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코리아, “성장 동력은 SCM-SRM-C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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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증가율의 지속적인 하락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형원준 SAP코리아 신임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짖누르고 있는 문제들이다.

SAPkoea-형원준 ceo SAP코리아는 데이터베이스(DB)와 운영체제(OS)를 제공하지 않는 솔루션 업체다. 하지만 ERP와 CRM, SCM 분야에서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기업용 솔루션 업체다. 지난해에는 매출 1077억원을 달성해 국내 진출 13년만에 1000억원 대의 매출을 돌파하는 등 매출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렇지만 영업이익은 갈수록 줄고 있고, 순이익 증가율도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외형적 실적에 비해 내실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형원준 사장이 지난 8월 말 SAP코리아에 합류했다.

형원준 사장은 사장 취임 관련 간담회에서 “미국이나 유럽 등 코어 ERP 시장이 성숙된 곳들도 35%~40% 정도의 성장을 이뤄내고 있습니다”라고 전하고 “성장률의 힘은 SCM과 SRM, CRM 등입니다. ERP의 시장이 성숙단계에 있는 한국시장도 새로운 분야로 눈을 돌려야 할 때입니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돌파구 마련을 위해 신규 분야에 힘을 쏟겠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목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형원준 사장의 친정인 I2테크놀리지가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보유하고 있는 분야다. I2테크놀로지는 SCM 패키지 업체로 출발, 초기 국내 시장에 진입하면서 삼성전자나 LG전자, 포스코, 현대자동차와 같은 국내 대기업에 모두 솔루션을 공급했다.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은 2000년 I2테크놀로지에 부사장으로 합류한 후 2003년~2007년까지 지사장을 맡았다. SAP코리아에 합류하기 전에는 I2테크놀로지 아태지역 총괄사장을 역임하는 등 I2에게 있어 한국 시장의 존재감은 회사의 존립 근거가 될 정도였다.

SAP코리아가 코어ERP 시장 이외에 타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1077억원의 매출 중 ERP 이외의 분야에서 거둔 매출은 100억원 안팎으로 상당히 저조하다. 그동안 모든 역량을 코어 ERP 분야에 쏟아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형원준 사장은 “초기 SCM 시장이 형성될 때는 SAP가 전문 업체에 비해 지원하는 기능이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이제는 그런 기능들은 엇비슷하거나 앞서고 있습니다. 연구 개발 자금도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SCM 전문 업체들이 시장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거나 인수합병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반영하는 것이죠”라고 친정의 약점을 공략할 태세다.

그렇지만 최근 국내외 경기 상황이 너무 안좋다. 이런 상황에서 본사와 버금가는 대규모 성장이 가능할까? 형 사장은 “투자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분야도 있지만 오히려 불황기를 극복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분야도 있습니다. 이런 분야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이나 플랫폼들이 마련돼 있습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SAP코리아는 SCM는 물론 SRM 분야에 대해서도 힘을 실을 태세다. 그동안 재무와 회계 투명성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이제는 대기업과 파트너 혹은 협력 업체간 평가 분야에 고객들이 주목하고 있다는 것. 품질과 납기일정, 생상성 평가 등 관계 중심형에서 성과 중심으로 최근의 평가가 변하고 있는데 SRM 분야가 이런 흐름을 정확히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이 날 간담회에서는 지난 7월 발표했던 유지보수요율 인상 문제도 거론됐다. SAP는 2009년 1월 1일부터 SAP 전 고객을 대상으로 ‘SAP 엔터프라이즈 서포트(SAP Enterprise Support)’ 프로그램을 확대 도입한다. ‘SAP 엔터프라이즈 서포트’는 ‘SAP 스탠다드 서포트(SAP Standard Support)’와 ‘SAP 프리미엄 서포트(SAP Premium Support)’ 등 기존 지원 프로그램을 대체하며, 24×7 무중단 운영을 보장하는 서비스수준협약(SLA), 지속적인 품질 점검, SAP ERP 확장 및 지원 패키지 구현에 필요한 지원 자문과 고급 지원을 제공하게 된다.

17%의 요율이 책정된 고객들은 2012년까지 무조건 22%의 요율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것. 고객들이 불만이 쏟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형원준 사장은 “글로벌 정책이기 때문에 국내 지사만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고객들도 지원 서비스 내용에 대해서는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만 고객들이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지요. 고객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라고 피해갔다.

하지만 현재 SAP코리아와 고객사이에 낀 파트너들은 시쳇말로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이다. 고객에게 유지보수요율 인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고객들은 ‘갑’으로서 쉽게 따라오지 않고 있다. 파트너가 자사의 마진을 줄이면서 SAP코리아의 정책에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

형 사장은 “가장 큰 고민이 바로 파트너들과의 관계 분야입니다”라고 고민의 일단을 내보이면서 “SAP코리아가 고객들을 직접 설득중입니다. 고객들이 코어ERP 이외에 다른 분야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면 파트너들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상생의 방법을 다각도록 모색하고 있습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SAP코리아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와 서비스기반아키텍처(SOA) 분야에 대해서도 미래 비즈니스 모델인 만큼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외적인 경기 상황이 안좋은 상황에서 형원준 호의 SAP코리아가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