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취재] 소셜쇼핑 영업팀 홍 과장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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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6개월 차 직원이 베테랑인 곳이 있다.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영업팀이다. 홍성철 티몬 영업팀 과장은 올해 1월 인턴으로 입사했다. 여느 회사였으면 새내기 군번인데 직책은 과장이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이 생긴지 1년 남짓, 티몬은 이제 갓 1돌을 지났다. 그만큼 젊은 조직이다.

홍성철 과장이 5월에 티몬 사이트에 올린 딜만 25건이다. 티몬 영업 직원이 한 달에 평균 7건을 올리는 데에 비하면 가히 베테랑 소리를 들을만하다. 5월 20일 오후 2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홍성철 과장과 동행하면서 어떻게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많은 상품들이 올라오는지 밀착취재했다.

사진 : 홍성철 티켓몬스터 영업팀 과장이 한 고객과 쿠폰 발행과 관련해 상담을 하고 있다.

할인율은 50% 이상으로 유도

홍 과장은 명동과 종로쪽을 담당하고 있다.

5월 20일 오후 2시. 명동의 한 식당인 A가든으로 들어선다. 비 때문인지 명동에 사람이 없어서인지 식당이 썰렁하기만 하다. 일본 여행 전문 사이트에서 인지도 1위에 오르는 고기집이지만, 일본에 지진이 발생한 이후로 손님이 줄고 있다. 임대료와 직원 인건비는 그대로인데 수입은 떨어져 쿠폰으로 손님을 끌어오려는 것이다.

“가게 홍보는 확실하게 됩니다. 하루 트래픽이 700만이 넘는 티몬 사이트뿐 아니라 쿠폰모음 사이트와 네이버 광고에 A가든이 나옵니다. 티몬이 파는 쿠폰을 블로그에 퍼가는 사람도 꽤 있습니다. A가든 쿠폰은 3일간 팔 예정이니 노출은 더 많이 될 겁니다. 쿠폰 손님 중 10~20%는 재방문하고, 음료와 술 등 추가 주문도 있습니다.”

주의사항은 간단하지만, 확실하게 설명한다. 쿠폰 손님과 일반 손님에게 음식과 서비스에서 차별이 있어선 안 된다고 당부한다.

쿠폰 판매 금액은 쿠폰을 팔고 10일째 되는 날 50%, 한 달이 지나면 25%, 나머지는 쿠폰 사용 마지막 날 가게에 지급하고 낙전 수입은 절반씩 나눈다고 설명한다. 판매 기간 동안은 다른 업체와 계약하지 말라는 당부도 한다. 이미 들은 내용이라 가게 사장은 고개를 끄덕이고 계약사항을 자세하게 의논한다.

홍성철 과장은 가게 사장이 고른 주력 메뉴 3가지를 1000원, 2000원씩 더 내려 53%로 맞춘다. 요즘 티몬 고객은 50% 할인엔 꿈쩍도 않기 때문이다. 업체 사장은 추가 주문 시에도 할인한다는 문구를 넣어달라고 말을 꺼낸다.

한우를 53% 할인하는 것도 모자라 추가 주문도 할인하는 심정은 어떨까.

가게 사장은 “반값에 음식을 파는 게 자존심 상하지만, 기운을 얻고 싶다”라고 말한다. 가게를 놀리느니 반값할인이라도 해서 손님을 받는 게 낫다는 말이다. 사실 이번 계약 건은 A가든 사장이 먼저 연락해 이루어졌다. 할인 판매가 길어야 3일로 잠깐이고 여러 가게를 운영하려면 인지도를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기던 차에 티몬에서 쿠폰을 팔아본 지인이 추천해 쿠폰 판매를 진행하기로 했다.

상가와 본점을 노린다

사진 촬영은 1주일 뒤에 진행해 그 주에 바로 쿠폰을 팔기로 하고 홍성철 과장은 가게를 나선다. 그리곤 바로 청계천 쪽에 새로 생긴 빌딩으로 향한다. 지하로 가니 고급스러워 보이는 식당이 몰려 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 손님들이 너무 없는데 제가 여기 상점 모두와 계약할 겁니다.” 야무진 포부다. 홍 과장은 이 빌딩에 들어설 때마다 매번 이를 되새기고 있다. 이용권 판매 건은 얼마 전 티몬에서 쿠폰을 판 인도 음식점 사장이 맡아서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권 할인율을 두고 의견을 나누다 인도 음식점 사장이 먼저 25%는 너무 약한 것 같다며 30%로 해야겠다고 말한다. 두 사람 모두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깎아보자는 자세다. 업체에 돌릴 제안서를 홍성철 과장이 조만간 가져오기로 했다.

이야기를 마치자 곧바로 종로의 한 골프 연습장으로 나선다. 이곳은 얼마 전 네일샵과 헬스장 이용권을 쿠팡과 티몬에서 판매했다. 효과가 좋았는지 이번엔 골프 연습 1개월권을 팔고 싶다고 홍성철 과장에게 연락이 왔다.

홍성철 과장은 우선 쿠폰을 팔 때 배너는 어디에 넣을지부터 안내한다. 쿠폰 판매를 원하는 벤더에겐 홍보가 중요해 티몬 사이트에서 어느 자리에 어떻게 보이는지도 중요하다. 메인 자리보다는 눈에 띄진 않지만, 하루에 300만 트래픽을 유도하는 위치에 넣을 것이니 나쁘지 않을 거라고 설명하고 할인율 계산에 들어간다.

