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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펼쳐보기]④한국의 아마존 꿈꾼 인터파크

2011.05.11

전자책은 종이책과 다르다. LP 음반을 진공관 앰프로 듣는 게 MP3 플레이어로 음원을 듣는 것과 다르듯 말이다.

진공관 앰프와 MP3 플레이어에는 음질의 차이만 있는 게 아니다. 음악은, ‘음반’을 듣는 것에서 한 곡씩 듣는 것으로 변화했고, 언제 어디에서든 들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내려받은 음원으로 휴대폰 벨소리를 만들고, 알람도 만들 수 있다. 듣기만 하던 음악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변했다.

음반 감상에서 음원 내려받기로 음악의 이용 방법과 환경이 변했듯, 책도 변하고 있다. 책의 변화는 종이책에서 전자책으로의 이동이다. 이동 속도가 빠르진 않다. 하지만 이미 법적으로 전자책도 도서로 인정받고 있으며, 국내에 교보문고, 인터파크아이엔티(인터파크), 예스24, 북큐브네트웍스 등 다양한 전자책 업체가 있다.

인터파크는 한국의 아마존이 될까

이중 인터파크는 전자책 업체로서는 가장 성공한 아마존 모델을 2010년 국내에 들여와 전자책 시장 활성화에 앞장섰다. 2010년 3월 통합 전자책 서비스 ‘비스킷’을 시작하며 e잉크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도 함께 출시했다. 인터파크가 현재 확보한 전자책 콘텐츠는 7만종이다. 4만종이 유료 콘텐츠이고 나머지 3만종은 저작권이 소멸한 책을 무료로 제공한다.

아마존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전자책 콘텐츠 확보와 전자책 전용 단말기를 출시했다는 데 있다. 자사 콘텐츠에 최적화된 단말기를 출시하고, 단말기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해 독자들에게 전자책은 사기 쉽고 읽기 편하다는 인식을 심었다. 인터파크도 이 모델을 그대로 가져온 셈이다.

국내 전자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1년이 지난 지금 인터파크의 성과는 어떨까. 먼저 전자책 단말기 ‘비스킷’의 성적표를 들어보자. 인터파크는 비스킷의 판매량과 전자책 매출과 판매 권수를 공개하진 않았다. 그 대신 인터파크 도서 회원의 전자책 구매 행태를 알렸다.

비스킷 단말기에서 전자책을 사는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3G 통신비용을 인터파크에서 지원하지만, 실제 구매는 PC에서 이뤄진다. 인터파크 비스킷 회원이 기기를 등록한 현황을 살펴보면 태블릿PC-스마트폰-전자책 단말기 순이다.

교보문고가 발표한 자료도 국내 전자책 독자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전자책 단말기보다 선호하는현상을 뒷받침한다. 2011년 1분기 전자책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6배 이상 성장했다. 2010년 1분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때다.

김민철 인터파크 비스킷 팀장

김민철 인터파크 비스킷 팀장은 국내 전자책 독자들이 태블릿PC로 읽는 걸 좋아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비스킷이 있는 회원들이 전자책을 많이 읽긴 하지만, 이 회원들조차 태블릿PC로 옮아가고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는 전자책 전용 단말기보다 동영상을 보고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이 있는 태블릿PC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파크가 전자책 단말기인 비스킷을 내놓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용 전자책 뷰어 응용프로그램인 비스킷 앱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스킷 앱은 인터파크가 전자책을 서비스하는 데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단순히 책을 사고 읽는 도구가 아니라 클라우드 기반으로 책을 저장해 두고 읽을 수 있는 서비스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정확한 시점을 말할 순 없지만, 전자책을 단순히 유통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적인 측면에서 풀려고 다양한 방향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은 서비스다

책을 서비스한다는 말은 전자책이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다는 말로도 풀이된다. 종이책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곤 ‘읽기’뿐이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책은 ‘읽는다’라고 표현했다. 앞으로는 (전자)책을 ‘보고 듣고 저장한다’뿐 아니라, ‘이용한다’는 말을 덧붙이게 된다는 얘기다.

“전자책은 서비스입니다. 책을 보는 환경 자체가 디지털화했습니다. 전자책은 ‘책’이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입니다. 이제는 다양한 기기에서 전자책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입니다.”

전용 전자책 단말기에서 얼마나 편하게 사고 읽을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에서도 쉽게 사고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전자책 업체마다 비슷한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보다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 없이는 전자책 독자를 사로잡기 어렵다. 인터파크만의 특별함이 없으면 싼 가격만을 경쟁력으로 내세워야 한다.

김민철 팀장은 전자책을 종이책 유통하듯 바라봐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전자책에는 종이책에서 시도할 수 없던 기능과 서비스를 덧붙여야 한다.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계, 스트리밍 방식으로 읽기 등의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겠죠. 너무 앞선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스마트TV와 연계해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TV는 보고 듣는 도구였습니다. 전자책에서도 이게 가능하다는 겁니다. TV에서 얼마든지 책 내용을 음성과 동영상으로 바꿔 ‘앉아서 들을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수도 있습니다.”

borashow@bloter.net

인터넷, SNS, 전자책, 디지털 문화, 소셜게임, 개인용 SW를 담당합니다. e메일: borashow@bloter.net. 트위터: @boras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