습니다.

박진수 그루폰코리아 UX 기획자

그루폰은 ‘반값할인 공동구매’ 사업 모델을 만든 게 아니라 인터넷에 들어오지 않았던 시장을 인터넷으로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국내에는 그루폰 모델이 소셜커머스라고 소개됐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SNS 바람을 타고 SNS로 입소문 내는 소셜한 사업모델로 알려진 거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텔레비전과 버스, 정류장, 포털사이트 등에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루폰이 국내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TV 광고까지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선두 업체가 광고를 시작하니 나머지 업체도 광고를 시작했다.” 이동형 대표는 아직 국내는 큰 광고를 할 만큼 소셜커머스가 우리 삶에 다가오진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광고를 시작하면 광고를 하지 않는 나머지 업체가 성장할 기회가 없다. 서비스의 혁신 없이 광고만 하면 공동체의 자산 낭비다.” 광고하는 업체만 주목받다 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델이 나오기 어려워진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김태우 본부장은 국내에선 쿠폰모음 사이트(메타 사이트)가 주목받지 않는 것도 걱정스럽다고 합니다. “중국은 쿠폰모음 사이트가 주목받고 투자도 유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는 광고 때문에 쿠폰모음 사이트는 주목받지 못한다.” 반값할인 공동구매 외에도 다양한 사업모델이 있을 텐데 주목받지 못하고 성장할 기회를 주지 않는 건 우려할 만한 사항입니다.

“거액의 투자를 받아 대규모 마케팅, 광고하는 건 대기업과 다를 바 없다. 피자, 커피, 제과 등을 보면 새로운 사업 모델이 나오지 않는다. 한국 10대 재벌이 GDP의 55%를 차지하는데 우리나라 사람 절반은 10대 재벌을 위해 일하는 셈이다.” 경쟁 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광고는 소규모 업체가 자랄 기회를 없앱니다. “드라마에서 본 이야기다. ‘나보다 잘 난 건 다 죽게 해달라’라고 소원을 빌었는데 주인공보다 바보 같은 자식 하나만 살아남았다. 자동차를 고쳐줄 사람도 없고, 의사도 없다. 그런데 하나 있는 자식이 이런 소원을 빌었다. ‘나보다 똑똑한 사람 다 죽으면 좋겠다.’ 결국, 주인공인 아버지가 죽었다.”

이동형 대표가 재벌을 예로 든 것도 다양성 확보를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대기업만 있고, 작은 기업은 자랄 수 없는 환경은 내가 주인이 될 가능성을 줄입니다. 국민 절반 이상이 대표가 되거나 임원이 되지 않고, 직원으로만 사는 걸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겠지요.

소셜커머스=반값할인 공동구매+α

이동형 나우프로필 대표

아직은 소셜커머스란 단어에 ‘반값할인 공동구매’ 쿠폰을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만 떠오릅니다. 이희욱 기자는 “그루폰이나 티켓몬스터가 소셜쇼핑의 전부인 것처럼 보인다”라고, 박진수 기획자도 “600여개 업체가 너무 똑같은 게 문제”라며 소셜커머스의 카테고리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소셜커머스 시장은 국내에 소개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이제 막 첫 울음을 터뜨린 시기나 다름없습니다. 이동형 대표는 “1년 지나면 달라질 것”이라며 지금은 업체와 소비자 모두 학습하는 단계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 그룹스닷컴이 등장하고 국내에 프리챌, 다음카페, 엔티카, 인티즌, 네티앙 등 비슷한 서비스가 많았다. 들어가면 다 똑같았다. 당시 싸이월드도 클럽으로 시작했다.”

특별할 것 없던 싸이월드가 주목받은 건 미니홈피를 서비스하면서부터라고 합니다. 클럽과 카페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커뮤니티 문화에 주목한 것입니다. 페이스북도 처음엔 미국의 프렌드스터나 마이스페이스의 서비스를 빌렸습니다. 그러다 진화를 거듭해 친구들의 소식을 한곳에 모아 보여주는 뉴스피드를 만들며 지금의 페이스북이 됐습니다.

페이스북은 소셜커머스의 모델 중 가장 소셜한 시장으로 불립니다. 페이스북 자체가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보여주는 소셜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를 말하는 F커머스라는 단어도 있을 정도입니다. 김태우 본부장은 F커머스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고 합니다. “프라이빗 쇼핑과 페이스북 안에서 이루어지는 상거래인 F커머스가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프라이빗 쇼핑 영역은 수입 업자의 파워가 세서 쉽지 않아 보인다. 페이스북은 아직 국내에서는 노는 공간이라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

1년이 지나면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엔 어떤 서비스가 있을까요? 티켓몬스터를 선두로 한 그루폰의 모델은 남아 있을 겁니다. 글램라이프프라이빗 라운지와 같은 프라이빗 쇼핑 업체도 여럿 등장할 것입니다.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에서 물건을 파는 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을 수도 있겠지요. 지금은 음식과 술집, 카페의 식음료가 주로 소개되지만, 평소 잘 알지 못했던 레저 상품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도심이 아니라 ‘동네’ 상점만 모아서 보여주는 서비스도 나오겠지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이용한 위치기반서비스와 연계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값할인 공동구매와 텔레비전과 포털사이트 광고하는 게 소셜커머스의 전부가 아니라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 보지도 못하고 생각도 못한 서비스가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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