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쇼핑 ‘위메프’, TV광고 중단…이종한 대표 “체질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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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를 통해서 끌어올린 가치는, 광고가 끝나는 시점에 날아갑니다. 우리는 내부 인력과 결과물이 서비스에 녹아들어 사라지지 않는 가치를 만들고 싶습니다.”

소셜쇼핑 사이트 ‘위메이크프라이스’(이하 위메프)를 서비스하는 나무인터넷 이종한 대표의 말이다.

위메프가 체질 개선에 나섰다.

위메프는 올해 3월 경쟁업체인 쿠팡에 이어 TV 광고를 시작하고, 5월2일부터 31일 사이에 아이돌 그룹 ‘카라’의 멤버 구하라를 내세워 ‘10억 경품’ 이벤트를 벌였다.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덕에 나무인터넷은 올 4, 5월 한국방송광고공사 100대 광고주에 들기도했다.

그런데 돌연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체질 개선’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셜쇼핑 업계의 마케팅 경쟁에 기름을 부으며 10억 경품까지 내세우던 위메프가 광고비를 줄이겠다니,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위메프는 이미 6월부터 방송광고를 중단하고 포털사이트 광고도 대폭 줄였다. 포털사이트 광고는 위메프를 통해 상품과 서비스를 파는 업체가 원하고, 쿠폰 판매량에 도움이 될 때로 제한했다. 그리고 그 비용도 위메프가 아니라 해당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이종한 나무인터넷 대표는 “소셜쇼핑은 지금으로선 영업에 많이 의존합니다. 그리고 영업이 잘 되게 돕는 게 광고마케팅입니다. 트래픽도 광고에 의존하지요. 물론 저희도 광고를 했습니다. 시원하게 썼지요. 써보고 나니 안 썼을 때는 어떤지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운을 떼고 “올해 봄부터 체질을 개선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나무인터넷은 이종한 대표와 설립투자자인 허민 전 네오플 대표 등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를 개발한 네오플 출신들이 창업한 회사다. 원하든 원치않든 인력들의 몸에 게임 DNA가 흐르고 있었고, 이는 서비스 제공에서도 나타났다. 체질 개선을 위해 나무인터넷은 내부 조직 전반에 있는 게임 DNA를 시스템 개발로 빼고, 상거래 DNA가 필요한 곳에 알맞은 인력을 배치했다. 또 대규모 TV 광고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는 방식도 벗어나기로 했다. 최근 프라이빗라운지를 인수한 것도 이런 체질 개선의 일환이었다.

위메프발 소셜상거래 2.0인 셈이다.

그는 “게임은 가상이고, 상거래는 현실입니다. 현실세계는 가상세계보다 변수가 많아, 게임보다 훨씬 더 철두철미하게 사업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라고 밝혔다. 위메프는 광고를 줄였는데도 성과는 나쁘지 않은 눈치다. 방송광고를 중단한 5월부터 따져도 매출은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했다고.

그런데 왜 이 시점에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일까.

이종한 대표는 “우리가 소셜쇼핑에 뛰어든 걸 후회한다는 소문이 있는 걸로 압니다. 사실무근입니다. 소셜쇼핑은 시장가능성이 큰 분야인데 후회할 리가 없지요. 다만, 반성하는 부분은 있습니다. 업종 자체가 생소한 소셜쇼핑을 시작하며 모든 것을 게임회사 운영하듯이 하려했습니다. 블라인드 딜과 같은 재미요소도 그래서 서비스에 녹였죠. 하지만 재미는 부가적인 것이었습니다. 올봄부터 ‘우리가 우선 순위에 있어 재미를 추구하다 소셜쇼핑의 본질을 놓치진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라고 구체적인 이유를 밝혔다.

이종한  대표의 자기반성론 이야기를 듣다보니 게임과 소셜쇼핑 사이의 차이점이 궁금해졌다.

