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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이 선보일 ‘동방특급’ 프로젝트는?
by 도안구 | 2011. 06. 20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꿈은 원대해 보였다. 정보혁명을 통한 행복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한길을 파온 손정의 회장이 10년만에 국내 공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그는 우리나라 정부와 OECD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녹색 성장 서밋에서 기조 연설을 마치고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을 한 후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지난해 6월 소프트뱅크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신 30년 비전’을 소개한 바 있다. 이날 방한에서는 이런 비전이 자세히 다시 한번 소개됐다.

손정의 회장은 “30년 가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트위터 시작했고, 이를 통해 많은 지혜와 경험들을 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정보통신 빅뱅 시대에 30년은 물론 300년을 도산하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회사로 커 나갈 것이다. 30년 후에는 200조엔의 시가 총액 기준 전세계 톱 10위에 오를 것이다.  그렇게 되면 현재 800개의 기업이 5천개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30년만 비전만 달성되면 계정을 닫으려고 했다. 근데 하면서 대단히 일에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했다. 지금은 재미가 있어서 한다. 많은 사람들하고 연결될 수 있고 대화 과정이 즐겁다. 그것이 내가 트위터를 하는 이유”라면서 “사원들은 제가 일 때문에 트위터를 하면 긴장하기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라고 웃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에서 영업이익율 기준으로 현재 3위에 올라 있다. 만약 우리나라 대기업 서열 3위의 총수가 이런 발언을 했다면 문어발식 확장을 하겠다는 것이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손정의 회장이 꿈꾸고 있는 회사들은 ‘소프트뱅크’라는 단일 브랜드 아래 일사분란하게 중앙집권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회사들이 아니다. 지분도 100%로 소프트뱅크가 모두 소유하는 구조가 아니다. 일정 지분을 보유하지만 서로 사업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런 관계를 의미한다.

비상장 기업을 통해 부의 대물림을 꿈꾸는 형태가 아니라는 점도 신선해 보였다.

그가 꿈꾸는 기업들은 월드와이드웹처럼 조직 체계가 분산돼 있고 멀티 헤드쿼터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인물들이 회사를 이끄는 것으로 그는 “스스로 진화하고 스스로 증식하는 회사”라고 밝혔다. 그는 기존 일본 기업은 물론 국내 삼성이나 LG가 자사의 브랜드 아래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면서 중앙 집중형 구조의 철저한 피라미드형 의사결정을 내리는 형태로는 이런 비전이 달성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멀티브랜드 전략에 따라 인터넷 시대에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수평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한 회사들의 연합체를 꿈꾸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소프트뱅크라는 브랜드는 내가 CEO로 있는 몇 곳이면 된다. 현재 있는 800개의 회사들은 각자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고, 각자의 CEO가 있다. 위험 관리 차원에서도 이런 방식이 훨씬 낫다. 일본의 경우 30년 존속해온 기업들을 조사해 봤더니 0.02%에 불과했다. 99.98%가 사라졌다. 도산하지 않고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해야 한다. 소프트뱅크가 꿈꾸는 조직은 아마도 전세계적으로도 처음일 것”이라고 웹과 같은 분산된 구조를 가진 회사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소프트뱅크는 조만간 ‘동방특급’ 프로젝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그는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투자와 도박과 같은 일생 일대의 결단을 통해 현재의 소프트뱅크를 만들어 냈고 이는 아시아인들의 라이프사이클 변혁에 큰 기여를 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물론 중국 전자상거래 1위 사이트인 알리바바, 중국 1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런런(RenRen), 미국 넷플릭스와 유사한 중국 온라인TV 1위인 PPTV 등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든 만큼 더 많은 한국, 중국, 일본 인터넷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더욱 뻗어나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규학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는 “조만간 이에 대한 발표를 직접 하겠다”고 밝혔다.

동방특급 프로젝트는 모바일이나 SNS 등 국경을 넘어서라도 손쉽게 이식이 가능한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들을 선발해 소프트뱅크 네트워크를 통해 아시아로 진출하는 걸 돕겠다는 프로젝트지만 무조건 소프트뱅크 혼자서만 이를 주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코리아는 현재 국내 150여 개 기업에 3천억원 가량 투자했는데 동방특급 프로젝트는 기 투자된 기업은 물론 새로운 기업들도 많이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손정의 회장은 오전에 진행된 글로벌 녹색 성장 서밋(Global Green Growth Summit)에서 자연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기조연설을 했다. 그는 “전세계 원전 사고는 대부분 인재였다”면서 “지진이 많이 나는 일본은 물론 그렇지 않은 한국도 이런 인재에 대해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현재 자연에너지가 비싸지만 20년, 30년 후에는 원자력이나 석탄과 같은 화력 발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쌀 것이다. 정보통신 사업은 전력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는 사업이다. 아직까지 소프트뱅크는 이 분야의 아마추어지만 새로운 꿈을 꾸면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가 쉽사리 원자력을 포지하지 않고 오히려 더욱 확대하려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는 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손정의 회장은 “한국의 정책에 대해 말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즉답은 피하면서도 “한국의 경우 원자력을 통한 전력 의존도가 35%, 석탄과 기름을 통한 화력 발전이 대략 65%인데 지난 10년간 기름과 석탄 가격은 3-4배 올랐고, 향후 10년 후에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이를 낮추기 위해서 한국도 자연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일본 해일과 지진 사태, 원자력 발전소 사태와 관련돼 “정보산업에서만 내 인생을 바치고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가 최대 이액을 내고 앞으로도 낼 수 있지만 한쪽에서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고 있는 걸 봤다.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할 수 있을까? 내 기업만 잘 꾸려나가기만 하면 될까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고, 자연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인간이 아주 작은 존재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내겠다는 우리들의 에너지는 해일과 지진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보통신을 통한 행복을 추구하던 한 경영인이 또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렸고 그는 그 일에 온 열정을 다 바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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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터닷넷 미디어랩장. 블로터TV와 소셜 분석, 전자책 등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원피스'의 해적들처럼 새로운 모험을 향해 출항했다. [트위터] @eyeball, [이메일] : eyeball@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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