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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 인수 관심없다는 HP, 다음 타깃은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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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는 과연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분야의 떠오르는 태양이 될 수 있을까?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HP 소프트웨어 유니버스 2007’ 행사장에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번 행사에서 HP는 인프라 관리 분야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또 다른 관점 포인트는 BEA 인수와 관련한 HP의 입장을 넘어,  DW와 BI가 핵심인 비즈니스정보최적화(BIO) 시장에서 HP가 구사할 전략이다.

HP는 대규모 행사에 참여한 고객들과 기자들을 의식한 탓인지 행사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BEA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다. 그 때문이었는지 BEA 인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은 없었다.

다만 HP 아태지역 한 임원은 “아주 큰 회사의 인수는 없을 것이지만 작은 업체들의 인수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끌었다. HP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SAP, 시만텍의 뒤를 잇는 세계 6위의 소프트웨어 기업이지만 데이터베이스나 운영체제, 미들웨어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 IBM이 미들웨어 시장에서의 고공행진을 통해 소프트웨어 2위 기업으로 부상한 것처럼 BEA는 HP에게 새로운 시장 진입을 가능케 해줄 기업으로 주목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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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에서 HP는 “우리는 인수하면 그 분야에서 1위나 선두권이 되는데 관심이 많다. 인수해봐야 하위에 머물 것이라면 인수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또 자체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거나 기술이 없어 시장의 요구를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했을 때 인수합병에 나서지, 그렇지 않은 경우는 움직이지 않는다”고도 밝혔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동안 HP가 인수한 IT 자원관리 솔루션 분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페러그린과 머큐리, 가장 최근 인수합병을 완료한 옵스웨어까지 HP는 비즈니스기술최적화(BTO) 분야에 집중했다. 톰 호건 HP 소프트웨어 부문 수석 부사장은 “이 분야에서는 필요한 기술들이 많긴 하지만 최근 몇년간 인수합병을 통해 98% 정도의 기술은 이미 확보했다”고 자신했다.

기자의 관심은 이번 행사에서 비즈니스정보최적화(BIO) 분야인 데이터웨어하우스(DW)와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분야다. HP의 현 수장은 마크 허드다. 그는 DW 분야의 강자였던 NCR테라데이터 출신이다. 마크 허드 CEO는 HP에 부임한 후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운 야심작품은 DW 분야 제품인 ‘네오뷰’였다. 데이터웨어하우스 분야에서 테라데이터는 고성능의 고가 제품을 통해 고객사들을 확보하고 있지만 폐쇄성 때문에 고객들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친정’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마크 허드 CEO는 네오뷰를 선보이면서 친정을 향해 칼날을 꺼내들었다.

HP는 네오뷰 제품을 테라데이터의 고객이기도 했던 월마트에 제공하면서 시장 진입을 알렸다. DW는 기업에 경영정보를 제공하는 가장 밑부분이다. 이 시장은 테라데이터를 비롯해 사이베이스, IBM, 오라클이 시장을 나눠가지고 있는데 최근에 SAP도 자사의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제품을 선보이면서 새로운 도전자로 떠오르고 있다. HP 입장에서는 인프라 관리 분야에서의 선전만으로는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힘들다고 보고 이 시장에 과감히 발을 디뎠다.

외형상 DW 분야이긴 하지만 한 곳에 기업내 데이터를 모아놓는다고 해서 정보가 되지는 않는다. 기업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저장된 ‘데이터를 가공해서 정보로’ 탈바꿈 시켜야 한다. 이런 정보는 시스템 운영을 통한 안정성 못지않게 중요하다. 최근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시장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이 단행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SAP가 DW 시장 진출을 선언하지 않고도 BW 제품을 선보이면서 자사의 전사적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계관리(SCM)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하나로 모으고 자사의 툴 사용에 익숙한 고객사들에게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가, 이제는 BI 분야 1위 업체인 비즈니스오브젝트(BO)를 인수한 것도 관련 시장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IBM도 IOD(인포메이션온디맨드; 필요할 때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IBM의 전략) 전략 강화를 위해 BI 업체인 코그너스를 인수했고, 오라클도 하이페리온을 인수하면서 BI 시장은 전문업체들의 시장에서 거대 SW업체들의 경연장으로 변하고 있다.

HP 입장에서는 DW 제품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막상 기업 고객들이 필요한 정보로 탈바꿈 시켜줄 BI 솔루션이 필요하다. 경쟁업체들은 BI업체들을 속속 품에 안았다. 고객들이 특정 제품만을 통해 의사결정지원 시스템들을 구축하지는 않겠지만 인프라 솔루션과 최적으로 결합된 제품이 사용하기도 편하고, 관리용이성도 한층 높아진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BI 시장에는 아직 다른 거대업체에게 선택되지 않은 곳들이 여전히 있다. 물론 HP 입장에서 인수 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만을 인수합병한다는 전략이 있긴 하지만 빠른 시일내 DW 위에 분석이 가능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나갈 그 무엇인가(BI 솔루션)를 품에 안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다. 쓸만한 제품들은 경쟁사의 품에 안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HP가 취할 수 있는 방식은 경쟁사 제품을 OEM하거나 그나마 남은 업체 가운데 쓸만한 업체를 인수해 독자적인 세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경쟁사의 주머니를 채워주기는 하겠지만 DW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이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HP는 비즈니스정보최적화 시장에서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한 신인이다. 월마트 한 곳을 고객사로 확보했지만 경쟁업체를 긴장시킬 정도는 아니다. HP는 ‘오픈뷰’라는 IT 자원관리 제품을 보유하고는 있었지만 IBM이나 CA, BMC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제 관련 전문업체들을 인수하면서 경쟁업체와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고, 이제는 그들을 넘어설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전략은 BIO 분야에서도 적용될 여지가 충분하다. 다만 기술력있고 능력있는 업체들이 이미 경쟁사의 품속으로 넘어갔다는 게 문제다. HP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무척 궁금할 뿐이다.

지중해 바로셀로나 해변에서 터오르는 태양을 보고 든 기자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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