그는 “게임은 인간이 만든 규칙 안에서 작동하다 보니 예측 가능합니다. 문제가 발생해도 예측가능한 범위에서 터지죠. 게임 내 아이템은 구매하고 잘 구현만 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버그가 발생해도 로그에 남기 때문에 추적해 바로 잡을 수 있죠. 하지만 상거래는 다릅니다. 판매 상품과 소비자마다 변수가 많고 수요, 불만, 클레임 제기 방식도 다양합니다”라고 차이를 이야기했다.

이어서, 이종한 대표는 영업 노하우가 없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지금껏 영업을 네오플의 해외 비즈니스 담당자가 맡았습니다. 게임 개발 비즈니스와 현장에서 영업해야 하는 비즈니스는 다른데 말이죠. 그래서 얼마 전 상거래 쪽 출신을 책임자로 세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위메프의 체질 개선 작업은 광고 중단에서 웹서비스와 모바일 응용프로그램(앱) 개발로 이어지는 모양세다. 웹서비스는 파트너사에 편의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쿠폰을 구매해두고도 예약조차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는 작업도 이루어진다. 모바일앱은 이르면 6월 말, 늦어지면 7월에 출시된다. 시스템 개발을 내부에서 소화하는 터라 웹서비스와 앱 개발은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나무인터넷이 위메프의 마케팅 비용을 과감하게 줄인 건 ‘프라이빗 라운지’의 성공이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빗 라운지는 나무인터넷이 그루폰코리아의 3명 창업자로부터 인수한 명품 전문의 프라이빗 쇼핑클럽이다. 인수하고 나서 별다른 광고도 집행하지 않았는데도 2만명에 못미치던 회원 수가 2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종한  대표는 프라이빗 라운지를 인수한 배경도 밝혔다.

그는 “나무인터넷을 창업하고 사업 아이템을 프라이빗 소셜클럽인 ‘길트그룹’과 그루폰 모델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결국 위메프를 서비스하기로 결정했지만, 길트그룹 모델은 아쉬운 탈락 후보라 마음에 계속 품고 있었습니다. 마침 프라이빗 라운지를 인수할 기회가 왔죠. 위메프의 구매력 있는 소비자를 프라이빗 라운지로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잘 맞아떨어졌습니다”라고 전했다.

‘위메프의 광고를 줄이고 프라이빗 라운지를 광고 없이 서비스하는데도 성과가 좋다’라는 나무인터넷의 소식은 반갑다.

이종한 대표는 긴 이야기를 마치며 위메프의 사업 방향을 소개했다. 나무인터넷이 바라보는 소셜쇼핑은 본질적으로 파트너사를 대신해 마케팅을 대행하는 곳이다. 역전을 노리거나, 신규 창업한 업체를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창구 역할을 하겠다는 이야기다.

“소셜쇼핑은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개그맨과 같습니다.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짜서 무대가 열리면 그 날 하루에 ‘얼마나 박수를 받았나’로 평가받지요. 저희는 그게 쿠폰판매입니다.”

한편, 나무인터넷은 아직 외부 투자 유치를 밝힌 일은 없지만, 투자처는 물색중이다. 국내 소셜쇼핑 업체 톱4곳 중 유일하게 외부 투자를 받지 않고 지금까지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경쟁 업체인 티켓몬스터와 쿠팡, 그루폰코리아는 미국 업체의 한국 지사이거나 외부 투자를 받은 곳들이다. 티켓몬스터는 미국의 벤처캐피탈 ‘인사이트벤처스파트너스’와 국내 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탈’로부터 1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미국 포워드벤처스엘엘씨의 한국지점인 쿠팡은 미국의 ‘매버릭캐피탈’과 ‘알토스벤처스’로부터 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루폰코리아는 미국에 본사를 둔 그루폰의 한국 법인이다.

이종한  대표는 “지분을 공유하고 제휴를 통해 시너지가 날 만한 기업을 찾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100% 내부 지분이라 추가 투자에 대한 부담은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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