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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우리 “전자책, 여성 독자 공략 주효”
by 정보라 | 2011. 06. 23

“전철에서 만화나 무협, 판타지 등을 표지까지 보이며 당당히 읽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는 드러내고 읽겠지만요. 전자책에서 장르문학이 많이 팔리는 건 당연합니다.”

피우리는 여성 독자를 공략해 로맨스 소설을 전문으로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전자책 업체다. 당시 북토피아와 바로북이라는 두 강자가 있었지만, “PC에서 책을 사서 보는 건 여성”이라는 생각에 로맨스 소설에 집중해 전자책 사업을 벌였다.

이완섭 피우리 대표는 처음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책을 읽는 건 여성밖에 없다”라는 확신을 가졌다. “남성은 PC로 책을 읽는 경향은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성이 소설이나 만화책 등을 굳이 PC로 볼 거라면 어떻게든 무료로 볼 방법을 찾아낼 테니, 돈을 내고 모니터로 책을 보는 건 여성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막연해보이는 이 생각은 피우리의 운영 성과로 사실로 입증됐다. 피우리 회원 중 70%가 20~40대 여성 독자인데, 최근 남성이 늘어 이 정도다. 8년간 직원은 4명에 불과했지만, 해마다 흑자를 기록했다.

피우리는 작가와 직접 계약하는 걸 원칙으로 삼았다. 콘텐츠 제휴를 통해 판매하는 전자책을 빼고는 모두 피우리에 원고를 응모한 작가들 책이다. 이렇게 피우리를 통해 전자책을 출간한 작가층은 독자층과 비슷하다. 20~40대 여성이다.

피우리의 작가는 연재작가와 출판작가로 나뉜다. 연재는 피우리넷이라는 별도 웹사이트에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전자책으로 출판하려면 피우리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피우리는 출판사와 유통사의 중간에 있습니다. 작가들의 원고를 받아 출간하는데 이 과정에서 저희가 거르는 작품도 많습니다. 많은 책을 파는 것 못지 않게, 팔릴 만한 책을 파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죠.” 오픈마켓으로 운영하는 아마존이 스팸 전자책으로 몸살을 앓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팔릴 만 한 책만 팔기 때문에 피우리의 전자책은 다른 전자책 업체에서도 인기다. 콘텐츠 제휴를 통해 피우리의 전자책을 판매하는 곳은 교보문고, 예스24, 인터파크, 북큐브, 문피아, KT, SK텔레콤 등 국내 크고 작은 전자책 업체 대부분이다.

피우리가 서비스하는 책은 PC와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별도의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로 읽을 수 있다. 모바일웹도 제공한다. 피우리의 전자책은 EPUB이 아닌 텍스트 파일로 만들어져 PC에서는 플래시, 모바일에서는 HTML5를 이용해 보여준다. 안드로이드폰과 태블릿PC는 앱이 따로 있지만, 하이브리드 앱으로 웹페이지와 유사하게 동작한다.

최근 피우리에 변화가 생겼다. 피우리닷컴과 피우리넷에서 로맨스 소설 위주로 서비스했는데, 무협과 판타지물을 다루기 시작했다. 실용서와 인문서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이 피우리에 등장했다. “남성 독자를 유입하기 위해 콘텐츠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급되며 기대보다 남성 독자가 많이 늘고 있고, 그에 따라 콘텐츠 확보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여성 독자만으로 8년간 잘 운영해오던 사업 방향을 1, 2년 사이에 전환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완섭 대표는 전자책 산업이 발전하는 양상을 과거 대여점이 발전할 때와 흡사하다며 답을 대신했다.

“도서 대여점도 처음엔 만화책과 같은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주를 이뤘습니다. 그리고 로맨스, 무협, 판타지와 같은 가벼운 소설이 등장하고,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책을 구비했죠. 전자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장르문학이 대세를 이루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이 등장하고 팔리면서, 장르문학이 전자책 매출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점차 줄게 될 걸로 예상해요.”

이완섭 대표는 전자책 산업이 발전해도 장르문학이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 ‘홍길동전’은 ‘서적’으로 불릴 만한 위치가 아니었습니다. 재미 위주의 책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조만간 피우리는 EPUB 형식의 전자책을 제작할 계획이며, 아이폰과 아이패드 앱도 출시한다.

연재물이 올라오는 피우리넷

별도의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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