골프 연습장 사장은 1개월 이용권을 이용 시간에 따라 3~5만원에 내놓겠다고 했다. 홍성철 과장은 그 가격에서 더 깎자고 제안한다. 몇천 원 차이로 쿠폰 판매량이 좌우되는 만큼 추가 할인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쿠폰 판매를 의뢰한 벤더도 판매가 저조한 것보다는 많이 팔리는 게 좋아서 홍성철 과장이 추가 할인을 권해도 뿌리치진 않는다.

홍성철 과장이 이날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 곳은 3곳뿐이지만, 인사만 하고 나온 곳은 셀 수 없다. 명동에서 청계천, 종로로 이동하며 새로 문을 연 가게는 무조건 들어가 눈도장을 찍고 ‘오픈 준비 중’이라고 쓰인 곳이 보이면 그 자리에서 전화로 연락한다.

“종로 쪽 가게는 대부분 주인 없이 직원이나 아르바이트 직원만 있습니다. 주인을 바로 못 만나도 일단 직원들과 인사를 해두고 있습니다. 행여나 쿠폰 판매하면 손님에게 서비스하는 건 직원들이니 좋은 관계를 맺으려 하죠.”

홍성철 과장은 프랜차이즈 음식점도 공격적으로 찾아다닌다. 본사의 허락 없인 진행하지 못하지만, 잘만 하면 전 지점으로 딜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맛과 서비스 등이 보장되는 곳들이라 소비자들 불만도 적다.

‘소셜커머스=홍보’를 홍보한다

티몬이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1등이라지만, 바쁜 하루를 보내는 가게 직원이나 주인에게는 홍성철 과장은 일개 영업 직원에 불과하다. 홍성철 과장도 그래서 자신의 말을 가장 잘 들어줄 것 같은 시간에 영업을 다닌다. 점심과 저녁 식사 시간 사이, 손님이 없을 때 찾아야 가게에 피해를 주지 않는다.

“1등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왔다”라고 해서 홍성철 과장에게 앉아서 이야기해보라는 곳은 없었다. 계약하기로 한 곳이나 이미 진행했던 곳이야 차도 내어주지만 말이다. 홍성철 과장의 영업 전략은 눈도장부터 찍자다. 그러다 얼굴을 익히고 설명할 기회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아이패드를 꺼내 ‘티몬이 이 가게를 어떻게 홍보할 수 있는지’를 눈으로 보여준다. ‘티몬에서 쿠폰 팔면 네이버 광고도 나가고 나중엔 케이블 광고에도 보인다’고 말하면 가게 점장이나 주인은 대체로 흥미를 보인다.

그러다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올 때 가게 주인의 면면을 살핀다. 서비스 마인드가 있는지, 까다로운 쿠폰 손님을 감당할 수 있는지도 가늠해본다. 쿠폰 손님의 특성이나 쿠폰 판매의 역효과는 이야기가 진전될 때 꺼낸다. 어떤 때는 계약하겠다는 곳을 직접 걸러야 하기도 한다.

“급여를 생각하면 계약을 많이 따고 쿠폰을 많이 팔아야 합니다. 하지만 제 직장이 성장하려면 제가 딜을 잘 골라야 합니다. 맛이 특출나지 않거나 평범한 곳을 티몬 소비자는 평균보다 못하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홍성철 과장의 일과

집에서 오전 업무를 보고 오후엔 담당 지역을 다니고 저녁이면 회사로 출근한다.

공식 업무는 10시부터지만, 항상 한 두시간 전부터 밤새 올라간 쿠폰이 얼마나 팔리는지 모니터하고 Q&A 게시판인 티몬톡에 올라온 질문에 답을 남긴다. 수시로 벤더, 디자인팀과 통화하며 판매하는 쿠폰의 설명이나 디자인을 수정한다.

점심 무렵이면 종로와 명동으로 나선다. 저녁엔 회사로 돌아와 팀장에게 업무 보고하거나 디자인 시안을 검토한다. 남들 퇴근할 때 사무실에 출근하는 셈이다. 퇴근 전 영업 직원끼리 모여 술 한 잔하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밤에는 새로 올라간 쿠폰이 얼마나 팔리는지 모니터하고 하루를 마감한다.

영업맨과 만난 쿠폰 판매 가게 “쿠폰 손님이 더 까다롭다”

쿠폰 판매는 가게 주인에겐 필요하지만, 점원에겐 귀찮은 일이다. 귀찮기보다 두렵기까지 하다. 티몬에서 쿠폰을 팔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인도 음식점 주인은 직원들이 쿠폰 손님을 기피한다고 말한다.

“쿠폰 손님이 일반 손님보다 불만을 제기하는 비율이 3배 높아요. 음식을 만드는 주방에선 ‘이 음식을 쿠폰 손님이 시켰는지’ 여부를 모르는데도 의심하는 손님이 많습니다. ‘내가 쿠폰 쓰러가서 못하면 알아서 해라’라고 게시판에 쓰는 분도 있어요. 종업원들이 죄인도 아닌데 실수 하나에도 크게 반응하는 면도 없지 않습니다.”

당일 예약은 안 된다고 사전에 공지했는데도 예약 없이 찾아와 음식 달라고 하면 난감하다고 한다. 미리 예약했으면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데 한참 대기하고야 쿠폰 손님을 안내한 적도 있다. 3일 연속 전화만 받던 직원은 힘들어 나가기도 했다. 그래도 쿠폰 판매가 가게 홍보에는 큰 도움이 된다.

“일반 식당에서 TV광고는 물론 신문광고는 꿈도 못 꿉니다. 직접 한다 해도 효과가 있으란 보장이 없고요. 하지만 쿠폰 사이트에는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효과가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