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온라인 SW 사업, 또 액티브X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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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온라인 SW 사업, 또 액티브X인가?


지난 10월 18일 정보통신부(www.mic.go.kr)은 새로운 소프트웨어 유통방식을 확산하기 위한 ‘온라인 SW 시범사업’의 본격적인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정통부는 시범 사업자로 LG데이콤과 소프트온넷 컨소시엄을 선정했고 11억6천만원을 투자한다.


LG데이콤은 서초 KIDC센터에 동시 접속자 5천명을 지원할 수 있는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정보통신부는 서비스 안정성, 데이터 오류, 보안 등에 대한 장기간의 테스트 를 거쳐 좀더 안정적이고 신뢰성있는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준비했다. 


여기서 잠시 정통부가 전한 소식을 들어보자.


 이번에 개시하는 시범 서비스는 대학교, 지자체 등 공공기관과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내년 8월까지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며 누구나 제공 사이트(www.onss4u.net)에서 간단한 가입절차만 거치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이용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정품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52종(윈도용:17종, 리눅스용:35종)의 국산소프트웨어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정보통신부는 이번 온라인 SW 시범 서비스 기간동안 대상기관의 이용 만족도를 분석하고 개선사항을 발굴해 서비스 품질을 더욱 확고히 다져 ’08년 9월 부터는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실시되면 국내SW기업은 온라인 SW 제공경험과 기술력을 확보하게 되고 국내시장에는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합리적인 SW 유통방식이 정착될 것으로 기대했다.

여기까지의 설명을 보면 분명 박수를 칠만하지만 정작 시범 사이트를 방문해 회원 가입하고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클릭해보면 인상을 찡그릴 수밖에 없다. 바로 액티브X 기술만을 써서 서비스에 나섰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소프트웨어 분야는 패키지 소프트웨어(S)와 서비스(S)가 결합된 모델로 진화되고 있다. 무조건 패키지를 구입하지 않아도 웹에 접속해 회원가입해서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런 방식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 같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취하는 방식이다.


반면 처음부터 완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업체들도 있다. 국내 씽크프리나 구글, 고객관계관리 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이 대표적이다. 씽크프리는 온라인에 접속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도 있고, 또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구글도 초기 온라인에 접속했을 때만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했다가 오프라인에서 작업하고 나서 온라인에 접속하면 작업했던 내용을 온라인에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방향은 서로 다르지만 S+S 형태로 하고 있다.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웹 방식을 따르지만 어떤 운영체제, 어떤 브라우저를 사용해도 관련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웹 표준을 철저히 따른 것이다. 몇몇 소프트웨어의 경우 자바 버추얼 머신을 다운받아야 하는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웹 표준을 준수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이번 정통부의 시범 사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브X 기술을 활용했다. 올 초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비스타가 출시되면서 국내 웹 표준화 논쟁이 일었다는 점을 무시라도 하는 듯한 행보다.


시범 사업은 스트리밍 방식이다. 소프트웨어를 스트리밍 기술을 통해 분할해서 사용자의 클라이언트에 보낸다. 이 때 스트리밍 런처가 필요하다. 스트리밍 런처는 사용자의 운영체제를 체크하고, 다운받은 소프트웨어의 버전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가 사용하던 소프트웨어가 2.0 버전이었는데 소프트웨어가 3.0으로 업그레이드 됐을 때 사용자에게 ‘버전업이 됐으니 업그레이드 하세요’라는 메시지 전달이 가능하다. 액티브X 기술이 적용되는 이유다.


정부 당국은 액티브X 기술을 사용한 것에 대해 “사용자의 편의성과 서비스에 대한 조기 확산을 위해 일단 액티브X 기술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웹 표준을 지향해야 하지만 시범 서비스를 통해서 관련 기술적인 문제는 해결해 나가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는 11억6천만원의 국민 세금이 투자된다. 민간 사업자가 자기 돈을 들여 서비스를 하는 경우와는 전혀 다르다. 특히 세계적인 기술 표준 준수 흐름과도 배치된다. 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이 사업에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SA)의 공개 SW확산팀이 깊숙히 개입돼 있다는 점이다.


시범 서비스가 특정 기술에 종속돼 진행될 경우 과연 본 사업에서 이런 것들이 시정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국내 인터넷 뱅킹 분야에서 액티브X를 과다하게 활용한 것은 조급증 때문이었다.

이런 조급증 때문에 지금은 액티브X 기술을 제거하고 웹 표준을 따라야 하는데 엄청난 자금과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 금융권의 내부 시스템들과 인터넷 뱅킹 시스템과 연결된 수많은 시스템들을 모두 수정하기에는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 업체나 은행 등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만 있을 뿐 해결책 마련은 요원하다.


이번 사업도 이런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8개월이 넘는 이번 온라인 SW 시범 사업을 통해 축적된 기술들을 모두 버리고 다시 웹 표준을 따르기에는 무리가 많다. 정부는 시범 사업 이후 본사업자 선정을 다시금 한다고는 하지만 이미 이런 경험을 보유했던 시범 사업자가 웹 표준을 따라야만 본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을 때 참여를 하겠는가? 엉뚱한 데 돈을 허비한 상황인데 말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돈’ 때문이다. 정부 예산을 사용한 후 내년도 유관 사업을 벌일 때도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억원이 얼마 안되는 것 같아도 이 시스템이 완성된 후 또 다시 막대한 웹 표준화 작업을 벌여야 한다면 얼마나 많은 세금이 허비해야 하는지 안다면 시범 사업 자체를 연기했어야만 했다.


KIPA가 국산 소프트웨어 활용 극대화라는 선의를 가지고 일을 전개했다지만 웹 표준화 갖는 의미를 저버린 이번 조치는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조만간 오픈웹과 금융결제원이 웹 접근성과 웹 표준화 문제 때문에 법원에서 만나야 한다. 웹 표준화의 중요성을 그렇게 설파했던 소프트웨어진흥원의 입장이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