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수석 부사장 “ARM은 우리 상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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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우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올 제품에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계속 주시하고 있다. 애플은 우리가 로드맵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5월18일,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글로벌 테크놀로지 정상회담에서 톰 킬로이 인텔 수석 부사장이 한 말이다.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은 “애플은 인텔에 강한 자극제 역할을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인텔이 애플과의 파트너십을 과시한 것이다.

톰 킬로이 부사장이 이같이 강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5월9일 반도체 전문 IT 매체 ‘세미아큐레이트’가 전한 내용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세미아큐레이트는 애플이 차세대 노트북 제품에 인텔의 프로세서 대신 ARM의 아키텍처를 이용한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세미아큐레이트는 “이미 성사된 거래”라고 못박기도 했다. 세미아큐레이트가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업계에는 적지 않은 충격을 가져왔다. IT 매체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지 등 다수 매체가 세미아큐레이트의 보도를 크게 인용하기도 했다.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의 발언은 이 같은 뜬소문을 일축한 말이다.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은 인텔과 ARM 프로세서의 성능차이를 강조하고 나섰다. ARM 프로세서로는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성능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게 인텔쪽 설명이다. 인텔에서 지난 1월 출시한 2세대 인텔코어 ‘샌디브릿지’가 애플이 3월 출시한 신형 맥북프로 제품군에 탑재됐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은 “애플은 인텔의 최신 하이엔드 프로세서인 2세대 인텔코어를 탑재했다”라며 “그러나 ARM 프로세서의 성능은 이에 근접할 수도 없는 수준”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업체의 수석 부사장이 공식석상에서 한 발언치고는 꽤 수위가 높다. 톰 킬로이 수석 부사장은 그러면서도 차세대 애플 노트북에 인텔의 칩셋이 계속 사용될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다.

이는 최근 인텔의 전략 변화와도 맞물린다. 인텔은 모바일 기기 시장 쪽으로 힘을 쏟아붓고 있다. ARM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셈이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건 ARM 프로세서다.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패드2는 물론이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출시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수십 종의 태블릿 PC 모두 ARM에서 디자인한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5월17일 미국에서 가진 연례 투자자 설명회에서 2012년에는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지만, 모바일 기기 프로세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인텔로서는 ARM의 막대한 시장점유율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인텔과 오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온 마이크로소프트(MS)도 인텔에 근심을 더했다. MS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1’ 행사에서 차세대 윈도우 운영체제는 ARM 프로세서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2012년 인텔의 저전력 모바일 프로세서 ‘메드필드’를 탑재한 첫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월18일 가진 연례 투자자 설명회에서도 폴 오텔리니 인텔 CEO는 메드필드 프로세서의 우수한 성능을 강조하고 나섰다. ARM 프로세서가 움켜쥐고 있는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이 흥미롭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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